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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이 말하는 항당뇨병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혈당강하 약제특성 평가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7.09.05 15:16
  • 호수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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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의 맞춤치료 접근법에는 약제의 특성도 근간을 이룬다. 원하는 혈당조절 목표치를 이루기 위해 어떤 약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이 분야에서는 당뇨병의 병태생리학적 기전 또는 환자의 임상특성만큼이나 다양한 기전의 약제가 등장하면서 맞춤치료를 가능케 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를 위한 약제선택에는 환자의 임상특성, 위험 대비 혜택, 비용, 환자 선호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때문에 약제특성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요한 선택요건으로 작용한다. 국내외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는 의사들의 최적 치료전략 선택에 도움을 위해 당뇨병치료제의 특징을 비교·평가해 제공하고 있다.

2017 AACE 당뇨병 종합관리 가이드라인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최근 당뇨병 종합관리 알고리듬(Comprehensive Diabetes Management Algorithm)을 업데이트한 가운데, 당뇨병 약제특성을 정리해 제시했다.
2015년도판을 개정한 것으로 저혈당혈증을 비롯해 체중변화, 신장에 미치는 영향, 위장관증상 등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부터 새롭게 등재된 SGLT-2 억제제는 저혈당증 위험 없이 체중 감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로 정리됐다. 심혈관질환 위험에 잠재적 혜택이 있는 것으로 정리된 것이 주목된다. 메트포르민의 경우 약간의 체중감소와 함께 심혈관 관련 혜택은 중립인 것으로 정의했다. 신장 관련 안전성에서는 사구체여과율(eGFR) 금기범위를 다소 완화해 제시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저혈당증 위험은 중립이면서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정리했다. 여기에 리라글루타이드의 임상연구 결과를 반영해 잠재적인 심혈관 임상혜택을 인정한 것도 새로운 변화다. DPP-4 억제제는 체중과 저혈당증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기술된 가운데, 신장기능과 심부전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안전성 부문에서 중립평가를 받았다. 티아졸리딘디온계는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도 있는 약물로 기재됐다<표1>.

2017 ADA 당뇨병 가이드라인
올해 초 새롭게 발표된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의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는 약제특성 부분에 새로운 근거들이 다수 반영됐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계열별로 약제특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데, 이에 근거해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을 선택·처방할 수 있다.

항당뇨병제 치료의 심혈관질환(대혈관합병증) 예방효과가 다수 업데이트됐다. 기존의 메트포르민(UKPDS)과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EMPA-REG OUTCOME)에 이어 티아졸리딘디온계 피오글리타존(IRIS), 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LEADER) 등이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입증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SGLT-2 억제제는 지난해 ADA 가이드라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후에도 임상혜택 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는 일련의 임상연구에서 당화혈색소(A1C)를 위약 대비 0.5~1.0%까지 감소시킨다. 표준 혈당강하제와의 일대일 비교 연구에서는 전반적으로 초기 A1C 감소효과가 대등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이드라인은 SGLT-2 억제제의 작용기전이 인슐린과는 독립적이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능이 심각하게 약해진 후까지 포함해 제2형 당뇨병의 모든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저혈당증 위험 없이 어느 단계에서든 단독 또는 어떤 약제와의 병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메트포르민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당화혈색소(A1C) 감소효과’의 강점이 추가된 가운데, 이전에 금기사항으로 제시됐던 만성 신장질환(CKD)을 eGFR < 30mL/min/1.73㎡으로 보다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설폰요소제 계열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A1C 감소효과’라는 명찰을 새로 달았으며, 2세대 약제(글리부리드, 글리피지드, 글리메피리드)를 부각시킨 것이 주목된다. 낮은 혈당조절 지속성(low durability)에 대한 조항은 올해도 삭제됐다<표2>.

2015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
대한당뇨병학회(KDA)는 2015년 진료지침 업데이트를 통해 경구혈당강하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작용기전, 효과, 부작용, 주의점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제시했다. 2013년판을 업데이트 한 내용으로 기존 진료지침 대비 약물의 체중증가, 저혈당혈증 위험도, 가격부분에 대한 평가기준이 더해졌다. SGLT-2 억제제 등 새로운 계열이 추가된 가운데, 2015년판인 관계로 당뇨병치료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에 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다<표3>.

적응증·권고안 적용된 약물은 엠파글리플로진 유일
올해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7)에서는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검증한 연구가 또 하나 발표됐다. SGLT-2 억제제 카나글리플로진을 시험한 CANVAS 연구로, 족부절단 위험이 발목을 잡았지만 심혈관사건(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위험은 유의하게 줄였다.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사례가 계속 증가하는 형국이다. CANVAS 연구(카나글리플로진)가 합류하면서 UKPDS·UKPDS-10(메트포르민), EMPA-REG OUTCOME(엠파글리플로진), PROactive·IRIS(피오글리타존), LEADER(리라글루타이드), SUSTAIN-6(세마글루타이드) 등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 감소를 보고한 혈당강하제들이 배수진을 칠 정도로 기세등등하다.

심혈관합병증 예방
최근 들어 혈당강하제의 약제특성과 관련해 혈당조절 이외에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의 부가적 혜택(심혈관 보호효과)이 지속적으로 보고되면서, 대혈관합병증 예방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심혈관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가운데, 혈당 외에 체중·혈압·지질·내피세포기능·염증 개선 등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나타내는 전천후 멀티플레이어 항당뇨병제들이 등장함에 따라 혈당강하제 치료를 통한 심혈관질환 극복도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혈당강하제?
실제로 최근까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검증받은 혈당강하제의 면면을 보면, 이들을 계속 혈당강하제라고 지칭해야 할지 고민이 앞선다. 혈당강하가 주효과지만, 이외에 체중·혈압·지질조절 등의 부가적 혜택이 뒤를 따르기 때문이다.

엠파글리플로진으로 대변되는 SGLT-2 억제제는 임상연구에서 혈당조절 외에 혈압과 체중 감소효과가 일관되게 보고돼 왔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기전의 티아졸리딘디온계는 혈당과 더불어 중성지방 조절혜택을 인정받고 있다. 리라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입증한 GLP-1 수용체 작용제 역시 혈당은 물론 탁월한 체중감소 효과를 자랑한다. 이 정도면 혈당강하제라기보다는 당뇨병치료제로 범위를 넓혀 부르는 것이 더 맞을 듯 싶다.

임상적용
EMPA-REG OUTCOME 연구가 발표된 지도 2년여가 지났다. 이후로도 IRIS, LEADER, SUSTAIN-6, CANVAS 등이 연이어 선을 보였다.

현재 당뇨병치료제는 심혈관질환 약물로 가는 길의 8부능선을 넘고 있다.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입증한 EMPA-REG OUTCOME 연구를 기점으로, 임상의들은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항당뇨병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순환기와 내분비계 임상의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만 속속 쌓이는 근거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상에 공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경우는 엠파글리플로진이 유일할 정도로 아직은 극히 제한적이다.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혈당강하제를 투여하기 위해서는 (규제당국의) 적응증 승인과 (학계의) 가이드라인 권고안 반영이라는 관문을 거쳐야 하는데, 두 산을 넘은 혈당강하제는 현재까지 엠파글리플로진뿐이다.

권고안·적응증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해 발표한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동반 환자에서 심혈관 및 전체 사망률 감소를 위해 초기에 SGLT-2 억제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IIa, B)”고 권고했다. 같은 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제2형 당뇨병·심혈관질환 환자의 심혈관 사망위험 감소에 엠파글리플로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승인했다.

심혈관질환 약물로 가는 길의 여정은 딱 여기까지다.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고한 여타 혈당강하제들은 아직 가이드라인 권고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등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언급하는 수준에 머문다. 항당뇨병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인정은 하고 있으나, 이를 임상에 적용하도록 권고안을 내는 것은 아직 주저하는 모습이다.

계열효과
학계가 항당뇨병제의 심혈관질환 적응증 권고를 망설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련의 연구에서 심혈관 임상혜택이 입증됐지만 EXAMINE, ELIXA, TECOS 등에서는 심혈관질환을 높이지도 줄이지도 않는 중립적 효과가 확인됐다. 여기에 아직 진행 중인 대규모의 심혈관 아웃컴 연구들이 있는 만큼, 전반적인 항당뇨병제 적용의 일관된 결론을 얻기 위해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일부 약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계열효과(class effects)인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불분명하다.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티아졸리딘디온의 계열내 약제들이 같은 심혈관 임상혜택을 발휘하는지에 대해서도 향후 연구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입장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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