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흉부학회(ATS)와 유럽호흡기학회(ERS)는 지난 2월 중증 천식의 정의부터 치료전략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명확하게 컨센서스가 이뤄져 있지 않은 중증 천식에 대한 정의와 함께 페노타입(phenotype)을 통한 구분,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 권고사항들을 근거 기반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ATS·ERS 태스크포스는 “중증 천식과 치료 저항성 천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새로운 치료전략이 필요한 환자군이다”며 중증 천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 중증 천식은 높은 강도의 치료가 필요하거나 치료 저항성이 있는, 동반질환이 있는 천식으로 정의되고 있다. 난치성 천식이면서 비강질환 또는 비만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들로 한정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하고 있는 치료받지 않고 있는 중증 천식환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에 대해 ATS·ERS 태스크포스는 “치료받지 않은 중증 천식환자 역시 주요한 문제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 있고 동반질환이 연계된 이들에 우선 순위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는 조절되지 않는 천식의 기준도 함께 정리했다. 기준은 증상조절, 악화, 기류제한이고, 조절되는 천식환자에게 고용량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나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악화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천식 페노타입에 대한 설명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천식 맞춤치료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은 페노타입에 대한 정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 천식이 임상적으로 다양한 소견 및 특징을 보이고, 이런 양상들이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노타입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로는 유전자, 천식 발현 연령, 질환 유병기관, 악화, 비강질환, 염증소견 등을 꼽았다.

아직 천식의 모든 페노타입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가이드라인에서는 SARP(Severe Asthma Research Program) 연구에서 제시된 페노타입들을 인용, 정리하고 있다.

성인 환자들은 △경증·중등증·중증 초기발현 아토피성(알레르기성) 천식 - 폐기능, 약물 사용, 악화빈도로 평가 △고도중증 늦은 발현 비만 천식 - 중간 정도의 FEV1 감소를 보이는 고령의 여성,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빈도가 높은 환자 △발현시기는 많이 늦지만 고도 중증 유병기간이 길고, 아토피성 성향이 약하며 기류제한 회복가능성이 낮은 환자긴 환자로 구분했다.

소아환자에서는 △정상 폐기능의 늦은 발현 천식 △정상 폐기능의 초기 발현 아토피성 천식 △경증 기류제한의 초기 발현 아토피성 천식 △진행성 기류제한의 초기 발현 천식으로 나눴다.

여기에 더해 ATS·ERS 태스크포스는 “초기 소아발현 천식은 알레르기 민감성, 가족력 등이 연관성을 보이고 비아토피성(알레르기성) 천식은 유전적 요소가 더 큰 연관성을 보인다. 또 늦은 발현 중증 천식은 여성 호발성, 유병기간은 짧지만 폐기능 감소 소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하위그룹에서는 지속성 호산구성 염증, 비용종, 부비동염, 아스피린 과민성, 호흡기 감염 등이 나타나지만, 특정 유전적 요소와의 연관성은 적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치료
중증 천식환자의 전반적인 치료전략은 ICS를 기반으로 지속성 베타2작용제(LABA) 또는 류코트리엔 조절제(또는 테오필린), 필요할 경우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ATS·ERS 태스크포스는 “중증 천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연구가 많지 않다”며 각 치료약물의 근거들이 경증~중등증 또는 중등증~중증 환자를 대상으로한 연구들이라는 점을 사전에 밝히고 있다.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 천식 치료의 1차약물로 고용량 ICS를 제시했다. 현재 ICS 고용량은 중등도가 낮은 환자들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 중등도 천식에서 중간 용량의 ICS에 대한 치료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고용량 ICS가 사용되고 있는 배경이다. 

경증~중등증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용량 ICS 유지요법(베클로메타손의 경우 2400~4000㎍)이 효과를 보였다. 이에 중증 환자들에서 고용량 ICS를 투여하고 있지만, 표준 치료전략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를 투여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런 한편 중증 소아 환자에게 고용량 ICS를 투여할 경우 아드레날린 억제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성인환자와 소아환자에게 투여해야하는 ICS 용량도 별도로 제시했다.

속효성·지속성 베타작용제(SABA·LABA)
베타 작용제는 중증 천식환자의 지속적 기류폐쇄 치료를 위해 추가한다. ICS 단독요법과 비교했을 때 ICS + LABA 요법은 추가적인 천식 조절효과를 보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소아 환자에서도 ICS + LABA 전략이 ICS + 류코트리엔 조절제보다 효과가 좋을 수 있다”며 중증 성인 및 소아 천식 환자에서의 고용량 ICS + LABA 전략을 권고했다. 하지만 “치료반응의 폭이 일관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고, 중증 소아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와 함께 ICS 없이 속효성 베타작용제(SABA)나 LABA를 투여할 경우 천식 관리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경증~중등증 천식에서는 천식 조절 예후가 좋지 않게 나타났고, 권고 수준 이상으로 투여했을 때는 사망률 증가도 나타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 SABA나 LABA의 단독투여가 천식 조절에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지만, 과도하게 투여할 경우 베타작용제의 독성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속효성 항콜린제인 이프라트로피움 브로마이드를 증상 완화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베타작용제의 과용을 억제하고, 떨림, 심계항진 등 베타작용제의 부작용 발생율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테오필린
테오필린도 ICS와 병용했을 때 천식 조절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테오필린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민감도가 낮은 흡연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저용량 ICS와 병용했을 때 천식 증상 조절 정도와 최고호기유속율(PEFR)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지만, 중증 소아 환자에서의 저용량 테오필린의 안전성은 입증된 바 있다.

류코트리엔 조절제
ICS + LABA 이후 추가약물로 권고된 류코트리엔 조절제에 대해 ATS·ERS 태스크포스는 일관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ABA를 투여받지 않은 중등도~중증 성인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는 ICS +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전략이 일부 환자의  폐기능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ICS + LABA를 투여받고 있는 중증 72명의 비페노타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임상적 예후 개선은 보이지 못했다.

지속성 무스칼린 길항제
가이드라인에서 마지막으로 권고한 약물은 지속성 무스칼린 길항제(LAMA)인 티오트로피움 브로마이드로, 중간~고용량 ICS(±LABA)로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중증 천식 환자에서 티오트로피움 브로마이드는 폐기능과 증상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용량 ICS + LABA 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 천식환자들에게 티오트로피움을 추가할 경우 폐기능 개선, SABA 사용율 감소, 중증 악화 위험도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단 소아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없다는 점은 제한점으로 들었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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