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심혈관 위험에 기여하는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

이상지혈증(dyslipidemia)은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의 근본적인 위험인자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이상지혈증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인 simvastatin을 사용한 4S 연구 및 atorvastatin을 사용한 CARDS 연구 등에서 LDL 콜레스테롤의 저하를 통한 심혈관질환의 유의한 감소가 확인되었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을 상당히 낮춘 후에도 여전히 많은 수의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였고, 기존의 statin 관련 연구들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수치상으로 60~70%에 달하는 환자가 statin을 사용한 이후에도 심혈관질환이 발생하였다. 이는 잔여 심혈관 위험(residual cardiovascular risk)이라고 명명되었다.

잔여 심혈관 위험에 기여하는 요소로는 비만, 흡연, 가족력, 혈당상승, 혈압상승, 운동부족, 유전적 소인 등 다양한 인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중성지방(triglyceride)과 HDL 콜레스테롤의 역할이 최근에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동맥경화 생성과정에 LDL 콜레스테롤의 중요성만 거론되었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크기가 큰 중성지방 포함 지질 입자(TG rich lipoprotein, TRL)들도 동맥내막으로 들어가서 오래 머물며, 혈관 내피세포에 손상을 주고, 동맥경화의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성지방 및 HDL을 목표로 한 연구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FIELD 연구와 ACCORD-Lipid 연구이다. FIELD 연구는 당뇨병 환자 약 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5년 동안의 연구기간 동안 일차목표였던, 심혈관계 질환, 심근경색,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있어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는데, 이렇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특히, 연구 대상자를 선택할 때 중성지방이 89mg/dL 이상인 경우로 하였는데, 이는 중성지방이 상당히 낮은 환자도 포함됐다는 것이므로, 이것이 의미없는 결과에 크게 기여하였을 수 있다.

이후 ACCORD-Lipid 연구에서는 실험군과 대조군의 스타틴 사용량을 동일하게 맞춰놓고 진행을 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도 일차 종결점인 심혈관질환 발생이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 연구 역시 연구 시작 당시 기저 중성지방이 160mg/dL 전후였던 점을 고려할 때, FIELD 연구보다는 높지만, 우리가 흔히 높다고 하는 200mg/dL 이상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중성지방이 204mg/dL 이상이고 HDL 콜레스테롤이 34mg/dL 미만인 그룹에서는 fenofibrate 투여 시 심혈관 질환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FIELD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었다.

현재 권고되는 목표 범위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어도 심혈관계 질환이 동반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것은 높은 수치의 중성지방과 낮은 수치의 HDL 콜레스테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높은 중성지방 수치와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동반되는 이상지혈증은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심혈관질환의 morbidity와 mortality에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동맥경화성 이상지혈증(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높은 중성지방 수치, 높은 small dense LDL 수치)은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의 환자에서 나타나는 이상지혈증의 대표적인 표현형이다. 그러므로 LDL 콜레스테롤을 현재 권고되는 범위 이내로 낮추었음에도 여전히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들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을 추가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중성지방을 낮추는 것이 이차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의 치료 목표
이상지혈증 치료에 있어서 LDL 콜레스테롤을 100mg/dL 이하로 조절하되,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70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그 다음에 여전히 남아있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인 경우,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남성 40mg/dL 이하, 여성은 50mg/dL 이하)는 추가적인 약제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모든 가이드라인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statin을 먼저 투여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이 조절된다고 해서 모든 심혈관 위험이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조절되지 않는 심혈관 위험을 위한 추가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중성지방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statin과의 병용 약물로서 우선적으로 fibrate 계열, niacin, omega3 등을 고려할 수 있다<표>.

평균적으로 fibrate 계열 약제는 중성지방을 20~50% 감소, HDL 콜레스테롤을 10~20% 상승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nicotinic acid는 중성지방을 20~50% 감소, HDL 콜레스테롤을 15~35% 상승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ibrates는 크게 gemfibrozil과 fenofibrate가 있다. Gemfibrozil과 statin 병용요법은 횡문근 융해증 등의 근육 부작용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그래서 현재 이 병용요법은 추천되지 않는다. 반면, statin과 fenofibrate 병용요법의 안전성은 statin 단독요법과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안전성에 있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중성지방이 아주 높다면 처음부터 statin/fenofibrate 병용 요법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statin 단독요법으로도 중성지방을 약 10% 정도 줄일 수 있으므로, statin 투여 후 중성지방이 어느 정도 조절되는지 보고 병용요법을 고려해도 된다. Statin 단독요법 3~6개월 후에도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이면 적극적인 fenofibrate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결론
이상지질혈증은 ASCVD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그 치료의 중요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 환자는 서양인에 비해 중성지방은 높고 HDL 콜레스테롤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최근 한국인의 식생활 변화 등으로 인해 LDL 콜레스테롤이 점차 높아지게 되어 가장 동맥경화에 위험한 지질패턴을 가지게 되었다.

향후 ASCVD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총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고, 적극적인 이상지혈증 치료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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