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측정이 고혈압 관리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는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여있다. 국내외 고혈압 가이드라인 혈압측정 관련 권고사항에서는 가장 먼저 정확한 혈압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진료실혈압을 진단, 치료를 위한 표준전략으로 명시했고 동시에 수은혈압계 대신 전자혈압계를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적시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대한고혈압학회는 2013년 진료지침에서 “혈압은 측정환경, 측정부위, 임상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여러 번 표준방법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준 혈압측정 방법에는 조용한 환경, 음식, 다회 혈압측정을 위한 적절한 시간간격, 커프(cuff)의 위치, 특정 환자군에 대한 주의사항 등이 포함돼 있다.

진료실혈압

진료실혈압의 표준 측정방법은 청진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도록 하고 위팔은 심장높이에 위치시켜야 한다. 또 혈압을 측정할 때 최소한 5분간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취하게 한 다음 여러번 측정한다.

적정 크기의 공기주머니를 가진 커프를 사용해야 한다. 성인 기준 공기주머니는 너비 13cm, 길이 22~24cm다. 너비는 위팔 둘레의 40%, 길이는 80~100%를 덮어야 한다. 자동혈압계의 경우 적정 크기보다 작은 크기의 커프를 사용할 경우 혈압이 높게 측정된다. 또 부정맥이 있을 경우 측정할 때마다 혈압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3회 이상 측정해 평균을 내야 한다.

사용가능한 혈압계로는 수은혈압계, 보정된 아네로이드혈압계, 정확성이 검증된 전자혈압계를 제시했다. 단 수은혈압계는 환경 및 보건 관련 문제로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을 언급했다.

가정혈압

가정혈압은 가면 고혈압, 백의 고혈압, 저항성 고혈압 평가에 도움이 된다. 또 고혈압 약물요법의 적정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가정혈압이 환자의 순응도와 치료의 적극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유용성을 강조하면서도 “표준화된 방법으로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방법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혈압 진단을 목적으로 한다면 1주일에 5일 이상, 아침?저녁으로는 1~3회 측정해야 한다. 가정혈압은 일반적으로 진료실혈압보다 낮기 때문에 고혈압 진단기준은 135/85mmHg 이상이다.

활동혈압

활동혈압은 낮시간 활동과 수면 중 혈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보통 24시간에 걸쳐 15~30분 간격으로 측정하고, 진료실혈압보다 예후를 더 잘 반영한다. 백의 고혈압이 의심될 때, 항고혈압제에 반응하지 않을 때, 간헐적인 고혈압이 있을 때, 임신 중 고혈압 진단 시, 혈압이 불안정할 때, 자율신경장애가 있을 때, 위험도 평가를 위해 정확한 혈압측정이 요구될 때 적용한다.

활동혈압을 측정할 때는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한다. 이를 위해 환자에게 설명서를 배부하고, 일기작성을 교육하며, 활동혈압계 작동중지 방법을 설명해야 한다.

유럽심장학회

유럽심장학회(ESC)도 2013년 고혈압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서 혈압측정 전략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ESC는 고혈압 환자에 대한 최초 평가 시 고혈압을 확진하며, 2차 고혈압의 원인을 확인하고 심혈관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료실혈압을 가장 우선되는 혈압측정 기준으로 제시했고, 혈압측정 방법은 큰 틀에서 동일한 내용을 제시했다.

진료실혈압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수은혈압계를 사용한 혈압측정은 더이상 사용할 수 없다. 청진법 또는 진동법 반자동혈압계로 대체된다”고 적시했다. 단 이 혈압계들은 표준 프로토콜에 따라 타당성을 평가하고 정확성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혈압은 상완에서 측정하고 커프와 공기주머니의 면적은 팔둘레를 덮을 수 있어야 한다. 양 팔의 혈압측정에서 수축기혈압 10mmHg 초과나 유의한 수축기혈압 차이가 있을 때는 심혈관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고, 높은 혈압수치를 선택한다.

동시에 양 팔의 혈압을 측정했을 때 유의한 차이가 있으면 혈압 변동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속적으로 측정한다.

노인, 당뇨병, 기립성 저혈압이 의심되거나 빈번하게 나타나는 환자의 경우에는 앉은 자세를 취한 후 1, 3분에 혈압을 측정한다.

ESC는 “기립성 저혈압은 일어난 후 3분 이내에 수축기혈압 20mmHg 이상, 이완기혈압 10mmHg 이상 감소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기립성 저혈압이 있을 경우에는 사망 및 심혈관사건에 대한 예후가 좋지 않다”며 집중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능한 경우 진료실 내 독립된 공간에 환자를 앉히고 자동혈압계를 사용해 여러 번 혈압을 측정한다. 자동혈압계가 전반적으로는 제공해주는 정보가 적어도, 혈압측정의 재현성을 개선시켜주고, 낮시간 활동혈압 또는 가정혈압과 유사한 혈압측정 수치를 얻을 수 있다.

또 심박수와 함께 평가해야 한다. 쉬는 상태의 심박수는 혈압과 독립적으로 심혈관 사망 및 치명적인 사건에 대한 위험인자로 간주된다.

진료실 외 혈압

ESC는 가정혈압과 24시간활동혈압을 진료실 외 혈압(out-of-office blood pressure)으로 정리했다. 의료환경과 거리가 있는 혈압측정 값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으면서 일부 필요한 원칙을 제시했다. 대부분 환자교육에 대한 내용으로 환자에게 진료실 외 혈압측정에 대해 설명하고, 자가혈압 측정을 위한 훈련을 시켜야 한다. 진료실 외 혈압측정을 통해 24시간, 주간 및 야간혈압 평균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24시간보다 짧고 복잡한 상황에서는 재현성이 낮다.

한편 ESC도 진료실 혈압보다 활동혈압 및 가정혈압이 낮게 나타난다는 점을 언급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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