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시술이 필요할 경우,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이 요구된다. 이 경우 항혈전치료 3제요법으로 인한 출혈위험이 우려된다. 3제요법 환자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이 아닌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을 적용할 경우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15개 의료기관에서 다기관·무작위·대조군·오프라벨 방식의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2008~2011년 사이 경구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고 PCI가 예정돼 있는 환자 573명이 클로피도그렐 단독(항혈전제 2제요법, 279명) 또는 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 병용(항혈전제 3제요법, 284명)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1차 종료점으로 PCI 후 1년 이내 시점에서 모든 형태의 출혈 빈도를 평가했다.

출혈빈도는 2제요법군 54명(19.4%) 대 3제요법군 126명(44.4%)으로 항혈소판제 클로피도그렐 단독그룹의 위험이 월등히 낮았다. 클로피도그렐군의 출혈 상대위험도는 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군에 비해 64% 감소했다(hazard ratio 0.36, P＜0.0001). 다중 출혈사건(multiple bleeding events) 빈도 역시 6명(2.2%) 대 34명(12.0%)으로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클로피도그렐군에서 최소 한 차례 수혈이 요구된 경우는 11명(3.9%)으로 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군의 27명(9.5%)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심방세동 또는 인공판막 치환술로 인해 경구 항응고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관상동맥사건 때문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아야 하는 경우, 임상의들은 난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구 항응고제 + 이중항혈소판요법으로 불리는 3제요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출혈위험을 고려치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Lancet 2013;381:1107-1115에 발표된 WOEST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출혈위험을 보다 줄인 상태에서 효과는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해법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있다.

3제 항혈전요법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30% 정도가 허혈성 심장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환자들이 PCI 시술을 받게 되면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1년 정도 권고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또한 이처럼 경구 항응고제요법을 시행중인 환자에게 PCI 시술이 겹칠 경우 경구 항응고제 + 이중항혈소판요법의 3제 항혈전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혈전성 사건과 뇌졸중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데, 이 경우 항혈전제를 3개 이상 쓰는 만큼 출혈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출혈위험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
네덜란드 트위스테덴대학병원의 Willem JM Dewilde 교수팀은 이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3제요법이 필요한 환자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이 아닌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만 적용할 경우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코자 했다. 즉 아스피린을 빼고 경구 항응고제와 클로피도그렐의 2제요법만을 적용했을 때 출혈위험을 줄이고 효과는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지를 본 것이다.

환자들은 경구 항응고제 + 이중항혈소판요법(3제요법) 또는 경구 항응고제 + 클로피도그렐 단독(2제요법)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1년 간의 관찰결과, 2제요법군의 출혈빈도는 19.4%로 3제요법군의 44.4%와 비교해 상대위험도가 64%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01).  다중 출혈사건 역시 2.2% 대 12.0%로 클로피도그렐 단독치료군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사망률 포함 심혈관사건 복합빈도 개선

이번 연구는 출혈위험을 1차 종료점으로, 심혈관사건 복합빈도를 2차 종료점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결론만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2차 종료점에서도 클로피도그렐 단독군의 효과가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군에 비해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사망률은 오히려 단독군이 낮았다.

사망률, 심근경색증, 뇌졸중, 표적병변재시술, 스텐트혈전증의 복합빈도가 2제요법군 31명(11.1%) 대 3제요법군 50명(17.6%)으로 클로피도그렐 단독군의 위험도가 40%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60, P=0.025).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대비 클로피도그렐군의 심근경색증(P=0.382), 뇌졸중(P=0.128), 표적병변재시술(P=0.876), 스텐트혈전증(P=0.165)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망률은 7명(2.5%) 대 18명(6.3%)으로 2제요법군의 상대위험도가 61%까지 크게 개선되면서(P=0.027), 전체 심혈관사건 복합빈도 예방효과를 끌어올렸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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