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당뇨병학회(ADA)는 최근 당뇨병성 신경병증 관리를 주축으로 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 관련 합병증 중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성명서에서는 임상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신경병증 종류로 원위부대칭 다발성신경병증(distal symmetric polyneuropathy, DSPN)과 심혈관 자율신경병증(CAN)을 꼽으며 관련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적극적 관리 주문
ADA는 신경병증 분류별 세부 권고사항을 정리하기에 앞서 당뇨병성 신경병증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했다. 최고 50%의 환자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할 수 있고, 신경병증이 통각이상으로 발현되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발의 부상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주 이유다. 전기 당뇨병에서도 신경병증이 발현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1차 예방전략은 ‘혈당관리’
당뇨병성 신경병증 1차 예방전략은 혈당관리다. ADA는 “관련 근거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임상현장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DSPN, CAN 모두 적절한 혈당관리를 통해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ADA는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예방 차원에서 적절한 혈당관리가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주안점을 맞춰 성명서에서는 △제1형 당뇨병에서 DSPN 및 CAN의 발생을 예방 또는 지연하려면 가능한 한 빠른 시점에서 혈당을 최적의 상태로 조절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DSPN의 예방 또는 진행지연을 위해서는 혈당조절의 최적화 필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CAN 예방을 위해 혈당 관리를 위한 다각도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DSPN
신경병증 분류별 권고사항에서는 DSPN을 우선적으로 다뤘다. DSPN은 전체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75%에 해당한다. 또 족부궤양과 낙상의 주요인자로 지목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연구도 가장 많이 진행됐다. 유병률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다수의 대규모 관찰 코호트 연구에서는 유병기간이 20년 경과된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20% 이상, 새롭게 진단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10~15%로 추산됐다. 또 제2형 당뇨병은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 유병률이 50% 이상으로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선별검사
ADA는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선별검사에 힘을 줬다.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DSPN 평가를 시행하고,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 후 5년 시점에 평가한다. 이후 DSPN 평가는 매년 시행한다. 또 말초 신경병증 증상을 보이는 전기 당뇨병 환자 역시 선별검사 범위에 포함된다.
평가에서는 병력 청취, 침통각(pinprick sensation), 진동 민감도 검사 등을 하고 10-g 단일 필라멘트 검사는 연간 평가로 시행한다. 전기생물학적 검사, 신경학 전문가에 대한 전원은 무증상, 빠른 발현 등 비정형적인 특징을 보이거나 진단이 명확하지 않을 때 고려한다.

예방
DPSN의 1차 예방전략은 엄격한 혈당조절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엄격한 혈당조절이 DSPN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진다는 근거들이 다수 제시돼 있다.  진행성 질환이나 다양한 위험인자, 동반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고강도 혈당관리 단독전략은 DSPN 위험을 소폭 감소시켰다.

통증
성명서에서는 증상완화를 위한 치료전략도 정리했다. 증상성 환자의 1차 치료전략으로는 프레가발린, 둘록세틴을 적용한다. 가바펜틴도 1차로 적용할 수 있지만 환자의 사회경제적 상황, 동반질환, 잠재적 약물 간 상호작용을 검토해야 한다.

또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은 없지만 삼환계항우울제 역시 당뇨병 환자의 신경병증 증상완화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높은 중증 부작용 위험은 염두에 둬야 한다. 한편 타페타돌, 트라마돌 등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은 중독 위험과 기타 합병증 위험을 고려해 권고하지 않았다.

CAN
CAN은 다양한 자율신경병증 중 가장 많은 근거가 누적된 분야다. 하지만 자율신경병증이 확인되지 않는 저혈당증, 심계항진, 기립성 저혈압, 위마비, 변비, 설사, 변실금, 발기부전, 신경병증성 방광, 땀샘선운동섬유 기능이상이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진단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CAN 유병률은 새롭게 진단된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매우 낮지만 유병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DCCT/EDIC 연구에서는 당뇨병 유병기간이 20년을 경과했을 때 유병률이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제2형 당뇨병 역시 유병기간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해 유병기간이 15년 경과했을 때 최고 60%까지 증가했다.

CAN은 젊은 여성 환자 중 A1C가 높은 이들에서 위험도가 특히 높다. 제1·2형 당뇨병 환자 모두에서 2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별검사·진단·치료
선별검사 관련 권고사항은 가능한 한 빨리 CAN을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미세혈관 및 신경병증 합병증 환자 대상으로 자율신경병증 증상 및 전조를 평가하고, CAN의 증상이나 전조가 있는 경우 다른 동반질환이나 약물의 영향 및 상호작용을 제외해 진단한다.

특히 저혈당증 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 CAN의 증상 및 전조 평가를 고려한다. CAN의 임상적 증상 및 전조로는 빈맥, 기립성 저혈압, 기립성 빈맥 또는 서맥 등이 있다.

치료 부분에서는 DSPN과 달리 약물요법에 대한 권고사항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혈당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전기 당뇨병 환자에서는 생활습관개선을 요구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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