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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퇴치 가속화
  • 임세형 기자
  • 승인 2017.05.26 17:06
  • 호수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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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World TB day)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을 세계적인 주요 전염성 질환으로 지적하며 퇴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강조해 왔다. 올해 WHO가 제시한 주제는 ‘결핵 퇴치를 위한 통합(United to End TB)’이다. 지난해 주제를 연계한 것으로 결핵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을 주문한 것이다.

결핵은 WHO 10대 사인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통계에서 새로 발병한 환자는 1040만명, 사망자는 180만명으로 집계됐다.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가 전체 결핵 발생률의 60%를 차지하며 소아결핵 환자도 100만명, 사망한 환아는 17만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역시 결핵의 굴레를 벗지 못한 국가 중 하나다. 질병관리본부의 2009~2015년 결핵 발생현황 자료에서 결핵 환자수는 2011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결핵환자수는 2015년 4만 847명(10만명당 80.2명)에서 2016년 3만 9245명(10만명당 76.8명)으로 4% 감소했고, 새로운 결핵환자도 각각 3만 2181명(10만명당 63.2명)에서 3만 892명(10만명당 60.4명)으로 4.3%가량 감소했다. 결핵 사망자 역시 감소해 질병관리본부의 2016년 결핵환자 신고현황에서는 2014년 2305명에서 2209명으로 4% 감소했다.

하지만 퇴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WHO가 2016년 OECD 가입국과 비교한 자료에서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2014년 기준 10만명당 86명, 사망률은 3.8명으로 2013년도 90명과 4명보다는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다음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국가는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였는데 두 국가 모두 10만명당 3명 미만이었다. 발생률도 각각 10만명당 49명, 20명으로 우리나라와 큰 격차를 보였다.

다제내성결핵과 광범위내성결핵
이런 상황을 지적하며 WHO는 2030년까지 결핵을 퇴치수준까지 낮추겠다며 2015년 대비 결핵 발생률을 80%, 사망률은 90% 감소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결핵이 사회적 낙인, 차별, 의료기관 접근성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의료 및 정책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관심도 강조했다.

하지만 ‘2030년 결핵 퇴치’ 달성을 위해서는 임상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진단·치료전략의 보강이 필요하다. 2000~2015년까지 4500만명을 치료한 가운데 “결핵 발생률은 2000년 이후 연간 평균 1.5% 감소했지만 2020년 목표인 4~5% 수준으로 감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특히 WHO는 다제내성결핵(MDR-TB)과 광범위내성결핵(XDR-TB)에 무게를 두고 진단에서 객담도말검사(sputum smear microscopy)와 함께 1차 치료전략인 리팜피신 내성 여부도 평가할 수 있는 Xpert MTB/RIF를 진단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MDR-TB의 임상적 심각성에 무게를 두고 3개의 내성검사도 제시했다.

WHO는 MDR-TB를 강력한 1차 치료약물인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피신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로 정의하며 2차 치료전략으로 대체하도록 했고, XDR-TB는 2차 치료약물에도 반응이 없는 경우로 정의했다. 하지만 MDR-TB는 물론 XDR-TB에 적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전략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MDR-TB는 48만명, MDR-TB는 이 중 9.5%에 해당한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MDR-TB의 경우 52%, XDR-TB는 28%에 불과하다.

델라마니드·베다퀼린

이런 가운데 50여 년 만에 새롭게 제시된 결핵치료제인 델라마니드(delamanid)와 베다퀼린(bedaquline)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모두 MDR-TB에 적용할 수 있는 약물로 3차 약물분류에 해당한다. 국경없는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s)는 세계 결핵의 날에 발표한 논평에서 “델라마니드와 베다퀼린이 MDR-TB 치료기간을 9개월로 단축하고 주사를 맞을 필요도 없어 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가톨릭의대 강지영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새로운 치료제는 모두 기존 치료에 추가적으로 사용했을 때 10~20% 더 높은 배양음전율을 보여준다”면서 “무엇보다도 모두 경구용이라서 다제내성환자들이 비교적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단 기존 리네졸리드보다 효과가 낮다는 점은 논의되고 있는 부분이다. 강 교수는 “리네졸리드는 다제내성결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해외 연구에서 강력한 효과를 확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MDR-TB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2상임상을 진행했는데, 실패한 기존 처방에 리네졸리드를 추가했을 때 치료 6개월째 87% 환자에서 배양이 음전됐고 치료종결 후 1년간 추적관찰에서도 재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심각한 혈액학적 및 신경학적 부작용이다. 해외 및 국내연구에서 약물 투여 환자의 83%가 경험했고, 용량이 높을수록 증가한다. 위험과 혜택을 따져 처방해야 하는 불편한 약물이라는 점에서 델라마니드와 베다퀼린이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임상적용의 효용성에 무게를 뒀다.

- 델라마니드
델라마니드는 니트로이미다졸(nitroimidazole) 계열 약물이다. 결핵균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미콜산(mycolic acid) 생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기존 항결핵제와 교차내성을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14년 국내 허가를 받고 2015년 11월 1일자로 급여 출시됐다. 1회 100mg을 1일 2회 식사와 함께 24주간 복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델라마니드에 대한 임상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WHO는 결핵 치료에서 새로운 약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가이드라인에 추가한 바 있다. 주요 근거는 MDR-TB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임상(NEJM  2012;366-2151-2160)이다. 무작위 위약대조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MDR-TB 환자 481명을 델라마니드 100mg 1일 2회군(161명), 200mg 1일 2회군(160명), 위약군으로 분류해 병용투여를 진행했다. 2개월 시점에서 객담 배양을 통한 음전율을 평가한 결과 델라마니드 100mg 1일 2회군에서 45.4%, 200mg 1일 2회군에서 41.9%, 위약군은 29.6%로 나타났다.

연구 종료 후 환자들의 아웃컴과 사망률을 관찰한 연구(Eur Respir J 2013;41:1393-1400)에서는 델라마니드를 6개월 이상 투여한 군에서 아웃컴 개선율이 74.5%였고 2개월 이하 투여군에서는 55%로 나타났다. 사망률은 6개월 이상 투여군에서 2개월 이하 또는 비치료군 대비 1% 낮았다. 이런 효과는 XDR-TB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한편 심전도 평가에서는 QT 연장이 나타났다. 이로 인한 임상적 유해사건은 없었지만, 델라마니드군에서 유의하게 나타난 만큼 관찰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베다퀼린
베다퀼린은 디아릴퀴놀론(diarylquinoline) 계열 약물로 결핵균(마이코박테리아) 에너지 생산에 필수적인 ATP 합성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특히 내성 결핵균에도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국내에서 2014년에 허가를 받았고, 2015년 5월에 급여승인을 받았다. 총 투약기간은 24주로 처음 2주는 베다퀼린 400mg을 1일 1회, 이후에는 1주 3회 전략으로 48시간 간격을 두고 200mg 투여한다.

베다퀼린 전략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로는 2상임상(NEJM 2009;360:2397-2405)이 제시돼 있다.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으로 MDR-TB로 진단받은 47명을 베다퀼린군과 위약군으로 나눴다. 베다퀼린군은 2주간 1일 1회 400mg, 이후 6주간 1주 3회 200mg을 투여했다. 모든 환자들은 결핵 치료 2차 전략과 병용했다.

1차 종료점은 객담 배양을 통한 음전율이었다. 평가결과 베다퀼린군은 위약군 대비 음전까지 소요시간을 11.8배 단축시켰다. 음전율도 베다퀼린군 48%, 위약군 9%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대부분 유해사건은 경증~중등증이었고, 오심(nausea)만 유의하게 베다퀼린군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2상임상 참가자들을 2년까지 추적관찰한 연구(Antimicob Agents Chemother. 2012;56:3271-3276)에서도 베다퀼린의 유효성이 확인됐다. 24주 이상 관찰했을 때 베다퀼린은 위약 대비 객담 배양 음전까지의 시간을 2.253배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심 이외의 유해사건 발생률은 유사했다.

에탐부톨 및 에티오나미드 내성을 제외했을 때 내성발생률은 베다퀼린군에서 1건(4.8%), 위약군에서는 5건(21.7%)으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오플로사신 내성은 각각 0건, 4건으로 나타났다.

한계와 부작용
델라마니드와 베타퀼린이 편리하고 효과가 뛰어난 신약이지만 아직 한계는 남아 있다. 우선 부작용 측면에서는 QT 간격을 연장시킨다는 신호가 있다. 따라서 기존의 심장병 이력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든지 QT 간격과 관련이 있는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만일의 사태를 위해 퀴놀론계 약제와 병용할 때는 QT 연장 위험이 높은 목시플록사신보다는 레보플록사신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강 교수는 “QT 연장이 부정맥 등으로 진행되는 사례는 나타나지 않아 안전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장애인데 6개월만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이 문제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응증 역시 아직은 한계점이 있다. 우선 성인에만 쓸 수 있고 폐외 결핵, 잠복결핵, 약제 감수성 결핵, 비결핵항상균 폐질환 치료, 24주 초과 사용에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두 약제를 직접 비교하거나 장기적 임상적 효능을 평가한 연구 또한 없어 맞춤치료 측면에서 접근하기에도 제한적이다.

강 교수는 “베다퀼린은 클로파지민과의 교차내성이 보고된 만큼 과거 사용한 적이 있다면 델라마니드를 권고하고 저알부민혈증이 있다면 QT 연장 위험이 있어 베다퀼린이 권고된다”며 “약제 간 내성도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익과 위험을 신중히 고려해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ROI 2017
지난 2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감염 학술대회(CROI 2017)에서는 MDR·XDR-TB 관리전략에 대한 연구들이 다수 발표됐다. 현재 가용할 수 있는 관리전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과제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소아 MDR-TB, 진단부터 치료까지 난제 가득
남아프리카 스텔렌보스대학 H. Simon Schaaf 교수는 CROI 2017에서 소아 MDR-TB 관리의 과제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소아 결핵환자에서 임상 진행 양상의 확인과 세균 샘플 획득이 어렵다는 점이 MDR-TB 진단의 장벽으로 간주된다.

2014년 시점에서 MDR-TB로 발전한 소아 환자는 2만 5000여 명으로 집계됐지만, 이는 1990~2014년 적절하게 치료받은 환자만 추산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DR-TB 치료의 원칙은 성인과 소아가 동일하지만 소아의 특징을 고려한 치료전략이 필요하다. 소아 MDR-TB에서도 2차 치료약물을 적용할 때 소아를 대상으로 한 약물역동학 및 안전성 연구를 근거로만 적정용량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아에서는 결핵 뇌수막염 등 폐외 결핵이 흔하지만 소아에게 초점을 맞춘 약제는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Schaaf 교수는 소아 MDR-TB의 치료 성공률이 여러 연구에서 78~91%로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나타난 54%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일반적으로 청소년 및 성인보다 소아에서 바이러스양이 적기 때문인데, 그는 “MDR-TB 치료에서 더 적은 개수의 약물로 짧은 기간 투여해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찰연구들에서는 주사제를 포함한 짧은 기간의 치료전략이 비중증환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델라마니드와 베다퀼린은 현재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소아 결핵 치료에서 주요한 약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와 함께 “플루오로퀴놀론 또는 새로운 항결핵약물을 대상으로 한 여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임상시험에 돌입한 약물들도 있다. 향후 국제적인 정책과 임상현장의 전략이 바뀔 여지가 있다”며 향후 소아뿐만 아니라 전체 결핵 관리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 프레드니손 전략과 TB-IRIS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대학 Graeme Meintjes 교수는 프레드니손을 활용한 결핵 관련 면역재구성염증증후군(TB-IRIS) 관리전략을 평가한 연구를 발표했다. 결핵 초기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시행하면 CD4 세포수가 낮은 환자의 사망 위험은 낮출 수 있지만, TB-IRIS 위험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Meintjes 교수팀은 프레드니손이 TB-IRIS 치료에 사용될 때 증상을 감소시킨다는 점에 착안, 역설적으로 TB-IRIS 위험이 증가하는 환자에 대한 예방효과를 평가했다.
1:1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와 함께 프레드니손 40mg/day를 2주, 이후 20mg/day를 2주간 함께 투여했다. 대상환자들은 ART 초치료 대상인 TB-IRIS 고위험군이었다(30일 이내 결핵 치료를 시작하고 CD4 세포수 ≤100/㎕인 이들). 리팜피신 내성, 신경학적 결핵, B형간염 항원 양성, 결핵치료에 임상적 반응이 좋지 않은 이들은 배제했다. 1차 종료점은 TB-IRIS 발생이었다.

240명의 환자가 등록했다. 평균 연령은 36.8세, 60%가 남성이었고 평균 CD4 세포수는 49/㎕, HIV RNA는 33만 7775copies/㎖였다. 미생물학적으로 결핵이 확인된 환자는 175명이었다. 18명은 추적관찰에 실패했다.

12주 치료결과 TB-IRIS 발생률은 위약군에서 46.7%, 프레드니손군에서 32.5%로 프레드니손군의 위험이 30% 낮았다(RR 0.70, 95% CI 0.51-0.96). TB-IRIS 치료를 위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open-label)가 필요한 환자는 위약군에서 28.3%, 프레드니손군에서 13.3%로 프레드니손군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비율이 53% 낮았다(RR 0.47, 95% CI 0.27-0.83).

이 외 모든 원인으로 인한 입원은 27건 대 17건, Grade 3의 유해사건은 45.5% 대 29.4%로 프레드니손군에서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단 grade 4의 유해사건은 유사했다. 연구팀은 “TB-IRIS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ART 4주 치료 동안 프레드니손 병용전략은 TB-IRIS 위험을 30%,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율을 53% 낮췄고, 감염 또는 종양에 대한 과도한 위험은 없었다”고 정리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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