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이 넘는 코호트 집단을 대상으로 심혈관 위험인자와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의 연관성을 규명한 대규모 관찰연구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학계에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2015;3:105-113에는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빈도’에 관한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190만명에 달하는 코호트에 기반해 고혈당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들여다본 것으로, 지난해 말 Lancet 2014;383:1899-1911에 발표된 ‘혈압과 심혈관질환’ 제목의 연구와 더불어 심혈관 위험인자로 인한 심혈관사건 폐해의 실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 연구는 고혈당과 고혈압에 의한 12개 심혈관질환 각각의 위험도를 세밀히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영국 파르보건연구원의 Eleni Rapsomanki 교수팀은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30세 이상 성인 125만명을 코호트로 구성해 고혈압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결과는 고혈압이 있는 30세 이상 성인에서 평생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63%로 정상혈압의 46.1%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 고혈압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5년 더 빨리 심혈관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압증가에 따라 각각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얼마나 높아지는지도 분석했다. 연령과 성별을 보정한 상태에서 전반적으로 혈압이 20/10mmHg 상승할 경우 12개 심혈관질환 위험 모두 유의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수축기와 이완기혈압에 따라서 각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차이를 보였다.

수축기혈압 20mmHg 상승은 뇌출혈(hazard ratio 1.44, 95% CI 1.32-1.58), 지주막하출혈(1.43, 1.25-1.63), 안정형 협심증(1.41, 1.36-1.46), 허혈성 뇌졸중(1.35, 1.28-1.42), 말초동맥질환(1.35, 1.30-1.40), 심근경색증(1.29, 1.25-1.34) 순으로 심혈관질환 위험과 강력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수축기혈압 분석에서 이들 질환의 위험도는 12개 심혈관질환을 종합한 평균 위험도(1.26, 1.25-1.28)를 웃돌았다. 복부대동맥류의 위험비는 1.08배로 수축기혈압 상승과 가장 약한 연관성을 보였다(1.08, 1.00-1.17).

이완기혈압 10mmHg 상승과 심혈관질환 위험은 뇌내출혈(1.50, 1.37-1.64), 복부대동맥류(1.45, 1.34-1.56), 지주막하출혈(1.42, 1.25-1.60), 허혈성 뇌졸중(1.30, 1.23-1.38), 안정형 협심증(1.28, 1.24-1.33) 등이 전체 평균(1.23, 1.21-1.24)을 웃돌며 상대적으로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수축기혈압 상승은 이완기혈압과 비교해 협심증, 심근경색증, 말초동맥질환에 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이완기혈압 상승은 수축기혈압과 비교했을 때 복부대동맥류에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고혈당과 심혈관질환
Rapsomanki 교수가 참여한 파르보건연구원의 또 다른 연구팀은 이번에는 대규모 코호트를 대상으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30세 이상 성인 190만명을 코호트로 구성해 관찰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우선 12개 심혈관질환별로 봤을 때 비당뇨병 대비 당뇨병 환자의 상대위험도는 말초동맥질환(hazard ratio 2.98, 95% CI 2.76-3.22), 허혈성 뇌졸중(1.72, 1.52-1.95), 안정형 협심증(1.62, 1.49-1.77), 심부전(1.56, 1.45-1.69), 비치명적 심근경색증(1.54, 1.52-1.67), 불안정형 협심증(1.53, 1.32-1.76), 일과성뇌허혈발작(1.45, 1.31-1.60), 원인불명 관상동맥질환 사망(1.43, 1.23-1.65), 뇌출혈(1.28, 1.02-1.62) 순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부정맥이나 심장돌연사(0.95, 0.76-1.19)는 당뇨병과 상관관계가 없었고, 지주막하출혈(0.48, 0.26-0.89)과 복부대동맥류(0.46, 0.35-0.59) 위험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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