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V 유전자형 1·4형 재치료 전략 해답은?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 등장으로 C형간염 치료성적이 개선됐지만, 치료실패사례들은 여전히 보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포스부비르(SOF) + 그라조프레비르(GRZ) + 엘바스비르(EBV) + 리바비린(RBV) 병용전략이 효과적인 재치료 전략으로 제시됐다.

최신연구(late-breaking) 포스터세션에서 발표된 ANRS HC34 REVENGE 연구에서는 DAA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치료 전략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DAA 초치료에 실패한 경우 내성관련변이(RAS)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재치료에 대해서는 명확한 전략이 구축돼 있지 않다”며 연구의미를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SOF + 레디파스비르(또는 다클라타스비르 또는 시메프레비르) 치료전략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SOF + GRZ + EBV + RBV 16주 또는 24주전략을 검증했다. 항바이러스 효과는 4주시점 지속바이러스반응(SVR4)으로 평가했고, 치료반응 및 안전성도 함께 확인했다.

대상환자들 중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 1형 환자는 26명, 4형은 6명이었다. 이들은 NS5A 또는 NS3 RAS를 가지고 있었고, 진행성 간섬유화증이나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NS5A RAS는 24명, NS3 RAS는 2명에서 나타났다. 베이스라인 HCV RNA 수치는 6.1log IU/mL였다.

치료전략을 적용한 결과 모든 환자들은 HCV RNA 타깃수치에 도달했고, 특히 18명은 4주시점에 SVR이 나타났다. 24주시점에서 SVR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들은 간이식을 받았거나 12주시점에서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이었다. 재발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NS5A/NS3 RAS를 동반한 DAA 실패 환자들에게 SOF + GRZ + EBV + RBV 16주전략은 효과적인 치료전략”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안전성에 대해서는 관찰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도 함께 보였다.

LDV/SOF 8주요법 리얼월드서 검증

레디파스비르(LDV)/소포스부비르(SOF) 8주요법이 C형간염 유전자형 1형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최신연구(late-breaking) 포스터세션에서 발표된 리얼월드 분석 연구(LB-18)는 LDV/SOF 치료기간 단축에 힘을 실어줬다.

연구를 발표한 미국 시더사이나이병원 Vinay Sundaram 박사팀은 “ION-3 사후분석 연구에서 LDV/SOF 8주요법이 선택적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 1형 환자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리얼월드 코호트 연구에서도 8주 전략의 지속바이러스반응률은 12주 전략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미 8주요법의 효과가 다수 제시됐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 연구들의 경우 섬유증 단계나 재발에 대한 위험인자를 고려한 일관된 자료는 부족한 상황이어서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8주요법은 권고하지 않고 있다”며 연구배경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리얼월드 자료를 분석해 8주요법의 효과를 12주요법과 비교하고자 했다.

1차분석에서는 TRIO, IFI, Temple University/Burmans’s pharmacy, Kaiser Permanente Southern California 코호트에서 간경변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모든 환자들은 생검을 통한 간섬유화증 단계를 평가했고 과도 탄성검사 등을 시행했다. 2차 분석에서는 문헌 통합검토와 메타분석을 진행, 8주와 12주요법을 비교했다.

1차분석에는 총 868명이 포함됐고, 12명에서 재발이 발생했다. 프로토콜 기반(per-protocol) 분석에서 SVR12는 98.6%였고, 모든 하위그룹에서도 95% 이상이었다. 추가적으로 6개 리얼월드 코호트를 무작위로 분석했을 때 SVR8은 95.2%, SVR12는 97.1%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규모 리얼월드 코호트 메타분석 결과 LDV/SOF 8주요법은 SVR 95% 이상으로 높게 보고됐다”며 “8주요법은 비용절감, 치료접근성에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국내 유전자형 1b형 효과 ‘굿’

엘바스비르와 그라조프레비르(Elbasvir/Grazoprevir) 복합제가 한국인이 포함된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간염(HCV) 환자들에게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C-CORAL로 명명된 이번 연구에서는 치료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형, 4형 또는 6형 HCV 환자를 대상으로 엘바스비르와 그라조프레비르 요법을 평가하는 제3상,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이다.

연구는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초치료 즉시투여군(ITG, 250명)과 위약을 12주간 투여 받은 후 투여한 ‘지연투여군(DTG 86명)’으로 무작위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두 336명이 참여했으며, 국가에 따라 두 개의 코호트로 나눴다. 첫 번째 코호트에는 한국·대만·베트남·태국·호주·러시아 환자가 포함되었고, 두 번째 코호트에는 중국 환자만 포함됐다. AASLD 2016에서 발표된 것은 첫 번째 코호트 결과다.

그 결과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즉시투여군 환자의 92.8%(232/250명)가 SVR12에 도달했다. 유전자형 1a형의 경우 88.5%(23/26명), 유전자형 1b형은 98.9%(185/187명)였다. 또한 유전자형 4형과 6형은 각각 100%(2/2명)와 62.9%(23/35명)로 나타났다.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18명으로 대다수가 유전자 6형 환자(13명)였으며, 그 사유로는 재발, 치료 중 실패 등으로 관찰됐다.

이번 연구에서 이상반응은 대체로 유사했고 정상 상한치 5배를 초과하거나 베이스라인보다 높은 ALT 상승 발생률은 즉시투여군에서 0.8%, 지연투여군에서 2.3%였다.

연구팀은 “한국인과 러시아인이 포함된 유전자형 1·4형 HCV 환자들에게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는 매우 좋은 내약성과 효과를 보인다”면서도 “다만 유전자 6형 환자에게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평했다.

HCV 3D 복합제 아시아인 100% 완치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와 다사부비르로 구성된 만성 C형간염 복합제(이하 3D)가 아시아 환자들에서도 강력한 완치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형 1b형 HCV 환자 중 대상성 간경변증(Child-Pugh A)을 동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ONYX-II 연구결과다.

이 연구에는 치료경험이 없거나 기존 치료에 실패한 한국, 중국, 대만 환자가 참여했는데 12주간 3D + 리바비린으로 치료한 결과, 지속바이러스반응(SVR12)이 100%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했던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허정 교수는 “한국 등 아시아인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로 유전자형 1b형 HCV 환자 중 치료가 힘든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가 기존 치료 경험·실패 여부와 상관없이 경구 치료제 전략으로 특별한 부작용 없이 C형간염이 치료된 중대한 임상효능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유해사건은 혈중 빌리루빈 증가(25%), 가려움증(15%), 빈혈(14%)이었다. 심각한 이상반응이 4%의 환자에서 보고됐는데, 평가결과 DAA 치료제와는 관련이 없었다.

NASH 신약 GS-4997 2상임상 청신호

비알콜성지방간(NASH) 치료 후보물질인 GS-4997의 2상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GS-4997은 세포자살을 일으키는 단백질(Apoptosis Signal-Regulating Kinase, ASK1)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현재 단독 또는 심투주맙(simtuzumab)과 병용 등 다양한 조합을 통해 최대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중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심투주맙과 GS-4997 두 가지 용량(18mg과 6mg)을 각각 병용했을 때 심투주맙 단독 대비 섬유화 개선도(1단계 이상 개선)를 관찰했다. 관찰기간은 24주였다.

대상환자는 생검상 확인된 NASH(NAFLD Activity Score[NAS] ≥5) 진단과 섬유화(F2-3)가 확인된 환자들이었다. 연구에는 모두 72명의 환자가 참여했지만, 이번 1차분석에는 47명만 포함시켰다.

연구결과, GS-4997과 심투주맙 병용요법은 심투주맙 단독에 비해 모두 섬유화 개선효과가 뛰어났다. GS-4997 18mg + 심투주맙 병용군, GS-4997 6mg + 심투주맙 병용군, 심투주맙 단독군 각각 개선율은 55%, 32%, 13%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간경변증 진행이 확인된 환자는 GS-4997 18mg + 심투주맙 병용군에서 0%였던 반면 GS-4997 6mg + 심투주맙 병용군에서는 11%였다. 또한 MRE상 관찰된 간경직도가 15% 이상 감소된 비율은 각각 23%와 35%였으며, 심투주맙 단독군에서는 개선이 관찰되지 않았다.

NASH 치료제 ‘세니크리비록’ 실패했지만 여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세니크리비록(cenicriviroc)의 후기 2상임상의 구체적인 결과가 공개됐다. 세니크리비록은 미국 토비라사가 개발한 약물로, 지난해 4월 동아ST가 라이센스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기대했던 연구가 실패하면서 신약탄생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현재는 복합제로 전환 개발 중이다.

세니크리비록은 CCR2/CCR5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연구에서 항염증과 항섬유 작용을 확인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간섬유화가 진행된 성인을 대상으로 NASH와 간섬유화 치료에 효과를 관찰하는 2상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289명의 환자는 NASH 활성점수(NAS)가 4점 이상이었고, 간섬유화(stages 1-3 NASH CRN)를 동반하고 있었다. 또한 당뇨병 또는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었다.

전체 환자 중 52%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72%가 대사증후군 환자였다. 또한 74% 환자가 NAS 5점 이상이었고, 67%가 섬유화 단계 2~3이었다. 평균 체질량지수는 34kg/㎡으로 고도비만 환자도 포함됐다.

1년째 생검을 통해 NAS 2점 이상 개선 경험과 섬유화 악화가 더 이상 없는 환자 비율(1차 종료점)을 평가한 결과 세니크리비록군과 위약군 간 차이는 없었다. 각각의 비율은 16%와 19%로 통계적인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P=0.519). 또한 2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지방간염 완전치료 경험과 섬유화 악화가 없었던 비율은 각각 8%와 6%로 차이가 없었다.

다만 또 다른 2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섬유화 1단계 이상 개선경험과 지방간염 악화가 없는 환자 비율에서는 각각 20%와 10%로 차이가 벌어졌으며, 통계적 유의성도 관찰됐다(P=0.023).
추가로 진행된 하위분석에서는 간기능 상태가 나쁜 환자일수록 세니크리비록의 개선효과가 감지됐다.

베이스라인에서 NAS 5점 이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섬유화 1단계 이상 개선경험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세니크리비록군과 위약군 각각 24%와 10%로 차이를 보였고(P=0.013), 베이스라인에서 2등급 이상의 간세포 풍선변형(hepatocellular ballooning grade)을 보였던 환자들의 섬유화 개선비율도 각각 28%와 9%로 차이를 보였다(P=0.006).

그 밖에 베이스라인에서 간섬유화(fibrosis) 1단계인 환자군에서는 차이가 없었고, 2~3단계인 환자군에서 섬유화 개선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IL-6, hs-CRP과 피브리노겐 레벨도 세니크리비록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번 연구에서 2% 이상 나타난 약물 관련 2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은 세니크리비록군에서 피로(2.8%)와 설사(2.1%)였으며, 위약군에서는 두통(3.5%)이었다.

연구팀은 “NAS 2점 이상 개선과, 섬유화 악화가 없었던 평가(1차 종료점)에서는 차이가 없었지만 간섬유화가 1단계 이상 개선을 기준으로 잡았던 2차분석에서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중요한 점은 간질환 상태가 나쁘거나 간섬유화 단계가 많이 진행될수록 좋은 치료효과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스타틴,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 사망률 55% 낮춰

스타틴이 알코올성 간경변증(alcoholic cirrhosis) 환자의 사망위험을 최대 55%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콜성 간경변증은 진행성 간질환 중 하나로 알콜의 지나친 흡수로 인해 간에 상처가 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경도 간경변증 또는 대상성 알코올성 간경변증(compensated alcoholic cirrhosis, CAC) 환자의 경우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비대상성 알콜성 간경변증(decompensated alcoholic cirrhosis, DAC) 환자의 경우 간간히 황달, 내출혈, 체액저류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의 치료법은 기대여명을 조금 개선하는 것인데 그 효과가 미미하다. 궁극적인 방법은 간이식이지만 공여자의 제한으로 일부 환자만 가능하고, 이식 기술과 뛰어난 경험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아직 치료받는 환자는 많지 않다.

이 중 스타틴 요법은 간경변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증에서 간내 혈관내피세포(Hepatic sinusoidal endothelial cells)의 기능저하 및 산화질소생성의 감소는 간내 압력을 증가시키는데, 스타틴 제제들은 간내 혈관 항상성에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2015년 Am J Gastroenterol에는 대만 건강보험 데이터를 통해 B형간염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가 간경변증 및 비대상성 간경변증의 진행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고용량및 장기간 스타틴 사용에서 더욱 큰 효과를 나타냈다는 보고도 있다.

덴마크 Hvidovre의대 Ulrich Christian Bang 교수팀이 덴마크 국가데이터(Danish Nationwide Databases) 분석을 통해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스타틴을 투여하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연구팀은 1995~2010년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단받은 1만 7424명의 데이터 베이스를 분석했고, 이들을 대상성 또는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로 나눴다. 또한 이들의 스타틴 사용률이 각각 7.1%와 5.7%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스타틴 복용환자를 대상성과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군으로 나누고 각각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군과 매칭했다. 관찰결과,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48%가 사망했고 또한 비대상성 환자 중 50%가 사망했다. 1000명-년당 사망발생 수는 각각 172건과 218건으로 분석됐다.

이를 스타틴 복용 여부에 따라 분석한 결과,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스타틴을 복용했을 때 1000명-년당 사망발생이 88건이었고, 복용하지 않았을 때는 200건으로 통계적으로 스타틴을 복용할 경우 사망위험을 55% 더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HR 0.45,  p＜0.0001).

이와 함께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에도 스타틴을 복용했을 때에는 1000환자-년당 사망발생건이 142건인 반면에 복용하지 않았을 때는 240건으로, 스타틴 복용 시 40% 사망 감소효과가 관찰됐다(HR 0.60,  p＜0.0001).

연구팀은 “이 연구는 스타틴이 알코올성 간경변증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결과”라면서 “스타틴과 간경변증의 상관관계를 풀어줄 다음 단계는 위약대조 무작위 연구”라고 설명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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