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장애의 생물학적 치료는 우울장애의 병태 생리학적 원인론과 관련된 다양한 신경생물학적 가설에 근거하여 개발된 약물을 근간으로 한다. 1950년대부터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삼환계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 TCAs)는 여러 부작용들로 인하여 사용에 제한이 있었으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SSRIs)와 같은 TCAs 후속 항우울제들은 내약성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을 보여 실제 임상현장에서 1차 약물들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항우울제-위약 대조군 임상연구들에서 지속적으로 밝혀진 바와 같이 항우울제의 임상적 효능 및 내약성은 현재까지도 임상의 및 환자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항우울제 치료에 따른 임상적 관해 및 반응율은 약 30-50%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약물 순응도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는 체중 증가 및 성기능 부작용 등 다양한 이상 반응들은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들이 되고 있다.

SSRIs를 위시한 대부분의 항우울제들은 전연접부의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혹은 도파민의 재흡수를 선택적으로 또는 동시에 차단하는 작용을 공통적으로 지닌다. 최근까지 이러한 약리학적 특성을 조절해서 특정 신경전달물질의 이중 혹은 삼중재흡수차단제 등 다양한 항우울제 개발 시도들이 이루어져 왔으나 약리적 기전 조절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13년 9월에 미국 FDA에서 주요 우울장애 치료제로 승인을 획득한 vortioxetine(Brintellix®)은 기존의 SSRIs와 같은 단순히 특정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 차단을 주요한 작용기전으로 지니는 대부분의 항우울제들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multimodal 항우울제이다. Brintellix의 multimodal 약리적 기전으로는 세로토닌(5-HT) 재흡수 억제를 근간으로 하며 5-HT3, 5-HT1D 및 5-HT7 수용체에 길항작용을 하고 5-HT1B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작용과 5-HT1A 수용체에 대한 효현 작용을 들 수 있다.

기존 항우울제들과 비교시 다양한 용량으로 여러 인종을 대상으로 많은 횟수의 임상연구들이 시행되었으며 다른 항우울제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개별 연구 결과들은 Brintellix의 임상적 효능에 대하여 다소간의 차이가 있었다. 메타분석의 경우 이러한 개별 임상연구의 통계적 파워를 증가하여 특정 치료법에 대하여 임상적 효능 및 안전성 측면에서 보다 강력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대부분의 치료지침들에서 level A로 간주된다. 12개 임상 연구(약 5000명의 환자)결과들이 탐색되어 메타분석이 시행되었고, Brintellix의 효능은 개별 연구결과들에서 제시된 바를 지지하였다.

메타분석에 포함된 모든 임상연구의 질은 PRSMA 기준에 적합하여 우수하였으며 다소간의 임상적 이질성을 보이고 있었다. 모든 반응군 및 관해군의 비율이 Brintellix 치료군에서 위약군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우울증상평가척도의 치료 전후 차이의 effect size도 0.2로 Brintellix 치료군에서 위약군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두 군간 우울증상평가척도의 치료 전후 점수 차이로 보면 2점에 수렴하는데, 최소임상유효점수차(minimal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MCID)가 1.5인점을 감안하면 효능 면에서 매우 적절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Brintellix는 안전성면에서도 위약군과 대조시에 이상반응에 의한 탈락율을 볼 때 통계적인 차이는 있었으나, 임상적으로 경도-중등도 수준이었으며 대부분은 자연 소실되는 양상을 보였다.

개별 이상반응에 대한 메타분석은 시행되지 않았으나 각각의 임상연구에서 제시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Brintellix는 체중증가, 성기능 장애 및 불면 등의 이상반응 측면에서 위약군과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인 위장관 장애의 경우, 위약군보다는 유의하게 높았으나 다른 항우울제들보다는 현저히 낮은 발생율을 보였다.

한편, Brintellix의 치료 용량은 10~20mg/d이며 본 메타분석은 용량 기준 분석을 표본들의 다중비교제한점으로 시행하지 않았으나 하위분석 결과를 보면 용량과 효능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었고 이 결과는 미국에서 시행된 개별 연구결과들과 일치하는 소견이다. 따라서 적절한 기간 동안 저용량에 대한 반응이 미약한 경우 Brintellix의 용량을 증가시키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우울장애의 경우 약 80-90%의 환자들에서 불안 증상이 동반되고 이는 치료에 매우 중요한 걸림돌이 되어 항우울제 치료 저항성 요인이 된다.

Brintellix는 5-HT1A 및 5-HT3 수용체에 대한 부가 작용으로 강력한 항불안 효과가 있으며 이러한 결과들이 범불안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4개의 위약대조군 연구에서 그 효능이 입증되었으며, 메타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지지하였다. 특히 불안증상이 심한 경우에 더욱 효과적인 결과들이 일관되게 관찰되었다. 한편, 메타분석을 시행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으나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Brintellix의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memory와 processing speed 부분의 향상 효과는 활성 대조군이었던 duloxetine은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Brintellix 치료군은 위약 치료군에 비하여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

Brintellix의 5-HT1A, 5-HT1B, 5-HT3 및 5-HT7 수용체에 조절 작용들이 이러한 인지기능의 향상 효과와 관련됨이 전임상연구들에서 밝혀져 있다. 따라서, Brintellix는 불안 및 인지기능 저하가 치료의 현저한 장애가 되고 있는 우울 장애 환자들에게 새로운 약물 치료적 대안으로 매우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임상적 요인(치료 기간, 외래/입원 치료, 연구가 시행된 국가 및 비교 항우울제 등)에 따른 메타회귀분석 결과에서도 국가별 분석에서 위약군에 대한 통계적 우위는 변화가 없었으나 effect size에서 다소의 차이를 보였을 뿐 일관되게 우수한 효능과 내약성을 보였다.

본 메타분석 및 개별 시행된 임상연구들을 종합하면, Brintellix는 기존의 항우울제들과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multimodal 항우울제이며 우수한 임상적 효능 및 상대적으로 내약성이 뛰어난 일차선택 항우울제로 생각되고 동반된 불안 및 인지기능의 향상에도 매우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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