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에 있어 어떤 환자들이 약물치료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은 맞춤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DPP-4 억제제 치료시에 당화혈색소(A1C)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는 임상특성에 관한 데이터를 얻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DPP-4 억제제(빌다글립틴, 시타글립틴, 삭사글립틴, 리나글립틴, 알로글립틴)에 관한 총 78개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대상으로 메타-회귀분석을 실시했다. DPP-4 억제제의 A1C 조절효과를 보고한 연구로, 기간이 최소 12주에 각 그룹의 환자 수가 30명을 넘는 연구들이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 그룹(arms)은 총 79개, 환자 수는 2만503명에 달했다.

모든 환자그룹에 대한 분석결과, A1C는 전반적으로 0.74% 감소했으며 치료 52주 시점에서 가장 높은 감소 효과(-0.88%)가 나타났다. 단변량 메타-회귀분석 결과, DPP-4 억제제 치료시에 A1C 반응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기저시점의 A1C가 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공복혈당과 DPP-4 억제제의 종류가 19%와 12%씩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연령, 치료기간, 이전 요법, RCT의 통계방법 등은 영향이 없었다.

다변량 메타-회귀분석에서는 전체 변수 가운데 기저시점의 HbA1c, 공복혈당, DPP-4 억제제의 종류가 A1C 반응에 미치는 영향이 61%로 확인됐다. A1C 감소는 빌다글립틴(-0.85%), 시타글립틴(-0.71%), 삭사글립틴(-0.70%), 리나글립틴(-0.51%), 알로글립틴(-0.76%)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DPP-4 억제제 종류 따라 A1C 반응률 달라
- 2개 메타분석서 빌다글립틴 효과·저혈당 개선 가장 우수

DPP-4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계열 내 약물의 종류에 따른 혈당조절 효과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연구결과가 연이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DPP-4 억제제는 2006년 첫 등장한 이래 2012년까지 처방률이 꾸준히 증가해 전체 제2형당뇨병 환자 치료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DPP-4 억제제가 여타 경구 혈당강하제와 대등한 혈당조절 효과에 저혈당증과 체중증가의 위험을 낮추는 등 부가적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련의 실험·연구에서 시사되고 있는 베타세포 보호 및 기능개선 효과도 당뇨병 약물치료에 있어 DPP-4 억제제 선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개정·발표된 대한당뇨병학회 2013 진료지침은 이에 근거해 DPP-4 억제제를 약물치료의 1차선택으로 제시하고 있다.
DPP-4 억제제는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에 저혈당증과 체중증가 위험의 개선 기전을 통해 당뇨병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른 맞춤치료를 가능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떠한 환자들에서 DPP-4 억제제의 혜택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도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탈리아 네이플즈대학의 Katherine Esposito 교수팀은 Endocrine 2013.11.20 온라인판에 발표한 ‘DPP-4 억제제 치료에 대한 HbA1c 반응의 예측인자’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는 DPP-4 억제제 치료시에 HbA1c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을 제시하는 동시에, DPP-4 억제제 종류에 따른 혈당조절 효과의 차이를 엿볼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DPP-4 억제제 치료에 대한 HbA1c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는 임상특성(예측인자)을 파악하기 위해 빌다글립틴, 시타글립틴, 삭사글립틴, 리나글립틴, 알로글립틴에 관한 총 78개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대상으로 메타-회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변수 가운데 ▲기저시점의 A1C ▲공복혈당 ▲치료에 적용된 DPP-4 억제제의 종류가 HbA1c 반응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됐다. 기저시점의 HbA1c가 높을수록, 공복혈당은 낮을수록 HbA1c 감소효과가 더 높았다.

특히 기저시점에서 DPP-4 억제제의 종류가 A1C 반응률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였다는 것은 어떤 약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혈당조절 효과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 78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종합분석한 이번 연구에서는 A1C 감소가 빌다글립틴(-0.85%), 시타글립틴(-0.71%), 삭사글립틴(-0.70%), 리나글립틴(-0.51%), 알로글립틴(-0.76%)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Esposito 교수팀은 앞서 Diabetes Obesity & Metabolism 2011;13:594-603에 ‘DPP-4 억제제의 혈당조절 효과’에 관한 메타분석 결과를 발표, 계열 내 약물 종류에 따른 혈당조절 효과의 차이를 보고한 바 있다. 총 43개의 RCT를 종합분석한 결과, DPP-4 억제제는 위약과 비교해 유의하게 높은 혈당 목표치 달성률을 보였고, 이는 저혈당증 및 체중증가 위험 개선과 연관돼 있었다. DPP-4 억제제 가운데 혈당 목표치 달성률과 저혈당 위험 개선은 빌다글립틴이 가장 우수했다.

이 연구는 DPP-4 억제제 (빌다글립틴, 시타글립틴, 삭사글립틴, 리나글립틴, 알로글립틴)에 관한 총 78개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통해 DPP-4 억제제의 치료 시 효과를 비교 분석하고자 했다.

이 분석이 갖는 의미는 DPP-4 억제제에 관한 모든 연구를 메타 회귀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기간이 최소 12주 이상, 각 그룹의 환자수가 30명을 넘는 연구만 메타분석에 포함했고 총 환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 DPP-4 억제제 치료 효과에 대해 올바르게 평가 할 수 있게 한 연구라는 것이다.

메타-회귀분석에서 기저시점의 HbA1c, 공복혈당, DPP-4 억제제의 종류가 HbA1c 반응에 미치는 영향이 61%로 나타나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확인됐다. 기저시점의 HbA1c가 높을수록, 공복혈당이 낮을수록 HbA1c의 절대 감소율이 더 높았다는 결과는 다른 당뇨병 약제와 마찬가지로 기저 HbA1c가 높을수록 더 많은 혈당 감소를 볼 수 있다는 뜻이고, DPP-4 억제제가 주로 식후 혈당을 겨냥하기 때문에 같은 HbA1c 정도라면 공복 혈당이 낮은 경우 식후 혈당이 더 높기 때문에 DPP-4 억제제가 더 효과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DPP-4 억제제 간에도 차이를 보였는데, 분석결과 HbA1c는 전반적으로 0.74% 감소했으며 빌다글립틴은 -0.85%의 HbA1c 변화를 보여서 시타글립틴(-0.71%), 삭사글립틴(-0.70%), 리나글립틴(-0.51%), 알로글립틴(-0.76%)에 비해 우수한 혈당 감소 효과를 보였다.

최근 DPP-4 억제제가 임상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가 갖는 가장 큰 어려움 점 2가지인 저혈당과 체중 증가의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DPP-4 억제제는 설폰요소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혈당 감소 효과가 다소 약한 것도 사실이다. 이 분석의 결과에서도 평균 HbA1c 0.74% 정도의 감소를 보이고 있어서 1% 내외의 감소효과를 보이는 설폰요소제에 비해서는 혈당 감소 효과는 약한 편이다.

당뇨병을 치료함에 있어 혈당 조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CCORD 연구 등의 결과로 철저한 혈당 조절이 오히려 좋지 않다고 오해하는 의사들이 있지만, 요즘 얘기하는 맞춤 치료는 환자의 특성에 맞춰서 고령이고 이미 합병증이 있거나 저혈당의 위험이 높은 분들은 목표 혈당을 조금 높이자는 것이고, 젊은 연령이거나 합병증이 없고 치료에 협조적인 환자들은 여전히 낮은 수준의 혈당 조절(HbA1c 6~6.5 % 이하)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연구 분석 결과에서 보듯이 DPP-4 억제제 간에 이렇게 혈당 감소 효과의 차이를 보인다면 DPP-4 억제제를 선택하는데 있어 각 약제의 혈당 감소 효과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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