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포르민은 제2형 당뇨병의 주요한 치료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016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메트포르민을 1차 치료전략으로 권고하고 있고 미국임상내분비학회(ACCE)도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1차 치료전략으로 꼽고 있다. 국내를 포함해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메트포르민을 처방받는 환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ADA 2016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트포르민이 유의한 혈당강하 효과와 함께 폭넓은 처방경험, 낮은 저혈당증 위험, 심혈관사건 감소 등 혜택이 있는 약물로 소개되고 있다. 한편 설사·복부팽창 등 위장관 부작용, 비타민 B12 결핍 위험, 만성 신장질환·산성혈증·저산소증·탈수 증상 환자에서 금기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메트포르민이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우선되는 전략인 만큼 관련 유해사건 및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인데 제2형 당뇨병 관리전략에서 장내 세균총 분야 연구가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내 세균총 그리고 메트포르민
장내 세균은 체내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아직 여러 만성질환 및 치료약물과 장내 세균 간 잠재적인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들은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코펜하겐대학 기초대사연구소 Oluf Borbye Pedersen 교수는 최근 Nature 2015;528:262-266에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메트포르민과 장내 세균총 간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Pedersen 교수는 “연구결과 메트포르민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장내 세균총에 유의한 변화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기존에 알려진 기전 외에 부가적으로 혈당이 감소되는 한편 복부팽만 등 위장관 부작용 위험이 높아졌다”고 정리했다.

그는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30% 이상이 복부팽만을 호소하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메트포르민의 약물기전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덧붙이며 “메트포르민과 장내 세균 간 연관성이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장내 세균총 특징
이번 연구는 MetaHIT 컨소시엄 내 유럽과 중국 연구팀이 진행했다. 덴마크, 스웨덴, 중국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 및 건강한 사람들을 모집해 784개의 세균 샘플을 확보했다. 우선 전체 분석에서 메트포르민 외 다른 당뇨병 약물, 인슐린, 스타틴, 고혈압 약물에서는 장내 세균총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샘플을 메트포르민 치료 여부에 따라 분류해 메트포르민 비치료군(metformin-untreated T2D) 106개와 비당뇨병군(554개)으로 나눴다.

두 군을 비교분석한 결과 메트포르민 비치료군에서 부트레이트(butyric acid) 생산균주(Roseburia spp., Subdoligranulum spp., Clostridiales spp. 등)의 감소가 나타났다. 이외 분류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샘플에서 락토바실루스(Lactobacillus spp.)의 증가가 나타났지만, 메트포르민으로 관리했을 때 사라지거나 회복됐다. 또 카탈라아제, 리보스, 글리신, 트립토판 분해는 증가한 반면 트레오닌 및 아르기닌 분해, 피루베이트 합성효소 활성은 감소했다.

연구팀은 “기능 관련 모듈의 변화는 특정 균주의 유무뿐만 아니라 장내 생태계 특정 그룹의 크기 등 미묘한 차이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며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다양한 장내 세균총 관련 특징이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트포르민, 효과·부작용에 각각 영향
즉 장내 세균의 변화가 단순히 혈당이상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제2형 당뇨병 진행에도 연관성을 보인다는 것인데 연구팀은 한 발 더 나아가 장내 세균총이 메트포르민의 치료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했다.

메트포르민 치료군(metformin-treated, 93개)과 비치료군(106개)을 비교한 결과 대장균속(Escherichia spp.)이 유의하게 증가했고 인테스티니박터(Intestinibacter spp.)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국가별 분석에서도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장내 지질흡수, 지질다당체(lipopolysaccarride, LPS) 합성에 연관성을 보이는 대장균속의 증가가 궁극적으로 메트포르민으로 인한 복부팽창, 장내 불편감 등 위장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커니즘을 제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 부트레이트 및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 생산기능이 강화됐다는 점에도 무게를 뒀다. Pedersen 교수는 “최근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연구 등 다양한 연구에서는 부트레이트 균주가 cAMP 의존형 메커니즘을 통해 장내 포도당신생(IGN)을 활성화시키고, 프로피오네이트는 문맥 신경시스템과 지방산 수용체인 FFAR3을 통해 IGN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IGN 증가가 혈당 및 간에서의 혈당 생산량·식욕·체중 감소를 통한 에너지 항상성에 혜택을 준다는 것인데 결국 부트레이트균주와 프로피오네이트의 증가가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향후 연구방향은?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장내 세균총과 메트포르민 간 연관성을 평가했고 그 결과 메트포르민의 긍정적인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해주고 있다”며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메트포르민을 적용한 제2형 당뇨병 관리전략에서 장내 세균총의 역할과 혈당조절 및 부작용 관리 측면에서의 영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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