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는 올해 업데이트 가이드라인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정의부터 환자분류, 환자분류에 따른 치료전략에 이르기까지 틀을 바꿨다. GOLD 가이드라인의 변화는 COPD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국내 임상현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COPD 진료지침위원장인 가톨릭의대 안중현 교수(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이전까지 국내 진료지침은 국제적인 흐름과 통일된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번 GOLD 가이드라인 내용은 국내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거리감이 있다”며 관련 내용에 대한 국내근거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이전 GOLD 가이드라인과 국내 진료지침의 차이는?
국내 COPD 진료지침과 이전 GOLD 가이드라인은 큰 틀에서는 궤를 맞춰왔다. 물론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는 있었다. COPD 진단에 적용하는 1초강제호기량(FEV1) 기준은 GOLD에서는 50%,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60%로 상향제시했다.

환자군 분류도 GOLD에서는 A·B·C·D와 같이 4개군으로 분류했고,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가·나·다 3개군으로 재편해 권고했다. 하지만 큰 틀에서 환자의 증상과 전년도 악화력(history of exacerbation), FEV1 등 폐기능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이에 따른 치료전략 분류도 크게 차이가 없었다.

- 이번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FEV1을 주요 평가기준에서 배제했다. 이로 인한 영향은?
 우선 환자평가 부분에서 FEV1을 뺏기 때문에 mMRC, CAT 등 호흡기 증상과 악화력만으로 환자를 구분해야 한다. 환자분류 자체는 A·B·C·D 4개군으로 하지만 대상 환자군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FEV1이 치료전략뿐만 아니라 보험체계에서도 평가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또 국내 40세 이상 환자에서 선별검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GOLD에서는 FEV1의 제한점에 무게를 두면서 환자평가의 보조적인 역할로 정리했지만,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 치료전략에서는 LABA + LAMA 전략이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의 역할은 축소시킨 반면 지속성 베타-2작용제(LABA)와 지속성 항콜린제(LAMA) 병용요법 또는 복합제는 주요 치료전략으로 권고하고 있다.

COPD 치료에서 LAMA가 효과적인 치료로 대두된 이후 LABA + LAMA가 LABA + ICS보다 소폭이나마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됐다. 게다가 다수의 LABA/LAMA 복합제가 나온 가운데 LABA + LAMA 전략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ICS의 경우 일부 만성 기도질환 환자에서 폐렴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 GOLD에서는 ICS의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본다.

하지만 천식-COPD 중복증후군(ACOS)의 경우 LABA + LAMA 병용전략으로만 관리할 수는 없다. ICS도 여전히 임상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국내 진료지침의 방향은?
국내 진료지침은 올해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추계학술대회의 공청회를 목표로 근거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진료지침의 챕터를 분류했고 PICO(Population-Intervention-Control Outcome) 방식으로 실질적인 임상적 질문을 도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근거기반 진료지침이기 때문에 UPLIFT, TOUCH 연구 등 주요 근거와 함께 GOLD를 비롯한 유럽호흡기학회(ERS), 미국흉부학회(ATS) 가이드라인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KOLD, COCOS 등 국내 COPD 코호트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 ACOS는 어디까지 정리돼 있나?
ACOS에 대한 내용은 GOLD·세계천식기구(GINA)가 공동으로 발표한 내용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진료지침에 명시된 내용에 중지가 모여 있다. 하지만 최근 GINA 가이드라인에서 ACOS에서 ‘증후군’ 단어를 삭제한 것처럼 완전하게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또 전반적인 정의도 아직 논의 여지는 남아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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