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뇌졸중 가이드라인으로 본 항혈전치료 동향

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가운데 단일질환으로는 1위에 해당한다. 예방은 보건사회학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뇌졸중의 예방에는 관련 위험인자의 관리와 함께 항혈전치료가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치료는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주 전략으로 사용된다.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뇌경색 및 일과성 뇌허혈 발작(TIA) 환자에서 항혈소판제 치료를 통해 뇌졸중 재발을 약 25% 정도 감소시켰다(BMJ 2002;324:71-86).

미국심장협회(AHA)와 산하 뇌졸중협회(ASA)는 지난 2011년 뇌졸중 1·2차예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연이어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뇌졸중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와 함께 뇌졸중의 첫 발생과 재발을 막기 위한 항혈전치료에 대해 구체적인 권고안을 담고 있다. 뇌졸중 첫 발생 예방에는 아스피린 요법이, 2차예방에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이 핵심 전략으로 언급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뇌졸중 임상진료지침의 항혈소판제 부분이 개정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9년 가이드라인 이후 발표된 연구결과들에 근거해 실로스타졸에 대한 권고안을 신설 또는 수정한 것이다.

실로스타졸의 경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CSPS2 연구에서 아스피린과 비교해 우수한 뇌졸중 예방효과를 나타냄에 따라 관련 내용을 업데이트해 권고안이 신설 또는 수정됐다. 미국과 한국의 가이드라인 변화를 통해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치료의 동향을 살펴본다.

- 혜택이 위험 상회하는 고위험군에 아스피린 권고

AHA·ASA 뇌졸중 1차예방과 아스피린 요법
[Stroke 2011;42:517-584 ]

- 치료로 인한 혜택이 위험을 상회하는 심혈관사건 고위험군(10년내 심혈관사건 발생위험 6~10%)에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의 사용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A).
- 치료시 혜택이 위험을 상회하는 고위험군 여성에서 첫 뇌졸중 발생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요법(1일 81mg 또는 격일 100mg)이 유용할 수 있다(Class IIa, Level B).
- 위험도가 낮은 경우에는 첫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아스피린 요법은 유용하지 않다(Class III, Level A).
- 심혈관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당뇨병 보유 또는 당뇨병과 무증상 말초동맥질환(발목상완지수 0.99 이하)을 동반한 환자에게 첫 뇌졸중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요법은 유용하지 않다(Class III, Level B).

뇌졸중 1차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요법은 혜택이 위험을 상회하는 고위험군에게 권고됐다. 고위험군의 정의는 10년내 심혈관사건 발생위험이 6~10%인 경우로 규정됐다. 가이드라인은 "치료 시 혜택이 위험을 충분히 상회하는 고위험군 여성의 첫 뇌졸중 예방에 아스피린 1일 81 mg 또는 격일 100 mg 요법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WHS 연구와 하위분석에서 아스피린 요법을 통해 여성의 첫 뇌졸중 발생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에 근거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또한 "65세 이상 여성에서 아스피린의 뇌졸중 예방 혜택이 일관되고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저위험군의 생애 첫 뇌졸중 예방에는 아스피린이 유용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여타 심혈관사건 기왕력이 없는 상태에서 당뇨병 또는 당뇨병과 무증상 말초동맥질환이 동반된 환자들도 뇌졸중 1차예방에 아스피린이 유용하지 않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가이드라인은 "과거 치료시 혜택이 위험을 상회하는 고위험군 남성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요법이 권고됐지만, 이는 뇌졸중이 아닌 전체 심혈관사건의 감소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후 발표된 JPAD나 POPADAD 연구에서 당뇨병 또는 당뇨병과 말초동맥질환이 동반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요법을 적용한 결과, 심혈관사건 혜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AHA·ASA 뇌졸중 2차예방과 항혈소판 요법 권고안
[Stroke 2011;42:227-276]

아스피린 대체 치료로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혜택 인정

- 심장색전성이 아닌 허혈성 뇌졸중이나 일과성 뇌허혈 발작(TIA) 환자의 경우, 뇌졸중 재발이나 여타 심혈관사건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경구 항응고제보다는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A).
- 1일 1회 50~325mg 아스피린 단독요법(Class I, Level A), 아스피린 25mg과 1일 2회 200mg 디피리다몰 서방형 병용요법(Class I, Level B), 1일 1회 75mg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Class IIa, Level B) 모두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초기요법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항혈소판제의 선택은 환자의 위험인자 프로파일, 비용, 내약성을 비롯한 여타 임상특성을 고려해 개별화돼야 한다.
- 아스피린에 클로피도그렐을 더하는 병용요법은 출혈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허혈성 뇌졸중이나 TIA 후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일상적인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Class III, Level A).
- 아스피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클로피도그렐의 적용이 타당하다(Class IIa, Level C).
-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상태에서 허혈성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에서 아스피린 용량의 증가가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근거는 없다. 대체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자주 고려되지만, 아스피린 사용 중 뇌졸중을 겪은 환자에서 항혈소판제 단독 또는 병용요법의 혜택이 검증된 바 없다(Class IIb, Level C).

가이드라인은 심장색전성이 아닌 허혈성 뇌졸중이나 TIA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치료로 항혈소판제의 사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항혈소판제는 권고등급은 차이가 있지만 아스피린 단독,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병용,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모두 유용한 선택으로 권고했다. 또 "항혈소판제의 선택은 환자의 위험인자 프로파일, 비용, 내약성을 비롯해 여타 임상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아스피린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클로피도그렐의 선택이 타당하다"며 대체치료 수단으로서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의 혜택을 인정했다. 하지만, 아스피린에 클로피도그렐을 추가하는 경우에는 출혈위험의 증가를 고려해 두 약제의 병용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발표된 CHANCE 연구에서 TIA 경험 환자의 급성기, 초기단계에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통해 아스피린 단독과 비교해 안전하게 뇌졸중 재발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결과가 보고됨에 따라 향후 권고안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한국 뇌졸중 2차예방 진료지침
- 항혈소판제 부분 개정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뇌졸중 임상 진료지침과 관련해 항혈소판제 내용을 개정한 업데이트판이 발표된 바 있다. 2009년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이후 발표된 연구결과들에 근거해 실로스타졸이나 트리플루잘에 대한 권고안을 신설 또는 수정한 것으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이전 권고사항
1.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서방형 디피리다몰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뇌졸중의 2차예방을 위한 초기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근거수준 Ib, 권고수준 A).
2. 트리플루잘과 실로스타졸은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뇌졸중의 2차예방 목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근거수준 II, 권고수준 B).
3. 뇌출혈을 포함한 심각한 출혈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항혈소판제 치료가 필요할 때, 트리플루잘은 뇌졸중의 2차예방을 위해 추천될 수 있다(근거수준 Ib, 권고수준 A).

- 개정 권고사항
1. 신설 - 실로스타졸 단독치료는 비심인성 뇌졸중 환자, 특히 열공성 뇌경색 환자에서 뇌졸중의 2차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근거수준 Ia, 권고수준 A).
2.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서방형 디피리다몰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뇌졸중의 2차예방을 위한 초기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근거수준 Ib, 권고수준 A).
3. 수정 - 트리플루잘은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뇌졸중의 2차예방 목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근거수준 Ib, 권고수준 A).
4. 수정 - 뇌출혈을 포함한 심각한 출혈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항혈소판제 치료가 필요할 때, 실로스타졸 또는 트리플루잘은 뇌졸중의 2차예방을 위해서 추천될 수 있다(근거수준 Ib, 권고수준 A).)

[전문가 논평]

유 경 호
한림의대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뇌졸중 이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의 사용: 2012년 한국 뇌졸중 이차예방 진료지침 부분 개정
[Korean J Stroke 2012;14(1):1-5]

현재 임상에서 뇌졸중 이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는 aspirin, thienopyridine 계열 약물인 ticlopidine과 clopidogrel, 그리고 다른 기전을 가진 항혈소판제 계열로 triflusal, dipyridamole, cilostazol이 사용되고 있다. Aspirin과 triflusal은 혈소판의 cyclooxygenase-1 효소 억제를 통해 항혈소판 작용을 나타내고, clopidogrel, ticlopidine은 ADP P2Y12 수용체를 억제한다.

이에 비해 dipyridamole과 cilostazol은 phosphodiesterase를 억제하여 cAMP의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항혈소판 기능을 나타내며, 특히 cilostazol은 phosphodiesterase type III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혈소판 억제와 혈관 확장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항혈소판제의 임상적 사용 지침과 근거사항에 대하여는 뇌졸중 진료지침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현재 뇌졸중 임상진료지침은 보건복지부 지원의 국책 과제인 '뇌졸중 임상연구센터(clinical research center for stroke)'에서 2009년 5월 최초 발간된 것으로 1) 뇌졸중의 일차예방， 2) 급성기 뇌졸중의 진료， 3) 뇌졸중의 이차예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항혈소판제, 특히 cilostazol의 경우 초판 뇌졸중 임상진료지침 발간 이후 대규모 무작위연구와 메타분석 결과가 추가되어, 2010년 3월에 '뇌경색의 이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 부분 개정' 진료지침이 발간된 바 있다.

Cilostazol 무작위 배정연구인 Cilostazol Stroke Prevention Study (CSPS) 연구에서는 열공성 뇌경색 환자가 전체 임상시험 대상 환자의 75%에 이를 정도로 높아 자료 해석에 유의해햐 함이 언급되곤 하였다.

또한 aspirin 이차예방 연구에 비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같은 혈관성 사건의 총 발생 건수가 적었고(cilostazol 3.71%, placebo 6.09%), aspirin이 아닌 위약과의 비교 연구인 점 등 때문에 2009년 5월 발행된 국내 뇌졸중 임상진료지침에서는 근거수준 (IIa)와 권고수준 (B)로 하향 조정되어 기술되었다<표 1>.

이후 발표된 Cilostazol versus Aspirin for Secondary Ischaemic Stroke Prevention (CASISP) 연구에서는 cilostazol의 일차 종결점 발생률이 3.6%로 aspirin 투여군의 6.4%보다 적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한편 2010년 발표된 CSPS2 연구에서는 cilostazol과 aspirin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여 주었다.

CSPS2 연구는 무작위 배정된 2,757명의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cilostazol 100mg 1일 2회 단독투여가 aspirin 81mg 1일 1회 단독투여에 비해 뇌졸중 이차예방 효과가 비열등(non inferiority)한지 알아보는 연구였다. 평균 29개월의 추적 관찰기간 동안 cilostazol 군이 aspirin 군에 비해 26%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뇌졸중 재발 감소 효과를 보였다. 더욱이 aspirin 투여군에 비해 cilostazol 투여군에서 발생률이 비열등성의 통계적 판정기준인 33% 증가보다 더 낮았고 1차 분석의 유의수준 값(p=0.0357)이 우월성 분석을 위해 조정된 유의수준(p=0.0471)보다도 낮았기 때문에 cilostazol의 뇌졸중의 예방효과가 aspirin보다 우월하다고 해석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특히 2011년 CASISP와 CSPS2의 두 연구를 메타분석 한 Cochrane review가 발표되어 cilostazol의 치료효과는 더욱 높은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2012년 부분 개정된 국내 뇌졸중 임상진료지침에서는 aspirin과 비교하여 비열등성 뿐 아니라 뇌졸중 예방효과가 더 우월함을 보여준 CSPS2 연구결과와 뇌졸중 이차예방과 주요 심혈관사건 예방에 있어 aspirin 보다 우월함을 보여준 메타분석 결과를 반영하여 임상진료지침의 근거수준과 권고수준이 조정되었다.

또한 출혈뇌졸중과 다른 두개외 출혈 합병증 발생 감소가 aspirin에 비해 우월하므로, 뇌출혈을 포함한 심각한 출혈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항혈소판제 치료가 필요할 때 triflusal의 사용을 추천하고 있는 권고문에 cilostazol도 사용할 수 있음이 추가되었다<표 1>.

2010년 개정된 뇌졸중 임상진료지침에 언급된 cilostazol의 이차예방 효과는 최근 발표된 CSPS2 연구와 관련 메타분석 결과가 반영된 내용이므로 다른 국가의 임상진료지침보다 좀더 빠르게 최신 연구 근거들이 적용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간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cilostazol 단독투여 효과에 대해 미흡했던 임상적 근거가 보강되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겠다. 2010년 개정 고시된 항혈소판제 단독요법 급여 기준에 부합되는 임상진료지침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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