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경병증 임상증상부터 귀기울여야”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진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의 임상증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의대 박태선 교수(전북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올해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발표연자로 나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조기진단과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을 알렸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에서 자주 관찰되는 합병증이다. 전체 당뇨병 환자에서 유병률은 50% 이상이고, 치료가 필요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20%에 달한다. 즉 환자들이 호소하는 각종 증상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치료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신경병증 증상은 통증이 있는 경우와 신경섬유 손상으로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통증이 있는 증상은 아프다, 감각이 이상하다, 화끈거린다, 시리다 등의 표현을 한다. 이러한 신경병증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양상의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통증 때 호소하는 용어와 다른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통증이 없는 증상은 저린감, 무감각, 쥐가 남 등을 호소하는데 이런 증상은 다른 원인에 의해 말초 신경병증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다른 원인을 배제한 후에 진단해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외 지침서는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 후 5년부터,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당뇨병성 신경병증 선별검사를 매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선별검사로는 MNSI 설문조사와 10g 모노필라멘트 검사, 진동감각 검사, 발목반사 검사를 이용한다.

반면 신경과 위주의 학계에서 필수로 권하는 신경전도속도 검사(NCV 검사)는 말초 신경병증 진단 및 감별에 도움을 줄수 있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에서 흔한 소신경 등의 병변은 오히려 선별이 안 되고 시간과 비용, 검사자 숙련도 등의 제한으로 국내 임상에서는 널리 이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http://dx.doi.org/10.4093/jkd.2012.13.3.115).

박 교수는 질환 메커니즘이 까다로운 만큼, 치료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현재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치료는 근본적인 혈당조절을 바탕으로 병인치료와 대증요법으로 나뉜다. 혈당조절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1차적 예방효과뿐만 아니라 증세를 완화시키고,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고혈당뿐만 아니라, 혈당변동도 증상악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만성적으로 지속적인 진행을 나타내는 소모성 질환으로 환자의 신경손상을 막고 예방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다른 만성 합병증과 마찬가지로 고혈당에 의한 신호전달체계에 영향을 주는 경로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격한 혈당조절을 통한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것만으로 신경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병인치료와 대증요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병인치료에서는 여러 기전에 따라 다양한 약물들이 연구 및 처방되고 있다. 박 교수는 “아직까지 어떤 약물 하나로 완벽히 통증을 차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동일한 원인의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라도 통증의 병인이 매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나타나고, 약물 반응률도 높지 않은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경로의 통증관리를 위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항산화제인 알파 지방산과 감마리놀레산, 경구용 치옥타시드 등이 권고되고 있다. 단독요법으로 부분적인 효과를 보이는 경우에는 병합요법도 권고되고 있다. 다만 병합요법은 약제 간 상호작용, 복잡한 용량조절 문제, 부작용 증가 위험성이 있어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혈당조절, 병인치료, 통증에 대한 대증치료의 세 가지 방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환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병력청취를 통해 임상증상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파글리플로진 4제요법 검증
충북대병원 연구팀은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을 포함하는 4제요법의 혈당조절 효과 검증결과를 발표했다. 3개 혈당강하제 요법(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DPP-4 억제제)에도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 10mg 추가 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유효성 변수는 24주시점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당화혈색소(A1C)의 변화를, 안전성은 부작용 위험을 관찰했다.

24주시점에서 다파글리플로진 4제요법군의 혈당이 기저시점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다. 평균 A1C의 변화는 기저시점에서 24주시점까지 -1.08±1.12%였다. 식후혈당과 공복혈당은 각각 -44.46±67.79mg/dL과 -49.26±60.18mg/dL씩 변화가 있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에서 중증 부작용 위험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3제 혈당강하요법으로도 혈당조절이 충분치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 추가요법이 효과적이며 내약성도 좋았다”고 밝혔다. 다파글리플로진은 현재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또는 설폰요소제와 초기 병용요법, 메트포르민 또는 설폰요소제와 2제요법, 인슐린과 2제요법, 메트포르민 및 설폰요소제와 3제요법, 인슐린 및 메트포르민과 3제요법 시 보험급여가 인정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SGLT-2 억제제, 간기능 개선에도 효과적
순천향대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은 당뇨병치료제의 간기능 개선효과에 관한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제2형 당뇨병과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이 상호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가운데, 당뇨병치료제를 통해 혈당과 함께 간기능 지표까지 개선할 수 있을지 들여다본 결과다.

연구팀은 NAFLD와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에서 혈당과 체중조절 효과를 겸비한 SGLT-2 억제제 치료 시 혈당은 물론 간기능 지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상환자들은 제2형 당뇨병과 NAFLD가 동반된 상태로 ALT 수치가 40IU/L 이상으로 높았다. 이들 환자를 SGLT-2 억제제(메트포르민 + SGLT-2 억제제) 또는 대조군(메트포르민 + 다른 혈당강하제)으로 나눠 6개월 이상 치료·관찰했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치료 6개월 후 평균 ALT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P=0.040). ALT 수치가 정상화된 환자의 비율도 SGLT-2 억제제군에서 유의미하게 높았다(P=0.032). SGLT-2 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그룹에서는 체중이 더 감소했는데, 연구팀은 SGLT-2 억제제의 혈당·체중조절 효과가 간기능 지표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제2형 당뇨병과 NAFLD  동반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치료를 통해 간효소 수치의 이상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주1회 지속형 GLP-1 제제 유효성 확인
주1회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인 둘라글루타이드의 혈당조절 효과를 지지하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포스터로 발표된 ‘AWARD 시리즈에서 둘라글루타이드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둘라글루타이드 1.5mg과 0.75mg 요법은 유의한 A1C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둘라글루타이드는 AWARD 임상연구 시리즈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왔다. 지금까지 AWARD 1~6을 비롯한 다수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가운데 속효성 GLP-1 수용체 작용제, 경구 혈당강하제, 기저 인슐린과의 비교 또는 병용전략으로서 둘라글루타이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AWARD 1~6과 8(6개월시점) 연구에 대한 사후분석을 실시한 결과다. 기저시점의 A1C가 8.5% 미만인 그룹과 8.5% 이상인 그룹에서 A1C의 변화를 본 결과, 둘라글루타이드 1.5mg 그룹은 각각 -0.67% ~ -1.25%와 -1.22% ~ -2.37%의 감소가 확인됐다.

0.75mg 그룹의 경우 A1C 8.5% 미만과 이상 그룹에서 각각 -0.53% ~ -1.07%와 -1.37% ~ -2.19%의 변화가 있었다. A1C 변화의 폭은 기저시점의 A1C가 8.5% 이상이었던 그룹에서 더 컸으며, 하위그룹 전반에서 내약성이 좋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둘라글루타이드는 AWARD 9 연구에서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으로 적용 시에 우수한 혈당 및 체중감소 효과를 입증받은 바 있다.

로베글리타존 우수한 반응 확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로베글리타존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 “로베글리타존 치료 시에 당뇨병 이환기간이 짧고 베이스라인 A1C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보다 우수한 반응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로베글리타존은 국내에서 자체개발된 신규 티아졸리딘디온계 혈당강하제다. 연구팀은 다양한 특성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로베글리타존 치료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기 위해 관찰을 진행했다. 로베글리타존 치료의 혈당 반응률을 알 수 있는 예측마커를 평가하는 것도 목적이었다.

이를 위해 6개월 이상 로베글리타존 치료를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541명에 대한 후향적 관찰·분석이 이뤄졌다. 종료점은 A1C와 인슐린 저항성 및 분비능 지수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로베글리타존에 우수한 반응을 보인 환자그룹은 A1C 감소가 1%에 달하는 경우로 정의됐다.

로베글리타존 치료(중앙값 350일) 후 A1C는 7.8%에서 7.2%로 감소하며 평균 0.6%의 감소를 나타냈다. 반응률 평가결과는 기저시점의 A1C, 공복혈당, 식후혈당 등이 높은 그룹에서 우수한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변수 회귀분석에서는 짧은 당뇨병 이환기간, 높은 베이스라인 A1C 수치 등이 보다 우수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밝혀졌다. 중증의 부작용 위험은 없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중증 고혈당 환자에게 적용하는 첫 약물치료 전략으로 로베글리타존을 포함하는 3제요법의 유효성을 입증한 사례도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ADA 2017)에서 발표됐다.
당화혈색소(A1C)가 매우 높은 상태에 혈당강하제 치료경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처음부터 3제 병용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2제요법 대비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당조절 혜택을 확인했다. 12개월 치료·관찰 결과, 로베글리타존 3제요법군의 A1C 감소효과가 기존 2제요법군 대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P＜0.05). 저혈당증 또한 2제요법군과 비교해 낮은 것으로 귀결돼 안전성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P＜0.05).

이상돈 기자, 박미라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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