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관리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됐다는 측면에서 당뇨병 관리의 주요목표에는 심혈관 합병증 예방이 포함돼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Elizabeth Selvin 교수팀의 연구는 당뇨병 진단기준 이하지만 높은 혈당수치를 보이는 당뇨병 전단계도 심혈관사건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 그리고 높은 혈당이 궁극적으로 심근손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elvin 교수는 연구에서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이 관상동맥석회화 정도와 경동맥내막중막두께로 평가한 죽상동맥경화증 유병률을 증가시킨다는 점은 입증된 바 있지만 무증상 심근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근거가 많지 않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hs-cTnT
연구에서 평가한 고민감성 심근트로포닌T(hs-cTnT) 수치는 심근경색 진단에서 사용하고 있는 표준마커다. 이에 무증상 환자에서도 hs-cTnT 수치로 심부전, 사망 등 심근손상에 의한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연구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난 부분은 당뇨병 전단계·당뇨병 환자에서 hs-cTnT 수치가 높았다는 것이다. 즉 혈당이 높은 환자에서 심근손상이 있었다는 것.

이번 연구에서 혈당이 높은 이들에서 hs-cTnT 수치가 더 높았다. 당뇨병 환자에서 hs-cTnT 9~13ng/L인 이들은 15.3%,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서는 6.2%였고 추적관찰기간 후 평가에서도 당뇨병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에서 hs-cTnT 수치가 높았다. 특히 다변량 회귀분석 결과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 환자에서 hs-cTnT 14ng/L 이상인 비율이 높았고, 이에 관련된 심근손상 위험도가 높았다. 당뇨병이 없는 이들과 상대 위험도를 비교했을 때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사건 및 사망 발생 위험도는 2.47배, 당뇨병 전단계에서는 1.4배 높았다.

이런 연관성은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을 보정한 후에도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종합적으로 당뇨병 환자면서 hs-cTnT 수치가 높을 경우 당뇨병이 없으면서 hs-cTnT 수치가 높지 않은 이들에 비해 심부전 위험도는 6.37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는 4.36배,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는 3.84배 높았다. 추가적으로 인종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당뇨병 전단계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이전에 발표된 근거들과 같은 맥락의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 의미를 찾았다. 이전 연구들에서 hs-cTnT 수치와 심부전, 뇌졸중, 관상동맥심질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을 평가했을 때도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고, ARIC 코호트 연구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hs-cTnT 수치가 2~3년 동안 증가한 이들에서 심부전 및 심혈관 사망 위험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당뇨병 이전 수준의 당뇨병 전단계에서도 심근손상으로 인한 위험도가 증가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Selvin 교수는 “최근 당뇨병 약물의 잠재적인 유해반응을 제시한 근거들로 인해  당뇨병 임상시험이 환자들의 심혈관 위험도까지 입증하는 방향으로 복잡해졌다. 문제는 중재전략이 너무 늦은 시기에 진행되고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당뇨병 유병기간이 오래된 고위험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라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사건 위험도 감소를 위한 조기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hs-cTnT 수치가 고혈압, 당뇨병 등 미세혈관 위험인자와는 강한 연관성을 보이지만, LDL-C 등 전통적인 죽상동맥경화증 위험인자들과는 약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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