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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DT 집중 혈당조절 ACCORD와 달랐다장기적으로 대혈관합병증 위험 감소…사망률 안 높여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5.08.05 13:33
  • 호수 30
  • 댓글 0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고령·장기이환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의 확대관찰에서 집중 혈당조절의 대혈관합병증 개선 혜택이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조절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와 관련해 ‘레거시효과(legacy effects)’가 또 힘을 쓰는 것 아니냐며 10년 이후까지 계속되는 관찰을 주문하고 있다.

NEJM 2015;372:2197-2206에 게재된 VADT 10년 관찰결과에 따르면, 5년 치료·관찰에서 영향력을 발위하지 못했던 집중 혈당조절 그룹의 심혈관사건 아웃컴이 혈당조절 혜택이 사라진 5년 추가관찰에서 표준조절군 대비 우수한 개선효과를 보이며 반전을 선보였다. 다만 심혈관 원인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은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고령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강하제 다중요법을 통한 엄격한 혈당조절이 심혈관사건 또는 사망과 관련해 적어도 안전하다는 것,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집중 혈당조절의 분수령
이번 확대관찰은 수년 전 NEJM 2009;360:129-139에 발표된 VADT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고령에 장기이환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데다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뒤늦은 집중 혈당조절이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검증한 사례였다.
VADT는 ACCORD, ADVANCE와 함께 당시 당뇨병 치료의 방향전환에 분수령이 됐던 연구다.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라 공격적인 혈당조절의 대혈관합병증 혜택이 기대보다 크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컨센서스를 도출하면서, 혈당 집중조절의 일괄적용에서 개별화된 맞춤전략으로 당뇨병 치료의 흐름이 방향을 트는데 근거로 작용했다.

ACCORD, ADVANCE, VADT
ACCORD 연구는 이환기간이 평균 10년에 달하는 고령 당뇨병 환자(평균연령 62세)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당화혈색소(A1C) 목표치보다 낮게  조절했을 때 주요 심혈관합병증 혜택을 검증했다. 결과는 A1C를 6.4%(중앙값)까지 내렸으나, 집중조절군에서 사망이 증가해 조기종료됐다.

ADVANCE 연구는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동반한 고령 당뇨병 환자(평균연령 65세)를 대상으로 A1C를 6.5%까지 집중강하시킨 결과, 미세혈관합병증(9.4% 대 10.9%, P=0.01)은 유의하게 줄었으나 대혈관합병증(10.0% 대 10.6%, P=0.32) 혜택은 없었다.

VADT 연구 역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령 당뇨병 환자의 A1C를 기존 목표치보다 낮게 조절했으나, 심혈관합병증은 표준조절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치료에 반응이 충분치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1791명)들을 혈당 집중조절 또는 표준조절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집중조절군의 경우, 표준조절군 대비 A1C 절대감소치를 1.5% 차이로 규정했다. 표준조절군보다 A1C를 1.5% 더 낮추는 것이 목표였다.

이 연구에서는 환자들의 임상특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당뇨병 진단후 평균기간은 11.5년으로 장기이환 상태였고, 평균연령은 60.4세로 고령이었다. 여기에 40%의 환자들이 심혈관질환 병력자였다. 즉 고령에 장기이환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 여기에 연구시작 당시까지도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뒤늦은 집중 혈당조절이 심혈관사건(심근경색증, 뇌졸중, 심혈관 원인 사망, 울혈성 심부전, 혈관질환 수술, 수술 불가 관상동맥질환, 허혈괴저로 인한 절단)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이다.

뒤늦게 적극 혈당조절했으나…
5.6년(중앙값)의 치료·관찰결과 A1C 중앙값은 집중조절군이 6.9%, 표준조절군은 8.4%였다. 심혈관사건 빈도는 집중조절군 235명 대 표준조절군 264명으로 집중조절군의 상대위험도가 12%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hazard ratio 0.88, P=0.14). 심혈관 원인 사망(P=0.26)과 전체 사망률(P=0.62)에 있어서도 양 그룹 간에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 미세혈관합병증과 관련해서도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다만 알부민뇨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유일한 예외였다.

“빠를수록 좋다…장기전 각오해야”
전문가들은 VADT, ACCORD, ADVANCE에 UKPDS 연구결과를 더해 당뇨병 치료의 심혈관 혜택을 위해서는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적용하고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혈당관리를 철저하게 했을 때 심혈관 아웃컴이 호전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단 여기에는 단서조항이 뒤따르는데, 당뇨병 초기에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는(뒤늦게 혈당조절에 임했을 경우) 대혈관합병증 예방효과를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뇨병 이환기간이 오래됐다는 것은 죽상경화증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혈당조절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단기간에 상황을 역전시키기가 힘들다. 죽상경화증 진행의 결과인 경화반 파열과 이로 인한 혈전이 심장과 뇌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는 아웃컴을 돌이키기에는 많이 늦었다는 것이다.

반면 당뇨병 초기단계에서 정상인 수준에 가깝게 혈당을 조절할 경우, 죽상경화증의 진행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의 임상연구나 치료들은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상태에서 혈당조절에 적극 임했기 때문에 대혈관 합병증 예방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엄격한 혈당관리에 동반되는 저혈당의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VADT 10년관찰
VADT 5년관찰을 주도했던 연구진은 종료 이후 심혈관합병증 임상혜택의 변화를 보기 위해 전체의 92.4%에 해당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5년 더 확대해 관찰을 진행했다. 본 연구와 확대기간을 합쳐 중앙값 9.8년, 최대 11.8년까지 관찰이 이뤄졌다. 1차 종료점은 주요 심혈관사건(심근경색증, 뇌졸중, 심부전 신규발생 또는 악화, 허혈괴저로 인한 절단, 심혈관 원인 사망)을, 2차 종료점은 심혈관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을 평가했다.

집중조절군과 표준조절군의 A1C 차이는 VADT 본 연구기간 동안 1.5%(6.9% 대 8.4%)였으나, 종료 후 3년까지 0.2~0.3% 포인트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찰결과는 집중조절군의 1차 종료점 발생 상대위험도가 표준조절군에 비해 17%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83, P=0.04). 하지만 심혈관 사망률(hazard ratio 0.88, P=0.42)과 전체 사망률(hazard ratio 1.05, P=0.54, 중앙값 11.8년 관찰) 두 군 간에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10년에 가까운 관찰결과, 5.6년간 혈당 집중조절이 이뤄졌던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연간 인구 1000명당 8.6건의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늦었다고 포기? 안 될 말!
김효수 교수는 이들 연구에 근거해 “적극 혈당치료의 시작이 늦었다 해도 혈당강하제 치료 시점에서 막 시작되는 뒤늦은 죽상경화증은 진행을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효과가 아웃컴에 영향을 미친다고 예상한다면, 5~10년 넘게 장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한다.

혈당조절의 시기를 놓쳤다 해도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른 맞춤형 혈당치료 전략을 임상에 적극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UKPDS의 경우 신규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기에 적극 혈당조절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이 넘어서야 심혈관합병증 개선혜택이 관찰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ACCORD 연구를 장기간 확대관찰한 ACCORDION 연구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집중 혈당조절의 장기적인 대혈관합병증 예방 유효성과 안전성을 결론내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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