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도 폐경여성 관리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북미폐경학회(NAMS)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2011년 AACE 가이드라인 이후 발표된 호르몬요법 관련 근거들을 분석해 핵심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AACE·ACE 가이드라인 역시 성명서 형식으로 발표됐지만 NAMS와는 무게를 두고 있는 내용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번 AACE·ACE 가이드라인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근거들을 기반으로 주요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권고사항에서는 폐경 여성에 대한 호르몬요법의 혜택과 함께 심혈관 아웃컴에 대한 경피용 에스트로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KEEPS·ELITE·DOPS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호르몬요법에 주요 임상시험인 KEEPS·ELITE·DOPS 연구를 가장 먼저 강조했다. 이 3개의 연구가 젊은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호르몬요법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KEEPS
KEEPS 연구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으로 호르몬요법, 특히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지 않고 낮아질 수 있다는 가설 입증을 목적으로 했다. 연구에서는 42~58세, 폐경발생 후 6~36개월 경과된 728명을 대상으로 했다. 심혈관질환 병력 혹은 환자, 10개피 이상 흡연, BMI 35kg/㎡초과, 이상지질혈증,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혈당 126mg/dL 초과인 이들은 배제했다.

호르몬요법은 경구용 합성에스트로겐(프레마린 0.45mg) 또는 경피용 에스트라디올(클리마라 50㎍)을 적용했고 프로게스테론이 필요할 경우 미분화 프로게스테론(프로메트리움 200mg)을 투여했다. 1차 종료점은 관상동맥석회화지수(CAC),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의 변화였고, 염증 및 응고마커도 평가했다.

중간 분석결과에서는 경구용 및 경피용 제제 모두 위약 대비 CIMT 진행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CAC 점수는 에스트로겐군에서 더 적었고, 새롭게 CAC 5점 이상으로 확인된 환자비율도 경구용 에스트로겐군 10.5%, 경피용 에스트로겐군 12.8%, 위약군 14.3%였다.

추가적으로 에스트로겐군은 혈압은 높이지 않았다. 제제별로는 경구용 에스트로겐은 HDL 콜레스테롤은 높이고 LDL 콜레스테롤은 낮췄다. 경피용 에스트로겐은 혈당수치와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했다. 통계적 유의성도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소폭의 변화에 그쳤다.

또 유방암, 자궁내막암, 심근경색증, 일과성뇌허혈발작, 뇌졸중 발생률을 비교했을 때도 경구·경피용 에스트로겐군과 위약군 간 차이는 없었다. 한편 호르몬요법을 받은 환자에서는 홍조 등이 감소했고 골밀도, 성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ELITE
ELITE(Early versus Late Intervention Trial with Estradiol) 연구 역시 에스트로겐 치료에 따른 심혈관 아웃컴을 평가했지만 폐경발생 6년 이내인 경우와 10년 초과인 경우로 나눠 평가했다. 5년간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으로 건강한 폐경여성 643명을 대상으로 했다. 1차 종료점은 6개월 시점 CIMT, 2차 종료점은 연구종료 시점 CAC였다. 약물은 에스트라디올 1mg을 투여했고 프로게스테론이 필요할 경우 프로게스테론 생식기 젤 45mg을 적용했다.

대상환자 중 폐경발생 6년 이내군의 평균 연령은 55.4세, 폐경기간은 3.5년이었다. 10년 초과군은 각각 63.6세, 14.5년이었다. 베이스라인 CIMT는 10년 초과군에서 더 높았고, 10년 초과군에서 항고혈압제, 지질강하제 복용률이 더 높았다. BMI는 양군이 유사했다.

위약 대비 CIMT 진행률을 평가한 결과 6년 이내군이 10년 초과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하지만 CAC는 차이가 없었다. 이외 유방암, 심근경색증, 정맥혈전색전증, 췌장암, 악성뇌교종 발생률도 차이가 없었고, 유해사건 역시 유사했다.

DOPS
DOPS(Danish Osteoporosis Prevension Study) 연구는 최근에 폐경이 발생한 여성 502명을 무작위로 에스트라디올(triphasic estradiol) + 노르에티스테론 아세테이트, 또는 에스트라디올 2mg군으로 분류했다. 연구는 11년간 진행됐고, 이후 추가적으로 16년까지 관찰했다. 1차 종료점은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근경색증 발생이었다.

10년후 평가에서 종합적인 1차 종료점 발생률은 치료군 16명, 위약군 33명으로 치료군의 위험도가 52% 낮았다. 사망은 각각 15명, 26명으로 치료군에서 위험이 43% 낮았다. 모든 종류의 암 발생률은 각각 36명, 39명으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에스트로겐 치료군에서 위험도가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 단 유방암 발생은 에스트로겐군 10명, 위약군 17명으로 위험도가 42% 낮았다. 추가적으로 정맥혈전색전증 발생건수는 각각 2건, 1건, 뇌졸중 발생건수는 11건, 13건으로 나타났다. 한편 16년까지 연장관찰했을 때도 모든 암종 위험도 증가 없이 1차 종료점 감소효과는 유지됐다.

WHI 사후분석
WHI 사후분석은 본 연구 만큼 중요한 결과를 제시해주고 있다. 사후분석에서는 여성의 연령, 폐경 시점에 따른 호르몬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 특히 심혈관 아웃컴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WHI 연구위원회는 호르몬요법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분류했다.

WHI 위원회는 호르몬요법으로 인한 심혈관사건 위험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인자들을 제시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호르몬요법의 효과를 최대화 시킬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60세 미만의 젊은 연령, 폐경발생 10년 미만, LDL 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 또는 LDL/HDL 콜레스테롤 비율 2.5 미만, 대사증후군이 없는 경우를 꼽았다. 추가적으로 정맥혈전색전증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전신 호르몬요법을 피하고 경구용 제제보다는 경피용 제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대사증후군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에서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또는 에스프로겐 + 프로게스토겐 병용요법 모두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았지만, 대사증후군을 동반했을 때는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혈관사건
뇌혈관사건에 대한 부분도 많은 근거가 추가된 부분으로 소개됐다. AACE·ACE는 최근 발표된 연구들은 뇌혈관사건 위험에 관련해 경구용 에스트로겐 제제보다 경피용 에스트로겐 제제의 사용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
뇌졸중 관련 평가에서도 경피용 에스트로겐이 경구용 에스트로겐보다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에서 경피용 에스트로겐은 경구용 CEE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심혈관사건 및 모든 원인 사망의 절대위험은 연령대가 낮은 폐경 여성에서 더 낮았다.

또 다른 뇌졸중 환자 1만 5710명을 대상(대조군 5만 9958명)으로 진행한 인구기반 사례대조 연구에서는 저용량, 비경구용 에스트로겐이 뇌졸중 위험에 중립적인 것으로 나타난데 비해 고용량이거나 경구용 제제는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피용 에스트로겐은 비사용군과 유사한 위험도를 보였고, 저용량 에스트로겐 패치는 위험도를 19% 낮췄다. 하지만 고용량 패치는 위험을 89% 높였고, 경구용 에스트로겐도 위험을 28% 높인 것으로 보고됐다.

정맥혈전색전증
정맥혈전색전증 관련 관찰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경구용 에트스로겐을 사용할 경우 경피용 에스트로겐 사용자보다 임상적 혈전색전성 사건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사용군과 비교했을 때 경구용 사용군의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이 2.5%, 경피용 에스트로겐 사용군은 1.2%였다.

특히 위험도는 사용 첫 해에 가장 컸다. 에스트로겐 사용병력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와 함께 9개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경구용 에스트로겐 복용환자에서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2.1배 높았고, 경피용 에스트로겐에서 추가적인 위험은 나타나지 않았다.

혈액응고 관련 영향
경구용 에스트로겐 제제는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응고생성 자극이 더 강하다. 응고 관련 체외연구에서는 경피용 제제보다 경구용 제제가 트롬빈 활동수치가 높고 플라스킨 활동수치가 낮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런 근거들에 기반해 AACE·ACE는 당뇨병, 고혈압, 기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고령인 경우에는 경피용 제제 사용을 권고했다.

인지기능 · 당뇨병
인지기능
인지기능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근거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폐경시작 5년 이내에 호르몬요법을 받은 여성 176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0년 이상 사용한 환자들의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30% 감소했다. 하지만 호르몬요법을 받은 여성에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근거들도 나와있다.

일관된 근거들이 없는 가운데 KEEPS Cogni­tive and Affective 연구가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전 WHI 및 WHI Memory 연구에서는 호르몬요법은 인지기능에 혜택 또는 위해가 있을 수 있고, CEE, 에스트라디올 등 에스트로겐 제형별로 인지기능에 별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 방법에 따라서도 인지기능에 대한 영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고 미분화 프로게스테론도 인지기능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KEEPS Cognitive and Affectvie 연구는 폐경 후 호르몬요법의 인지기능에 대한 잠재적인 혜택과 관련해 명확한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뇨병
폐경이 바로 당뇨병 위험을 높이지는 않지만 대사증후군, 인슐린 저항성은 연령에 따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조기폐경 또는 수술적 폐경 환자에서는 제2형 당뇨병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부 관찰연구에서는 호르몬요법이 혈당에 중립적이거나 유의한 혜택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연구지만 전기 및 제2형 당뇨병에서 경구용 및 경피용 에스트로겐 모두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 단 경구용 에스트로겐이 조금 더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

당뇨병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에서도 에스트로겐이 중립적이거나 약간의 혜택을 보였다. HERS 등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은 여성의 혈당수치가 증가하지 않았고, 공복혈장혈당장애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WHI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 복합제 치료군에서 당뇨병 발생률이 21% 감소했다. 하지만 연령별 구분에서는 50~69세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고 그 이상 연령대에서는 오히려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군에서도 당뇨병 위험도가 위약군 대비 12% 감소했다. 비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KEEPS 연구에서는 경피용 에스트로겐만 당뇨병 예방효과를 보였다.

비호르몬요법
AACE·ACE 가이드라인에서는 비호르몬요법 약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와 가바펜틴을 제시했다. SSRI는 에스트로겐을 투여할 수 없는 환자의 홍조 치료에 중등도 효과를 보였고, 3개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서 폐경이행기 및 폐경 환자 899을 분석한 결과 벤라팍신, 에시탈로프람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정도의 효과를 보였다.

또 다른 분석연구에서도 에시탈로프람은 54%, 에스트라디올은 48%, 벤라팍신은 49%의 홍조 감소효과를 보였다. 별도의 연구에서는 파록세틴도 체중감소 없는 유의한 홍조 감소효과를 보였다. 추가적으로 벤라팍신은 에스트라디올 대비 성욕, 수면에도 소폭 개선을 보였다.

가바펜틴은 무작위 귀약군 대조 임상에서 위약 대비 3개월 내 홍조완화에 효과를 보였고, 6개월 이상 진행한 또다른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서도 6개월 시점 중등도~중증 홍조를 줄였고, 수면 개선 효과도 보였다. 하지만 약물관련 어지럼증, 두통, 졸림 등이 나타났다. 단 AACE·ACE는 비호르몬요법은 환자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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