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가 비만·인슐린 저항성과 연관돼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의 지표까지 개선하는 것으로 최근 보고됐다. 혈당조절 외에 체중과 더불어 간염증 및 간섬유화 위험을 유의하게 줄이면서, 제2형 당뇨병 동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선택이 될 전망이다.

Clinical Drug Investigation 2016;36:313-319에 게재된 SGLT-2 억제제 연구에 따르면, 인크레틴 요법(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반응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동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에게 이프라글리플로진(ipragliflozin)을 추가투여한 결과 혈당은 물론 체중·간염증·간섬유화 등 지방간질환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병태생리학적으로 지방증(steatosis) - 지방간(steatohepatitis) - 간경변(cirrhosis)의 경로를 거치는데,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3% 정도가 간경변으로 이어진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및 제2형 당뇨병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지방간질환·비만·제2형 당뇨병의 동반이환으로 인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이 급증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비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인자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인슐린 저항성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데,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대사증후군의 병태생리학적 연관성이 일관되게 보고돼 왔다.따라서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의 치료, 즉 대사증후군 인자의 치료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인슐린 저항성과 민감도의 개선이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간세포 손상을 예방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SGLT-2 억제제의 pleiotropic effects
일본 미츠이기념병원의 Takamasa Ohki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이프라글리플로진의 간질환 지표개선 혜택을 검증하기 위해 관찰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과거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은 인크레틴 제제가 제2형 당뇨병 동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서 혈당조절과 함께 간염증을 개선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ALT(alanine aminotransferase) 수치의 정상화에 있어서는 아직 제한적”이라며 SGLT-2 억제제 추가치료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의 임상적 이점으로 인해 제2형 당뇨병 동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치료에 이프라글리플로진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프라글리플로진

이프라글리플로진은 일본에서 개발된 SGLT-2 억제제 계열의 신규 당뇨병 치료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보험급여를 인정받아 임상에 본격 적용돼 왔다. 이프라글리플로진은 16주간의 3상임상에서 기저시점 대비 당화혈색소(A1C)를 0.76%, 위약군과 비교해서는 1.24%(P＜0.001) 더 낮췄다. 52주 치료·관찰에서는 기저시점(7.93%)으로부터 0.61%만큼 감소시켰다.

체중조절 혜택 역시 이프라글리플로진에 내재된 이점이다. 16주 치료·관찰에서 체중(-1.47kg, P＜0.001)과 허리둘레(-1.35cm, P=0.028)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다. 혈압 역시 위약군과 비교해 3.1/1.1mmHg 더 강하시키며 심혈관 위험인자에 대한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확인했다.

Ohki 연구팀은 이프라글리플로진이 제2형 당뇨병 동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서 인크레틴 제제에 이어 추가적으로 지방간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130명의 일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향적 관찰을 실시했다. 환자들은 이미 GLP-1 수용체 작용제 또는 DPP-4 억제제로 치료받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54%(70명)가 ALT 정상화에 성공하는 데 그쳐 제한적인 혜택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ALT 정상화가 달성되지 않은 나머지 46%(60명)의 환자들을 이프라글리플로진 추가치료 그룹으로 등록시켜 혈당(A1C), 체중(kg), 간염증(ALT), 간섬유화(Fibrosis-4 score, FIB-4) 등의 수치변화를 관찰했다.

혈당·체중
혈당은 이프라글리플로진 투여 전과 후의 A1C 수치가 8.4%에서 7.6%로 감소해 유의한 조절효과를 나타냈다(P＜0.01). 지방간질환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체중도 84.8kg에서 81.7kg으로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다(P＜0.01). 체질량지수(BMI)는 30.1kg/㎡에서 27.6kg/㎡로 변화가 있었다(P＜0.01).

간염증·간섬유화
간염증의 정도를 나타내는 ALT 수치는 이프라글리플로진 투여 전·후에 62IU/L 대 38IU/L로 역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P=0.01). AST(asparate aminotransferase) 수치도 37IU/L 대 28IU/L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있었다(P=0.03).

이프라글리플로진 치료는 간염증의 감소에 그치지 않고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간섬유화의 위험을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섬유화 정도를 나타내는 FIB-4 수치가 이프라글리플로진 치료 전·후 1.75에서 1.39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또 다른 지표인 γ-GTP 역시 75IU/L에서 60IU/L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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