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의 관리전략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는 가운데 혈압, 혈당, 지질, 비만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관리에 초점이 모이고 있다. 각 위험인자들이 상호연관돼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연한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THE MOST에서는 비만을 시작으로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에 대한 근거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로카세린 ‘2년 데이터’ 근거로 비만 약물치료 전면에
부작용 문제로 침체됐던 비만 약물치료제 시장이 최근 새로운 약물들의 승인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이런 경향은 올해 발표된 미국내분비학회(ENDO) 비만약물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가이드라인에서는 비만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로카세린, 펜터민, 토피라메이트 + 펜터민, 올리스탯, 날트렉손 + 부프로피온, 리라글루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2013년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미국비만학회(TOS)가 발표한 과체중 및 비만 성인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가용할 수 있는 약물요법으로 올리스탯만 꼽은 것과는 사뭇 비교되는 부분이다.

BLOOM·BLOSSOM 연구서 효과·안전성 입증

최근 국내에서도 승인받은 로카세린(제품명 벨빅)은 선택적 세로토닌 2C 수용체 작용제로 비만 약물치료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는 주요 전략 중 하나다. 효과와 안전성은 3상임상인 BLOOM 연구(NEJM 2010;363:245-56), BLOSSOM 연구(J Clin Endocrinol Metab 2011;96:3067-3077)에서 입증됐다.

BLOOM 연구에서는 BMI 36.2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환자 3182명을 무작위로 분류해 1일 2회 전략으로 52주간 치료했다. 모든 대상자들은 식습관과 운동에 대한 상담을 함께 받았다. 52주 시점에서 위약군은 지속적으로 위약을 투여받았고, 로카세린군은 위약군과 로카세린군으로 재분류됐다. 1차 종료점은 1년 시점의 체중감소 정도와 2년 시점의 체중감소 유지 여부였다. 이와 함께 심장판막증 발생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심전도검사도 함께 진행했다.

1년째 평가에서 임상시험에 포함된 환자는 로카세린군 55.4%(883명), 위약군 45.1%(716명)였다. ITT(Intention-to-treat) 분석에서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비율은 로카세린군 47.5%, 위약군 20.3%였다. 평균 감량폭은 로카세린군 5.8±0.2kg, 위약군 2.2±0.1kg이었다. PPA(per-protocol analysis) 분석에서는 더 큰 차이를 보였는데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환자 비율은 66.4%, 32.1%였고 체중감소의 정도는 각각 8.1±0.3%, 3.3±0.3%였다.

2년 시점에서 체중감량이 유지된 환자 비율도 로카세린군 67.9%, 위약군 50.3%로 차이를 보였다. 1년 동안 로카세린을 투여받고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이들에서 비율이 더 높았다. 2011년에 발표된 BLOSSOM 연구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 18~65세의 과체중(BMI 27~29.9kg/㎡) 또는 비만(BMI 30~45kg/㎡) 환자 4008명을 대상으로 체중, 심혈관 위험인자,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위약과 비교했다. BLOSSOM 연구에서도 모든 환자들은 식습관과 운동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1년 시점에서 위약과 비교한 결과, 로카세린 10mg 1일 2회와 1일 1회 전략 모두 유의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다. 1년 시점에서 로카세린 10mg 1일 2회군에서는 체중이 5.8%, 1일 1회군에서는 4.7% 감소됐다. ITT 분석에서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환자도 로카세린 1일 2회군에서 47.2%, 1일 1회군에서 40.2%, 위약군 25%로 나타났다. 10% 이상 감량된 비율은 각각 22.6%, 17.4%, 9.7%였다. PPA 분석에서는 5% 이상 감량된 경우는 각각 63.2%, 53.1%, 34.9%였다. 10% 이상 감량된 경우는 35.1%, 26.3%, 16.1%로 나타났다.

장기간 데이터
특히 로카세린의 주요 임상인 BLOOM 연구의 강점은 2년의 기간 동안 관찰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2015년 ENDO 가이드라인에서 로카세린의 강점 중 하나로 ‘장기간 근거확보(long-term data, 1~2년)’를 꼽고 있다. 연구에서는 1년과 2년 시점의 평가를 통해 체중감량 유지 정도를 확인했다. 우선 1년 시점에서 5% 이상 체중이 감량한 비율은 로카세린군 47.5%, 위약군 20.3%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또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비율도 각각 22.6%, 7.7%로 로카세린군에서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런 경향은 2년 시점까지 유지됐는데 체중감량이 유지된 환자 비율은 로카세린군 67.9%, 위약군 50.3%로 차이를 보였다. 1년 시점까지 로카세린을 투여받고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이들에서 체중감량이 유지된 비율이 더 높았다.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
ENDO 가이드라인에서는 체중감량을 통해 환자 예후 개선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들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및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비알코올성간질환, 골다공증, 암,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등을 꼽았는데 그 중 첫 번째 질환으로 당뇨병을 제시했다.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감량 및 관리가 가지고 있는 비중을 보여주는 부분인데 BLOOM-DM 연구(Obesity 2012;20:1426-1436)에서 로카세린은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체중과 함께 혈당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BLOOM-DM 연구는 604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진행된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이다. 환자들은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또는 두 약물 모두로 치료받았고 당화혈색소(A1C)는 7~10%, BMI는 27~45kg/㎡, 체중은 103.6±17.8kg, 연령은 52.7±8.7세였다.

로카세린은 1일 2회, 1일 1회 전략 모두 위약군 대비 높은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다. ITT 분석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비율은 로카세린 1일 2회군에서 37.5%, 1일 1회군에서 44.7%, 위약군에서 16.1%였다. PPA 분석에서는 44.6%, 54.7%, 17.9%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A1C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로카세린 1일 2회군에서는 0.9%, 로카세린 1일 1회군에서는 1%, 위약군에서는 0.4%가 감소했다. 공복혈당은 각각 27.4±2.5mg/dL, 28.4±3.8mg/dL, 11.9±2.5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저혈당증 발생률은 7.4%, 10.5%, 6.3%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BLOOM-DM 연구팀은 “과거 연구들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유의한 체중감소 효과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뇨병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들에서의 체중감량보다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BLOOM-DM 연구결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안전성
ENDO 가이드라인에서 꼽은 로카세린의 또 다른 강점은 안전성이다. BLOOM 연구에서 약물 복용중단율은 로카세린군 7.1%, 위약군 6.7%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흔하게 나타난 부작용은 두통, 어지럼, 구역·구토 등으로 위약보다 조금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BLOSSOM 연구에서도 효과부족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로카세린 1일 2회군 2.4%, 1일 1회군 3.1%, 위약군 3.9%로 나타났다.  BLOOM 연구에서는 로카세린군의 허리둘레, BMI, 고반응성 C 단백질(hsCRP), 피브리노겐, 총콜레스테롤(TC), LDL-C, 중성지방(TG)이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로카세린 주요임상에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정의한 심장판막증 여부도 평가하고 있다. BLOOM 연구에서 1년째 평가결과 심장판막증은 로카세린군 2.7%, 위약군 2.3%으로 나타났고 2년 시점에서도 각각 2.6%, 2.7%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이는 BLOSSOM 연구에서도 확인되는 부분으로 로카세린군 2%, 위약군 2%였다. 추가적으로 혈압, 심박수 등의 상승과 같은 심혈관계 이상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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