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에는 죽상동맥경화증이 주요한 원인이 되는데,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은 혈당, 콜레스테롤과 함께 죽상동맥경화증을 야기하는 핵심인자 중 하나다. NAFLD가 제2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과도 상호 연관성을 보이고, 지방조직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기전적 상관관계는 이를 뒷받침한다(J Hepatol. 2016;65:425-443).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NAFLD 동반율은 34%에서 높게는 74%까지 확인됐다(Diabetes Care 2007;30:734-743). 즉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혈당의 안정적인 조절과 함께 NAFLD 관련 조절효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DPP-4 억제제 아나글립틴이 주목받고 있다. DPP-4 억제제가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혈당강하 효과를 입증받은 가운데 아나글립틴은 간기능 개선효과도 보고했다.

ALT 감소
아나글립틴과 글리메피리드를 비교한 연구(Current Vascular Pharmacology 2016;14:552-562)에서는 아나글립틴이 글리메피리드 대비 내장지방용적을 감소시켰고, 간질환 지표효소인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T), γ-글루타밀 전이효소(γ-GTP)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전향적 무작위 오픈라벨로 진행됐다. 평균연령 72.5(±9.5)세의 제2형 당뇨병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했고, 가족력 확인과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시행했다. 환자들은 DPP-4 억제제나 다른 인크레틴 기반 치료는 받지 않았고, 아나글립틴군과 글리메피리드군으로 분류돼 6개월간 치료받았다.

그 결과 내장지방용적은 아나글립틴군에서 11㎠ 감소(P=0.016)한 반면 글리메피리드군에서는 6㎠ 증가했다. ALT는 각각 4IU/L 감소(P=0.034), 3IU/L 증가했다.    γ-GTP도 동일한 변화를 보였다. 아나글립틴군에서는 5U/L 감소했고(P=0.001), 글리메피리드군에서는 3U/L 증가했다.

아나글립틴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DIANA-301 연구에서도 아나글립틴의 유의한 ALT 감소효과가 확인됐고, 아스파트산 아미노기전달효소(AST)도 감소경향이 나타났다. 이 연구는 제2형 당뇨병 초치료환자 109명을 위약군, 아나글립틴(1일 2회) 100mg군, 200mg군으로 분류해 16주간 평가했다. 치료기간 중 ALT, AST 변화를 평가한 결과 아나글립틴 100mg군의 ALT는 베이스라인 대비 8주 시점에 1.33IU/L, 16주 시점에 2.77IU/L 감소했다(P=0.0384).
 
간기능장애 동반환자
간기능 개선효과와 함께 아나글립틴은 간기능장애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유의한 혈당강하 효과도 보였다. 일본 아나글립틴 임상자료에서는 간기능장애 동반 여부에 따른 아나글립틴 200mg과 400mg의 당화혈색소(A1C) 강하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아나글립틴 200mg군은 간기능장애를 동반하지 않은 환자의 A1C를 0.65%, 동반 환자에서는 0.57% 강하시켰다. 400mg군에서는 각각 0.71%, 0.86% 감소했다.

한편 아나글립틴 이외의 당뇨병 약물도 간기능장애 동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지만, 제한점도 가지고 있다. 메트포르민의 경우 대부분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지만 간기능장애가 있는 경우 젖산산증 위험증가를 고려해야 한다. 티아졸리딘디온 계열인 피오글리타존은 ALT 및 간조직 개선효과를 보고했지만 체중증가의 위험이 있고, 설포닐우레아도 간기능장애 동반 환자에게 안전하지만 알코올성 간질환 등 인슐린 결핍 환자에게는 적용의 한계가 있다(Diabetes Care 2007;30:734-743).

지질 프로파일
아나글립틴은 혈당 외 지질프로파일에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일본인 제2형 당뇨병 환자 58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Jpn Pharmacol Ther. 2012;40:771-784)에서 아나글립틴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감소효과를 보였다. 대상 환자들은 메트포르민,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설포닐우레아 단독요법으로 치료받고 있었고, 이들을 아나글립틴 100mg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관찰했다.

치료 52주시점 평가결과 아나글립틴군은 위약군 대비 LDL 콜레스테롤이 6.4% 감소했고, 베이스라인 LDL 콜레스테롤이 120mg/dL 이상 환자군에서는 11%, 140mg/dL 이상 환자군에서는 1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성지방도 52주시점에서 5.3% 감소했고, 베이스라인 중성지방이 150mg/dL인 경우에는 16.1% 감소했다.

아나글립틴은 추가적으로 렘넌트 유사 파티클(RLP) 콜레스테롤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Current Vascular Pharmacology 2016;14:552-562). RLP 콜레스테롤 역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꼽힌다. 글리메피리드와 비교한 연구에서 아나글립틴군은 4.7mg/dL에서 4.0mg/dL로, 글리메피리드군은 7.6mg/dL에서 6.9mg/dL로 모두 베이스라인 대비 RLP 콜레스테롤이 감소했지만, 아나글립군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0). 그리고 아나글립틴의 RLP 콜레스테롤, ALT 감소효과는 동맥경화 지표인 심장발목혈관지수(CAVI)와 독립적으로 연관성을 보였다.

즉 아나글립틴은 간기능장애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유의한 혈당강하 효과와 함께 ALT, AST, γ-GTP 등을 통한 간기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약물로 제시됐다. 또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RLP 콜레스테롤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난 만큼 간기능장애가 있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전략으로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