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AF) 환자의 혈전사건 예방에는 비타민K 길항제를 중심으로 하는 경구 항응고제를 주로 사용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비타민K 길항제를 대변하는 와파린은 출혈위험과 함께 여타 약물과의 상호작용, INR 모니터링으로 인한 낮은 순응도, 환자의 기피도 등으로 인해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와파린 치료가 부적합한 심방세동 환자들에게는 대체수단이 고려돼야 한다. 이러한 환자의 항혈전치료 선택은 대체로 2009년 발표된 ACTIVE A 연구를 기점으로 차이를 보인다. 기존에는 아스피린 대체가 선호돼 왔지만,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의 아스피린 단독요법 대비 우수한 뇌졸중 예방효과를 보고한 ACTIVE A 연구 이후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이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심방세동 환자의 이중항혈소판요법 권고에 근거가 된 연구는 ACTIVE W와 ACTIVE A가 대표적이다. 이들 연구의 결론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의 혈관사건 예방효과가 와파린과 직접 비교 시에 우수하지는 않지만, 와파린 사용이 부적합한 환자에서는 아스피린 단독과 비교해 클로피도그렐과의 병용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ACTIVE W에서 와파린 요법의 연간 아웃컴(첫 뇌졸중·비중추신경계 전신 색전증·심근경색증·혈관 원인 사망)은 3.93%로 이중항혈소판요법군(5.60%)에 비해 우수했다(P=0.0003). 와파린 사용이 적합하지 않은 심방세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ACTIVE A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에 클로피도그렐을 추가한 이중항혈소판요법군의 연간 아웃컴(뇌졸중·심근경색증·비중추신경계 색전증·혈관 원인 사망)이 6.8%로 아스피린 단독군(7.6%)과 차이를 보였다(P=0.01).

특히 이러한 결과는 뇌졸중 예방효과에서 주로 기인했다. 병용그룹의 뇌졸중 빈도는 연간 2.4%로 단독군의 3.3%에 비해 28%의 상대위험도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01). 북미와 유럽, 그리고 우리나라의 항혈전치료 관련 가이드라인은 이 같은 결과를 인정해,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또는 혈전색전증 예방을 위해 와파린 대체 수단으로 아스피린 단독보다는 클로피도그렐과의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북미·유럽·한국의 심방세동 환자 항혈전치료 권고안
“심방세동(AF) 환자에서 뇌졸중을 비롯한 주요 혈관사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선호도나 담당의의 평가결과 와파린 사용이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 2011년 미국 가이드라인 권고안

“환자가 와파린 치료를 거부하거나 명확한 금기사항이 있는 경우에 출혈위험을 고려한 상태에서 아스피린(75~100 mg)과 클로피도그렐(75 mg)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이 뇌졸중 예방을 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 2011년 유럽 가이드라인 권고안

“와파린 치료가 부적합한 고위험도(1년 뇌졸중 위험도 4% 이상)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아스피린,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 또는 아픽사반 사용이 권장된다. 이 중 아픽사반 사용이 우선 권장되며 출혈위험이 높지 않은 경우 아스피린 단독요법보다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 2013년 뇌졸중임상연구센터 뇌졸중 진료지침 권고안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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