신장기능장애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의 용량과 관련해서는 가이드라인마다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FIELD’연구에서 페노피브레이트가 심혈관질환과 말기신장질환(ESRD)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사구체여과율(eGFR)이 30 이상인 50~75세 연령대의 제2형당뇨병 환자들이 고정용량 페노피브레이트(1일 200mg, 4895명) 또는 위약군(4900명)으로 무작위 배정돼 5년간 치료·관찰이 이루어졌다. 환자들은 기저시점에서 사구체여과율(eGFR)을 기준으로 30~59, 60~89, 90 mL/min/1.73 ㎡ 이상 그룹으로 각각 분류됐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상대적으로 총 심혈관사건을 11% 감소시켰으며, 이는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였다(P=0.035). 특히 GFR 30~59인 그룹에서는 총 심혈관사건이 32%까지 감소해 위약군 대비 월등한 차이를 보였으며(P=0.035), GFR 90 이상 그룹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15%의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8). ESRD 발생 빈도는 양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으며,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부작용 관련 징후는 파악되지 않았다.

신장신기능장애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와 안전성을 지지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를 통해 현재 신장질환 환자에서 피브레이트 제제를 제한적으로 적용토록 하는 가이드라인의 잣대가 너무 엄격하다며 보다 완화되고 폭넓은 접근을 요구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팅(Ru-Dee Ting) 교수팀은 FIELD (Fenofibrate Intervention and Event Lowering in Diabetes) 연구에서 신기능장애와 제2형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를 발표, “페노피브레이트가 약물 관련 부작용 없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연구는 Diabetes Care 2012:35:218-225에 게재됐다.

신장질환 환자에 제한적 권고
피브레이트 제제는 현재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중성지방 및 HDL콜레스테롤(HDL-cholesterol) 조절을 위해 단독 또는 스타틴과 병용할 수 있도록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혈청 크레아티닌과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됨에 따라, 신장질환 환자에 대한 적용 여부를 놓고 논의가 이뤄져 왔다.

2011년 발표된 유럽심장학회(ESC)의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 개정판은 신장질환 환자의 지질치료에 단독요법으로는 스타틴만을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사구체여과율(eGFR) 50 mL/min/1.73 ㎡ 미만의 신장기능장애 환자에게는 페노피브레이트를 사용하지 말도록 언급하고 있다.

중등도 환자 심혈관사건 32% 감소
팅 교수팀은 FIELD 연구를 통해 페노피브레이트가 심혈관질환과 말기신장질환에(ESRD)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50~75세 연령대로 eGFR이 30 mL/min/1.73 ㎡ 이상인 제2형당뇨병 환자들을 고정용량 페노피브레이트(1일 200mg, 4895명) 또는 위약군(4900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5년간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효과에 관한 종결점은 총 심혈관사건(심혈관 원인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관상동맥 또는 경동맥 재형성술)의 복합빈도를, 안전성은 심각한 부작용과 ESRD(혈장 크레아티닌 400 μmol/L 초과·투석·신장이식·신장 원인의 사망) 빈도를 평가했다.

관찰결과, 페노피브레이트는 위약군에 비해 총 심혈관사건을 11% 유의하게 감소시켰다(P=0.035). 특히 eGFR 30~59의 그룹에서는 총 심혈관사건이 32%까지 감소해 월등한 차이를 보였으며(P=0.035), eGFR 90 이상 그룹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15%의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8). ESRD 빈도는 양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으며,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부작용 관련 징후는 파악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 너무 엄격”
팅 교수는 “중등도의 신기능장애를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약물 관련 안전성에 관한 우려 없이 페노피브레이트 장기요법을 통해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며 “중등도 신기능장애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치료가 금기사항으로 고려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현재의 가이드라인이 피브레이트 제제의 적용에 대해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피브레이트 제제의 적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잣대가 너무 엄격하다”며 “중등도 신장기능장애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의 적용을 금기사항으로 하는 것은 잘못이다”는 견해를 밝혔다.

[ 논평 ]

혈압·혈당 치료에 부가적으로 합병증 예방 위한 페노피브레이트 사용 적극 고려할 만
- 임 수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본 연구에서 심혈관사건의 복합빈도를 줄인 것에 대한 기전으로 페노피브레이트의 투여로 HDL 콜레스테롤을 올리고, 이와 더불어 아포지단백 A1 (apolipoprotein A1)을 올리고, HDL particle 의 크기에 영향을 줌을 통해 나타났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알려진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시 우려됐던 신장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도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시 혈장 크레아티닌의 상승이 왜 나타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기전이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근육에서 크레아티닌이 많이 생성되는 것, 신장의 세뇨관 (tubule)에서 크레아티닌 배출에 변화가 생기는 것, 그리고 신장으로 유입되는 혈류 량이 변화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기전들이 동시에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시 초기에 상승하는 크레아티닌이 투여가 중단되면 다시 이전의 수치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FIELD 연구 및 Diabetes Atherosclerosis Intervention Study (DAIS)와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ACCORD) 연구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사용 시 단백뇨의 감소를 보여주었으며, ACCORD 연구에서는 페노피브레이트 중단 시 오히려 신기능이 좋아진 것으로 보고하였다.

본 연구가 가지는 임상적 의미는 기존에 대두되었던 페노피브레이트 사용 시 신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종식시키고, 오히려 단백뇨를 줄이고, 일부에서는 신기능을 좋게 하였다는 결과가 있어서, 신기능이 중등도로 나빠진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결과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세부 분석에서 페노피브레이트가 가지는 심혈관 및 신장에 대한 좋은 효과가 환자의 기본적인 건강상태 즉 이상지질혈증의 정도, 연령, 이전의 심혈관질환의 병력, 성별 등과는 독립적으로 나타난 것이어서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신장기능이 중등도로 떨어져 있으며 (30-59 mL/min/1.73 ㎡), HDL이 낮고, 중성지방이 204 mg/dl 이상인 사람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치료 시 가장 혜택이 많았다.

결론적으로 신장기능이 저하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은 신장기능이 정상인 사람과 동등하거나, 더 좋은 효과를 보였으며,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볼 때, 혈압, 혈당 치료에 부가적으로 합병증 예방에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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