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부콜, 뇌졸중 환자 두개내출혈 감소
PICASSO
새로운 지질강하제인 항산화제 프로부콜(probucol)이 허혈성 뇌졸중 환자 중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의 심혈관사건 재발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권순억·이은제 교수팀이 발표한 PICASSO 연구결과다.

권 교수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들은 스타틴을 복용해도 심혈관사건에 대한 잔여 위험도가 높고, 스타틴이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두개내출혈 위험을 소폭 높일 수도 있다는 근거도 제시되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스타틴 용량을 높이는 대신 다른 제제를 투여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하고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그 필요성이 더 높다”며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프로부콜은 기존 지질강하 전략과 병용했을 때 단독요법 대비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프로부콜은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은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2차예방에 잠재적인 치료전략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여러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뇌졸중 위험이 높아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옵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한국을 비롯한 홍콩, 필리핀 아시아 3개국에서 2×2 디자인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연구는 실로스타졸과 아스피린을 비교한 것으로 올해 국제뇌졸중학술대회(ISC)에서 발표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프로부콜과 위약을 비교했다.

6개월 내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 병력이 있으면서 두개내출혈 또는 다양한 미세출혈로 인해 출혈성 뇌졸중 위험도가 높은 환자 1512명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 환자들을 1.9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프로부콜군에서 뇌졸중, 심근경색증, 심혈관 사망 등 1차 종료점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또 모든 종류의 뇌졸중 및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뇌졸중· 심근경색증·심혈관 사망 위험은 31%, 모든 종류 뇌졸중은 41%, 허혈성 뇌졸중은 44% 낮았다. 반면 심근경색증 위험은 64% 높았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두개내출혈(HR 0.65, P=0.27), 모든 원인 사망(HR 0.75, P=0.27) 위험을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지질 프로파일은 13개월 관찰결과 프로부콜군의 총콜레스테롤은 43mg/dL, LDL 콜레스테롤은 26mg/dL 감소했다. 반면 HDL 콜레스테롤도 12mg/dL 감소했다.

현장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 연구에서는 스타틴과 프로부콜을 허혈성 뇌졸중 환자 중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1차 종료점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단 “약물의 메커니즘이 잘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프로부콜은 다양한 기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DL 이화작용을 높여주고,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며 콜레스테롤 흡수 지연, LDL 산화 억제, 콜레스테롤 역전이 및 세포발산을 촉진시킨다. 또 염증감소, 내피세포 기능 개선, 뇌혈액 장벽 기능장애 예방 등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가지고 있다. 유해사건으로는 HDL 콜레스테롤 감소, 심초음파의 비정상적 결과들이 있다.

뇌졸중에서 프라수그렐 vs 클로피도그렐
PRASTRO-1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임상에서 항혈소판제 프라수그렐이 클로피도그렐 대비 혈관성 사건 감소효과의 비열등성 입증에 실패했다. PRASTRO-1 연구는 일본 국립뇌심장센터 Kazunori Toyoda 교수가 발표했다. 연구팀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에서는 P2Y12 수용체에 작용하는 티에노피리딘 억제제인 프라수그렐이 널리 사용되며 클로피도그렐보다 혈소판 저항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뇌졸중 환자에서 혜택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뇌졸중 환자에서 비교결과를 제시했다. 일본 내 224개 의료기관에서 75세 미만 ACS 환자 3747명을 모집했다. 환자들은 1~26주 내 비심인성 급성 허혈성 뇌졸중 병력이 있었다. 환자들은 무작위로 프라수그렐 1일 3.75mg군과 클로피도그렐 1일 75mg군으로 분류돼 96주간 치료받았다. 1차 종료점은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증, 기타 혈관사망에 대한 아웃컴이었고, 주요 목적은 프라수그렐과 클로피도그렐의 비열등성이었다.

분석결과 비열등성은 달성하지 못했다. 허혈성 뇌졸중·심근경색증·기타 혈관 사망은 프라수그렐군에서 3.9%, 클로피도그렐군 3.7%로 나타났다. 양 군의 평균 차이는 0.5%였지만, 신뢰구간의 최대치가 1.44%로 비열등성 기준(1.35%)을 초과했다(RR 1.05, 95% CI 0.76-1.44).

단 대혈관 죽상동맥경화증 또는 소혈관 폐색을 동반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는 비열등성을 달성했다. 프라수그렐군의 1차 종료점은 3.5%, 클로피도그렐군은 4.3%로 프라수그렐군의 위험이 19% 낮았다(HR 0.81, 95% CI 0.53-.1.22). 2차 종료점인 뇌졸중은 양군이 유사했다(RR 0.99, 95% CI 0.53-1.22). 치명적인 출혈, 주요출혈, 임상적으로 유의한 출혈 등 통합 안전성 아웃컴은 각각 6.1%, 5.9%로 비열등성을 달성했다(RR 0.99, 95% CI 0.79-1.33).

현장에 참가한 전문가는 “심장학계에서 프라수그렐은 클로피도그렐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뇌졸중에서는 비열등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신뢰구간이 너무 폭넓게 설정됐다. 하지만 대혈관질환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는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가 임상현장의 전략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대혈관질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테넥테플라제, 알테플라제와 효과 유사
NOR-TEST
알테플라제의 경쟁자가 나타났다. 테넥테플라제(tenecteplase) 0.4mg/kg 볼루스(bolus) 요법이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기능개선, 안전성 아웃컴에서 알테플라제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조직재조합 플라스미노겐 활성제(rtPA)인 알테플라제가 허혈성 뇌졸중 환자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테넥테플라제가 경쟁자로 떠오른 것이다.

노르웨이 하우케랜드대학병원 Nicola Logallo 교수는 NOR-TEST 연구를 통해 허혈성 뇌졸중에서 알테플라제와 테넥테플라제를 비교했다. Logallo 교수는 “테넥테플라제가 약물학적으로 알테플라제보다 뛰어난 부분이 다수 있다. 테넥테플라제는 더 높은 피브린 특이도를 보이고 더 길게 작용한다”며 테넥테플라제의 혜택을 강조했다.

현재 알테플라제는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테넥테플라제는 단일 볼루스 요법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임상현장에서 적정용량을 환자에 투여할 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전 비교연구에서는 일관되지 않은 결과들이 보고됐다. 초기 테넥테플라제 용량설정 임상에서는 0.4mg/kg 요법이 증상성 두개내출혈 위험을 높여 연구가 조기에 종료됐다. 하지만 이어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테넥테플라제의 용량을 낮춘 결과 알테플라제와 유사하거나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Logallo 교수는 “이 연구들 모두 소규모로 진행됐고 높은 선택성으로 환자들을 모집했다는 제한점이 있었다”며 “테넥테플라제 0.4mg/kg 볼루스 전략이 두개내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NOR-TEST 연구는 테넥테플라제와 알테플라제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다기관 3상임상으로 표준 알테플라제 요법을 투여받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의 환자들, 즉 허혈성 뇌졸중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용량은 0.4mg/kg로 설정했다. 이에 대해서는 “최대의 항혈전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 필요한 용량”이라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이전 연구에서 테넥테플라제 0.4mg/kg 볼루스가 두개내출혈 위험을 높인 부분을 감안해 주요출혈 안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했고 mRS 점수 3점 이상인 이들은 배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 1107명을 발생 4.5시간 안에 무작위로 테넥테플라제 0.4mg/kg 볼루스군과 알테플라제 0.9mg/kg 투여(infusion)군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3개월 시점 mRS 0~1점인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양 군에 큰 차이는 없었다(테넥테플라제군 64.5% 대 알테플라제군 62.6%, P=0.52). 24시간 시점 NIHSS 점수로 평가한 신경학적 개선도 비슷한 정도로 나타났다(41.7% 대 38.8%, P=0.97).

안전성에서도 증상성 두개내출혈 또는 모든 두개내출혈은 차이가 없었다. 증상성 두개내출혈은 테넥테플라제군에서 2.7%, 알테플라제군에서 2.4%(P=0.70), 모든 원인 두개내출혈은 각각 8.6%, 9.1%였다(P=0.82).

연구팀은 “증상성 두개내출혈 발생률이 높지 않았던 것은 환자들의 베이스라인 NIHSS 점수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는 경증 뇌졸중 환자에서 테넥테플라제가 두 개내출혈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정리했다.

또 “볼루스 전략으로 투여할 경우 이송 전에도 빠르고 편하게 항혈전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진행되는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확인된다면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 알테플라제를 테넥테플라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방세동 환자 중 두개내출혈 후 항응고제 사용
두개내출혈 병력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경구용 항응고제의 효과를 뒷받침해주는 메타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분석에서는 경구용 항응고제 재투여가 두개내출혈 재발의 증가 없이 사망 및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료원 Bart van der Worp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결과를 확인시켜주는 결과”라며 “분석결과 경구용 항응고제 재투여는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독일 에얼랑엔-뉘른베르크대학 Joji Kuramatsu 교수는 “2014년 Neurology에 발표된 평론에서는 두개내출혈 후 항응고제 재투여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며 현재 두개내출혈 후 항응고제 재사용에 대한 입지를 정리했다.

Kuramatsu 교수팀은 두개내출혈을 평가한 RETRACE, MGH, ERICH 3개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급성 두개내출혈로 진단받은 1027명을 대상으로 했고, 이들은 비판막성 심방세동으로 인한 심인성 뇌졸중 예방을 위해 경구용 항응고제를 투여받고 있었다.

연구팀은 두개내출혈 발생 후 1년 시점에 경구용 항응고제 재투여 시 아웃컴을 평가했다. 아웃컴에는 사망, 기능개선(mRS), 두개내출혈 재발, 허혈성 뇌졸중이 포함됐다. 특히 연구에서는 두개내출혈 병변에 따른 차이에도 초점을 맞췄다(뇌엽 vs 비뇌엽). Kruamatsu 교수는 “두개내출혈 병변은 기저원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두개내출혈 재발률과도 연관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두개내출혈 병변과 경구용 항응고제 재투여의 연관성은 평가하지 않았다.

분석결과 경구용 항응고제 재투여는 사망위험은 감소시켰고, 기능적 아웃컴은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 감소했다. 이런 결과는 뇌엽 및 비뇌엽 두개내출혈 병변 모두에서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두개내출혈 재발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사망위험은 뇌엽 두개내출혈군에서 74%, 비뇌엽 두개내출혈군에서는 71% 감소했다. 기능적 아웃컴은 각각 341%, 31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허혈성 뇌졸중 재발위험은 각각 58%, 52% 감소했다. 두개내출혈 재발위험은 12%, 26% 증가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증상발현 24시간까지 혈전제거술 혜택 확인
DAWN
증상발현 후 24시간 범위까지의 뇌줄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혈관내 혈전제거술이 장애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DAWN 연구를 발표한 피츠버그의대 Tudor Jovin 교수는 “100명을 혈관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경우 49명 환자의 장애 아웃컴이 감소되고, 36명은 기능적인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특히 연구는 안전성 측면에서 혈전제거술군의 혜택이 입증돼 조기종료됐다. 현장 참가가들은 이번 연구가 혈전제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제시했다.

DAWN 연구는 증상발생 후 6~24시간 이내에 CT나 MRI로 대혈관폐색 뇌졸중을 확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 환자들은 트레보(Trevo)를 적용한 혈전제거술군(107명)과 대조군(99명)으로 분류됐다.  

연구결과 치료 90일째 mRS 변화(weighted mRS)를 비교한 결과 혈관내 혈전제거술군 5.5점, 대조군 3.4점으로 혈전제거술군의 mRS점수가 2.1점 더 혜택을 보이는 쪽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 의존성을 평가한 결과에서도 혈관내 혈전제거술군에서 73% 더 낮았다.

추가적으로 기능적 독립성 기준인 mRS 0~2점에 도달한 비율도 혈전제거술군 48.6%, 대조군 13.1%로 35.5% 높았다. 증상발현 시간별로 분류했을 때 그 차이는 더 두드러졌다. 증상발현 6~12시간인 환자에서 mRS 0~2점 도달률은 혈전제거술군에서 55.1%, 대조군에서 20%(P＜0.001), 12~24시간인 환자군에서는 각각 43.1%, 7.4%(P＜0.001)였다.

현장에 참가한 캐나다 캘거리대학 Andrew Demchuk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차후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혈관폐색 환자를 선별해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DEFUSE-3, MR CLEAN LATE 연구에서도 증상발현 후 24시간이 경과한 환자에 대한 혈전제거술의 효과가 확인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