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국내 PAD 정의가 궁금하다
PAD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없지만 큰 틀에서의 컨센서스는 있다. 말초동맥은 보통 관상동맥, 뇌혈관, 대동맥 등 중추혈관을 제외한 모든 혈관들로 구분된다. 해부학적으로는 신장, 장의 동맥도 말초동맥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팔, 다리의 동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내 PAD 환자의 90%는 하지질환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 국내 PAD 환자가 증가 중인가?
PAD의 주요 위험인자는 고령, 흡연, 당뇨병이다. 고혈압, 콜레스테롤, 비만도 위험인자이지만 고령, 흡연, 당뇨병의 비중이 크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인구의 고령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당뇨병 환자들의 수명도 연장되고 있다. 특히 고령 당뇨병 환자들의 투석 비율도 증가하고 있어 PAD 유병률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 1차의료 기관의 역할은 어떤가?
전반적으로 1차의료 기관의 PAD 관리율은 높지 않다고 본다. 진단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PAD의 진단은 환자의 불편한 증상을 정확하게 파악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 PAD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PAD로 인한 동맥경화증이 심혈관질환 위험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PAD 환자의 75%가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사망한다는 통계는 이를 뒷받침해준다.

- 1차의료 기관의 진단율이 낮게 나타나는 이유는?
PAD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제시돼 있다. 대표적으로 발목 혈압을 상완 혈압으로 나눈 값으로 진단하는 발목상완지수(ABI), 도플러 초음파 검사등이 꼽히고 있지만, 모든 1차기관이 발목과 상완 혈압 측정에 알맞은 커프(cuff)와 도플러 초음파를 구비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맥파혈류속도(PWV, Pulse Wave Velocity) 검사에서 ABI 지수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일반적인 1차기관에서의 검진보다 건강검진을 통한 진단율이 높아지고 있다.

1차의료 기관에서 충분히 PAD를 진단할 수 있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도 않는다. 또 환자들 교육 측면에서도 혈관나이라는 지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환자관리의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 PAD 관리전략의 큰 방향을 정리한다면?
PAD의 중증도는 관상동맥질환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볼 수 있다. 다리의 혈관이 관상동맥보다 더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PAD 환자들은 동맥경화증이 더 많이 진행됐다고 간주할 수 있다. 이에 이 환자들은 위험인자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LDL-C는 70mg/dL 이하 또는 베이스라인의 50% 이상 감소를 권고하고 있다.

한편 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에서 LDL-C 치료전략을 전반적으로 개편했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국내 환자들은 비교적 LDL-C가 빨리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과도한 강도의 약물을 투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 PAD 환자가 고령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관리와 함께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

- 항혈소판요법이 우선적인 관리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고려해야 할 부분은?
PAD 대상 항혈소판요법에서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이 기본적으로 제시돼 있다. 아스피린의 경우 비용 대비 효과가 강조되며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환자들에서는 출혈과 위장관 부작용 발생률이 높다. 이에 국내에서는 클로피도그렐 또는 실로스타졸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실로스타졸은 파행(claudication) 관리에서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고 용량 증가에 따른 효과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외 다른 약물들은 효과가 크지 않거나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스텐트 시술 환자의 재협착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는 스텐트 시술 후 실로스타졸이 아웃컴을 개선시켰다는 자료들이 많이 제시돼 있고, PAD 환자 대상에서도 심근경색, 뇌졸중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아웃컴 개선을 주요 종료점으로 한 근거들이 많지 않아 아직 가이드라인에서 적극적으로 권고되지 않은 상황이다.

- 최근 PAD 환자에 대한 실로스타졸의 급여기준이 개정됐다. 임상적으로 어떤 영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실로스타졸의 활용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로스타졸은 항혈전효과 및 혈관확장효과,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고,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등 다른 항혈소판제와 병용해도 출혈 위험도를 추가적으로 높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이번 급여기준이 PAD 간헐적 파행환자에서 실로스타졸 단독요법과 초기 아스피린과의 병용전략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돼 임상현장에서 적극적인 사용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스텐트 시술을 받은 PAD 환자 중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실로스타졸을 추가로 투여할 수 있게 됐고, 경우에 따라서 클로피도그렐을 추가한 3제요법도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치료전략의 범위가 확장됐다고 볼 수 있다.

한편 PAD 환자에서 3제요법을 평가한 근거는 많지 않지만, 관상동맥질환이 있으면서 쇼크 위험도가 높고 파행이 있다면 출혈 부작용이 없는 한 아스피린 기반요법에 클로피도그렐과 실로스타졸 3제요법을 초기에 사용해 항혈전 효과와 재협착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에 실로스타졸을 추가해도 출혈 위험도는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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