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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초기 집중치료에 장기적 임상혜택 내다봐야UKPDS·VADT·ADVANCE 장기관찰 legacy effects 발현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7.02.26 20:36
  • 호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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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명의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있다. 한 환자는 당뇨병 진단시점부터, 즉 초기에 고혈당을 적극·성공적으로 조절하다가 시일이 흐를수록 순응도 문제로 손을 놓았다. 또 다른 환자는 당뇨병 이환기간이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적절히 혈당조절에 임하지 못하다가 표적장기손상 등 이상징후가 나타난 후부터 집중적으로 혈당을 조절했다.

당뇨병의 궁극적인 위험인 혈관합병증 예방에 있어 두 환자의 최종 예후는 어느 쪽이 더 나을까? 엄격히 말하자면 둘 모두 정상적인 치료를 받았다고는 볼 수 없다. 고혈당 환자의 혈관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신속하고 지속적인 혈당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환자는 당뇨병 이환 후 어느 한 시점에서 혈당조절이 이뤄졌을 뿐 전반적으로 일관된 관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두 사례 중에 궁극적인 예후개선의 경우를 꼽자면 초기에 혈당을 집중조절한 쪽으로 무게가 기운다. 문제는 혈당조절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혈당조절에 적극 임했다 해도 그것이 언제였느냐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혈관합병증 예방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

고혈당 초기 집중조절
당뇨병 환자에서 초기에 이뤄지는 집중적 혈당관리가 장기적으로 혈관합병증 개선을 가져온다는 점은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보고돼 왔다. 학계는 이를 ‘legacy effects’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사기억(metabolic memory)이라고도 하는데, 고혈당 발생 시 발현되는 일련의 체내 세포단백질 이상반응이 기억으로 고착돼 향후 합병증 이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단 대사기억이 자리를 잡은 후에는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한다 해도 폐해를 돌이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혈당 노출이 장기화되면서 합병증 원인물질이 축적되고 여타 위험인자와의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합병증 위험은 더욱 커진다.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당뇨병 이환기간이 오래됐다는 것은 죽상동맥경화증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이 시점에서 혈당조절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단기간에 상황을 역전시키기 힘들다. 역으로 초기의 집중 혈당조절을 통해 대사기억을 차단하거나 늦출 경우 당뇨병 합병증 역시 지연이나 예방이 가능하다.

제2형 당뇨병 대사기억
UKPDS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조절의 legacy effects를 규명했다. 신규 당뇨병 환자에서 생활요법과 약물을 통한 적극적 혈당조절의 합병증 예방결과를 비교한 결과, 10년 관찰기간 동안 메트포르민 치료그룹에서 당뇨병 관련 종료점의 상대위험도(32%, P=0.002)와 더불어, 심근경색증(39%, P=0.010)·당뇨병 원인 사망(42%, P=0.017)·전체 사망률(36%, P=0.011) 등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UKPDS가 완료된 후 또 다른 10년간은 내원과 설문을 통해 생존자들의 대혈관·미세혈관합병증 및 사망에 대한 모니터링이 실시됐다. 두 그룹의 특정 치료방법 차이는 유지되지 않고 관찰만이 진행됐으며, 이로 인해 과거 시험군과 대조군의 당화혈색소(A1C) 차이는 모니터링 시작 1년 후 소실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 완료시점에서 메트포르민 치료 생존자 그룹은 당뇨병 관련 종료점(21%, P=0.01), 심근경색증(33%, P=0.005),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27%, P=0.002) 등에서 보다 큰 혜택을 유지했다.

VADT 10년관찰
대사기억 가설은 VADT 연구에서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5년 치료·관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집중 혈당조절 그룹의 심혈관사건 아웃컴이 혈당조절 혜택이 사라진 5년 추가관찰에서 표준조절군 대비 우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VADT 5년관찰을 주도했던 연구진은 종료 이후 심혈관합병증 임상혜택의 변화를 보기 위해 전체의 92.4%에 해당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5년 더 확대해 관찰했다. 본 연구와 확대기간을 합쳐 중앙값 9.8년, 최대 11.8년까지 관찰이 이뤄진 것.

집중조절군과 표준조절군의 A1C 차이는 VADT 본 연구기간 동안 1.5%(6.9% 대 8.4%)였으나, 종료 후 3년까지 0.2~0.3% 포인트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찰결과는 집중조절군의 심혈관합병증 상대위험도가 표준조절군에 비해 17%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83, P=0.04).

연구팀은 “10년에 가까운 관찰결과, 5.6년간 혈당 집중조절이 이뤄졌던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연간 인구 1000명당 8.6건의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ADVANCE-ON
ADVANCE-ON은 ADVANCE 연구의 5년에 더해 5년 더 환자들을 확대관찰한 결과다. 총 10년을 보았더니, 혈당치료에서는 글리클라지드 집중조절군의 말기 신부전(ESRD) 위험이 46%(P=0.007) 감소하면서, 신장 관련 임상혜택이 장기적으로 유지·개선됐다.

ADVANCE-ON의 신장질환 관련 분석결과를 보면, 글리클라지드의 신장기능 보호효과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ADVANCE 본 연구에서 글리클라지드군의 말기 신장질환 위험은 표준요법군 대비 65% 낮았다. 5년을 더 관찰한 10년결과는 말기 신장질환 상대위험을 46%까지 낮추며 유의한 차이를 지속했다(hazard ratio 0.54, P<0.01).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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