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리팍시민, 소화기질환 치료영역 확장
- 간성뇌증 예방·치료에서 위장관질환까지

항생제 리팍시민이 간질환에 이어 위장관질환에 이르기까지 소화기 전반에 임상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열린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16, ILC 2016)에서 발표된 일련의 리팍시민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전신성·광범위·경구용 항생제 리팍시민이 적응증인 간성뇌증은 물론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염증성 장질환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질환
리팍시민은 간경변 환자의 위장관에서 과도한 암모니아 생성을 감소시키는 기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간성뇌증(hapatic encephalopathy, HE) 예방·치료 등에 적응증이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한편 리팍시민은 넓은 항균범위의 항생제로, 위장관 내 흡수가 매우 적고 국소적으로 작용해 세균이 위장관 점막에 부착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인해 장질환의 새로운 치료선택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독특한 작용기전으로 인해 간경변 외의 질환으로까지 치료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위장관질환
최근에는 리팍시민이 장내세균총의 균형을 조절·유지하는 방식으로 장질환의 증상을 개선한다는 것이 임상연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TARGET 연구를 통해 과민성장증후군(IBS) 환자에서 복부통증 완화 등 증상개선 혜택을 인정받았고, 이러한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한편 이번 EASL 2016에 보고된 전임상 동물실험에 따르면, 리팍시민이 장투과성과 염증마커에 변화를 줘 장내 항상성 유지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관찰됐다.1

간성뇌증
EASL 2016에서는 간성뇌증과 관련한 리팍시민의 새로운 임상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연구에서 락툴로즈에 리팍시민을 더한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그룹은 리팍시민 용량이 높을수록 낮은 용량과 비교해 간성뇌증 역전(3.35일 대 5.41일 P＜0.05)과 함께 전체 증상소실(4.12일 대 6.33일, P＜0.05)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리팍시민 병용요법은 용량에 따라 응급실 체류기간도 단축시켰다(5.7일 대 8.2일, P＜0.05).2

세균 복막염
리팍시민은 자발성 세균 복막염(spontaneous bacterial peritonitis, SBP)의 재발예방에도 여타 항생제 대비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EASL 2016 현장에서 보고됐다. SBP는 중증의 치명적인 간경화 합병증으로, 연간 재발률이 70%대로 2차예방 또한 매우 중요하다.

SBP 이력이 있는 간경변 환자들을 리팍시민 또는 노르플록사신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한 결과, 리팍시민군의 SBP 재발률이 유의하게 낮았다(3.88% 대 14.13%, P=0.041). 사망률 또한 13.74% 대 24.43%로 리팍시만군의 상대위험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P=0.044).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리팍시민 치료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에 미치는 영향 또한 주목받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을 포함한 NAFLD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향적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매일 6개월간 리팍시민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서 체질량지수(BMI), 염증 사이토카인(pro-infalmmatory cytokines), CK-18, ALT, 혈청독소, 인슐린 저항성 등 표지인자들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4

난치성 복수
간경화 환자의 17% 정도에서 난치성 복수(이뇨제-저항성 복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리팍시민 요법이 난치성 복수(refractory ascites)를 동반한 간경화 환자의 치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EASL 2016에서 발표된 단일기관·오픈라벨·전향적 임상연구에 따르면, 난치성 또는 빠르게 재발하는 복수를 동반한 간경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뇨제 치료 대비 이뇨제 + 미도드린(midodrine) + 리팍시민 요법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도드린과 리팍시민 병용요법군의 완전반응률이 78%, 부분반응률 18%, 무반응 4%로 대조군의 15%, 55%, 30%와 차이를 보였다. 병용요법군에서는 또한 단기 생존율이 개선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12.6개월 대 6.6개월, P=0.000).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간경화 환자의 복수를 조절하고 단기 생존율 개선을 위해 기존 표준요법에 리팍시민과 미도드린의 병용을 추가하는 전략이 권고된다”고 밝혔다.5

장내세균 보호효과
EASL 2016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놓고, 전문가들은 “리팍시민의 항균효과에 더해 장내세균 보호효과, 즉 장내세균의 균형을 조절하는 기능이 계속 축적되고 있다”며 “일부 장질환 등에서 리팍시민 효과의 근거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서울의대 김나영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이와 관련해 “리팍시민이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고 손상된 정상 미생물 무리를 회복시키는 등 위막성 대장염 치료에 매우 효과적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장내세균 조절을 통한 위장관질환 치료제로서 리팍시민에 대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게실염,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나 IBS 등의 예방과 치료에 큰 진전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하보니, 간이식 환자 치료결과 ‘만족’

EASL 2016에서 간이식 환자 대상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의 대규모 리얼월드 및 임상연구 데이터가 다수 공개됐다.

TARGET 하위분석 결과, 간이식 환자의 93.6%에서 12주 지속바이러스반응(SVR12)이 달성됐다. 또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대상으로 하보니와 리바비린 병용요법을 관찰한 SOLAR-1, SOLAR-2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간이식 전·후 환자 94%가 SVR12를 달성했다.

TARGET 하위연구는 간이식(229명), 신장이식(31명), 간과 신장을 모두 이식(23명) 후 만성 C형간염 바이러스(HCV)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AA) 치료를 받은 만성 C형간염 환자 283명을 분석한 것이다.

SOLAR-1·2의 하위연구는, 임상연구 기간 중 간이식을 받은 17명을 대상으로 하보니 + 리바비린 치료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유전자형 1a형(11명), 1b형(5명) 4형(1명)으로 구성됐으며, 치료기간은 12주 또는 24주간이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의학부 반준우 전무는 “하보니는 임상연구와 대규모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간이식 환자에서도 우수한 완치율을 기록함으로써, HCV 치료가 필수적인 간이식 전후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

애브비 요법, NS5A 내성 유무 관계없이 GT1에 효과적
애브비 요법(OPr + D: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 다루나비르) 적용 시 치료 전 내성 관련 변이 유무에 관계없이 GT1 만성 C형간염 환자를 전원 완치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EASL 2016에서 발표됐다. 이번 최신 데이터는 종료된 5개의 3상 임상연구를 사후분석한 결과다.

결과는 NS5A 내성 유무에 관계없이 GT1b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은 리바비린 없이 12주간 애브비 요법을 적용할 경우 치료 후 12주 지속바이러스반응(SVR12)이 100%(148명/148명)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GT1a 만성 C형간염 환자들도 치료 전 NS5A 내성 유무에 관계없이 애브비 요법과 리바비린을 병용할 경우 SVR12가 97%에 도달했다.

이 연구에는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뿐만 아니라,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 및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가 모두 포함돼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의 Christoph Sarrazin 박사는 “NS5A 내성 관련 변이 유무에 관계없이 GT1a 및 GT1b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권장요법에 따라 리바비린을 병용하거나 병용하지 않고, OPr + D로 치료 시 높은 지속바이러스 반응에 도달함을 입증했다”며 “이 요법에는 NS5A 억제제인 옴비타스비르가 병합돼 있다”고 밝혔다.
- 박상준 기자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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