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는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높지만, 혈압을 잘 조절하면(낮추면)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강압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특히 당뇨병, 만성콩팥병, 관동맥질환 등을 동반하고 있는 환자는 향후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강압을 강조하였고,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의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이들 환자의 목표혈압수치를 보다 낮게 제시하였다.

그러나 실제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이들 환자에서 보다 낮은 수치의 혈압을 유지할 때 임상적인 이득이 있다고 하는 확고한 근거는 불충분하며, 오히려 너무 혈압을 낮추게 되었을 때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보고됨으로써 우려가 제시되었다<그림>.

특히 ONTARGET, INVEST 연구의 사후분석 결과에서 과도한 강압에 의해 심혈관 사망률이 증가하는 ‘J-커브 현상’이 확인되었고, ACCORD-BP 연구에서 보다 낮은 목표혈압(수축기혈압＜120mmHg)을 유지한 당뇨병 환자에서 기존의 목표혈압인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으로 유지한 군과 비교하여 유의한 이득이 관찰되지 않음으로써 고위험 환자군의 강력한 강압의 이론적인 근거가 흔들리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작년에 발표된 유럽고혈압학회·심장학회(ESH·ESC) 진료지침과 JNC 8(2014 hypertension guideline)에서 모든 환자의 수축기 고혈압 조절 목표치를 당뇨병, 만성 콩팥병 동반 유무와 무관하게 140mmHg으로 제시하였다. 단지 유럽고혈압학회·심장학회에서는 만성 콩팥병 환자 중 단백뇨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보다 강력한 강압에 의해 단백뇨가 감소하고, 향후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근거를 받아들여 수축기 목표혈압을 130mmHg으로 제시하였다<표 2>. 

그런데 아직까지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 달성률이 50%가 되지 않고, 특히 당뇨병,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140/90mmHg의 목표혈압 수치를 적용해도 목표혈압 달성률이 당뇨병, 만성 콩팥병이 없는 환자에 비해 유의하게 나쁜 데, 최근의 목표혈압의 상승으로 인해 기존보다도 고위험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률이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즉, 너무 낮은 혈압을 유지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혈압 치료의 저항성을 보이는 당뇨병, 만성 콩팥병 환자의 혈압 조절에 있어 의사의 치료무력증(therapeutic inertia, 혈압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태)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JNC-8에서 6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목표혈압을 150mmHg 으로 제시하여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제시의 이론적인 근거는 수축기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임상시험의 연령기준이 60세 이상이었고, 수축기혈압 기준이 160mmHg 이상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표 1>. 

그러나 이러한 지침에 근거하여, 건강수준에 문제가 없는 초기 고령자에서 기존 치료약제를 중단하거나, 감량을 할 필요는 없으며, 단지 75-80세 이상의 노쇠한 노인 환자의 경우 고혈압 치료의 참조가 되는 목표혈압 수치가 구체적으로 제시됐기 때문에 임상진료에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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