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이중항혈소판요법(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에서 클로피도그렐의 역할과 이에 따른 혜택을 시사하는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클로피도그렐 요법의 뇌졸중 예방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내용으로,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적용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이드라인은 물론 향후 임상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CHANCE
2013년 국제뇌졸중학술대회(ISC 2013)에서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의 뇌졸중 예방효과를 검증한 CHANCE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경한 뇌졸중(minor ischemic stroke)이나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의 급성기 조기치료 전략으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적용했을 경우 뇌졸중 발생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검증했다. 결과는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해 치료한 결과, 아스피린 단독과 비교해 단기적으로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였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CHANCE 연구는 연이어 NEJM 2013;369:11-19에 최종결과가 게재되면서 피어리뷰(peer review)를 마친 상태로 임상적용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

뇌졸중 위험 32% 줄여
경한 뇌경색이나 TIA는 뇌졸중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신호로 알려져 있다. 경한 뇌경색은 뇌졸중 증상이 지속되지만 환자에게 장애를 야기하지 않는 상태로 중한 뇌졸중(major stroke)에 선행되는 경우가 많다. 미니 뇌졸중(mini stroke)으로 불리는 TIA는 심하게 좁아진 뇌혈관으로 피가 흐르지 못하다 다시 흐르거나,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혔다 다시 뚫린 것으로 잠시 증상이 나타났다가 수 분 또는 수 시간 내에 사라진다. TIA나 경한 뇌경색 환자에서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 위험을 막기 위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강조되고 있지만, 급성기의 조기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다.

CHANCE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서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조기 적용을 통해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저용량 아스피린 단독 또는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병용군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90일간 관찰한 결과, 이중항혈소판요법 그룹의 뇌졸중 발생빈도는 아스피린 단독군과 비교해 32% 낮았다(P＜0.001).
2차 종료점이었던 뇌졸중, 심근경색증, 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 역시 병용군의 위험도가 31% 낮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출혈성 뇌졸중 빈도는 두 그룹 모두 0.3%로 차이가 없었고, 출혈 위험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급성단계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 적용 근거
이번 연구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을 통한 조기치료를 통해 경한 뇌경색이나 TIA에 이어지는 뇌졸중 발생을 줄일 수 있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Claiborne Johnston 교수는 “이들 환자에게 조기에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시작하면 2차적으로 발생하는 뇌졸중 위험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CHANCE 연구는 전적으로 중국인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 다른 책임 연구자인 중국 베이징티앤탄병원의 Yongjun Wang 교수는 “중국의 뇌졸중 유병특성과 보건환경이 서양과 다르고, 유전자 특성이 클로피도그렐 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다른 지역이나 인종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laiborne Johnston 교수는 “북미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같은 목적의 POINT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CHANCE에 이어 다른 인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조기적용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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