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질환에서 당뇨병
당뇨병은 명실상부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다. 심혈관질환에 대한 비중은 미국심장학회(ACC)·심장협회(AHA) 지질 가이드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ACC·AHA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적절한 스타틴 투여를 위해 환자평가를 강조한다. 환자평가에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LDL 콜레스테롤 70~189mg/dL 여부를 확인한 후 당뇨병이 있으면(40~75세) 중강도 이상의 스타틴을 권고했다. 여기에 10년 ASCVD 위험이 7.5% 이상이면 고강도 스타틴을 투여하도록 했다. 심혈관질환에 대한 당뇨병의 영향이 크다고 본 것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도 진료지침을 통해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환자에 비해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도가 2~4배 높다고 적시했다.

뇌졸중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도 당뇨병은 주요 위험인자로 간주된다. AHA·뇌졸중협회(ASA)는 뇌졸중 1·2차예방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을 주요 위험인자로 제시하며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뇌졸중학회 진료지침에서도 심뇌혈관질환 예방측면에서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물론 심혈관 관련 인자들도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했다.

당뇨병 관리에서 병용요법
궁극적으로 심뇌혈관질환 예방 측면에서 당뇨병의 적절한 관리가 기반돼야 한다는 것인데, 국내 당뇨병의 효과적인 관리전략으로 병용요법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발표되는 연구들에서 한국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능과 저항성 문제를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단일 계열 약물로는 장기간 효과적인 혈당관리가 힘들다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의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에서 2002~2013년 국내 혈당강하제 처방패턴을 분석한 결과는 국내 임상현장에서 병용요법의 비중을 보여준다. 단독요법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2·3제 병용요법의 비중은 높아졌다. 특히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의 병용요법은 점진적으로 처방률이 증가해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두 약물은 임상시험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안전성을 입증했고, 체중에 긍정·중립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강점이다.

DPP-4 억제제와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의 실질적인 효과는 2015년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15)에서 발표된 INICOM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제미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의 초치료 전략을 평가한 이 연구에서 24주 시점 당화혈색소(A1C) 변화는 병용요법군 -2.06%, 제미글립틴 단독군 -1.24%, 메트포르민 단독군 -1.47%로 병용요법의 감소폭이 컸다. A1C 7% 미만, 6.5% 미만 도달률에서도 병용요법의 혜택이 컸다.

혈당변동성 그리고 STABLE

제미글립틴 + 메트포르민 전략은 A1C 감소와 함께 혈당 변동성(glycemic variability) 관리에 대한 효과도 기대된다. A1C, 공복혈당(FPG), 식후혈당(PPG)이 제2형 당뇨병의 최우선 치료타깃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1일 변동폭을 나타내는 혈당 변동성이 클수록 당뇨병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혈당 변동성을 우수하게 조절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혈당조절 효과를 담보하자는 것이다.  

EASD 2015에서 발표된 STABLE 연구(poster #803)에서는 메트포르민 기반 요법에 제미글립틴을 추가했을 때 시타글립틴, 글리메피리드 대비 혈당 변동성 조절의 잠재적인 혜택이 보고됐다. 특히 한국 의료진이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A1C가 7.5% 이상, 체질량지수(BMI)가 20~40kg/㎡이면서 최소 8주간 약물치료를 받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속 혈당 측정방법인 CGMS(continuous glucose monitor system)를 통해 각 치료그룹의 혈당 변동성 값을 얻어냈다. CGMS 데이터에 근거해 기저시점 대비 12주 후 혈당수치 변동 폭을 나타내는 SD(standard deviation)와 MAGE(mean amplitude of glycemic excursion) 값의 변화를 관찰한 것이다.

결과는 12주 시점 제미글립틴군의 혈당 SD값이 23.5mg/dL 낮아져 14.5mg/dL와 11.0mg/dL 감소에 그친 시타글립틴 및 글리메피리드군에 비해 유의한 개선효과를 나타냈다<그림 1>. MAGE 값은 제미글립틴 43mg/dL 대 시타글립틴 39mg/dL 대 글리메피리드 22mg/dL감소로 DPP-4 억제제가 설폰요소제보다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특히 제미글립틴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180mg/dL 이상의 고혈당에 머무는 시간이 글리메피리드 대비 유의적으로 크게 감소해, 혈당을 70~180mg/dL 사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그림 2>.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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