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이문규,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지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당뇨병 및 내분비학 국제학술대회인 ICDM 2017(2017 International Congress of Diabetes and Metabolism)을 개최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주최하는 ICDM은 지난 2011년 첫 개최돼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당뇨병 및 내분비 분야의 대표적 국제학술대회다. ICDM 2017에는 35개국 약 200명의 해외 참가자를 포함해 국내외 총 1500여명의 당뇨병 전문가들이 참여해 질환 및 치료 관련 최신지견을 공유했다. 당뇨병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ICDM 2017에서 발표된 주요내용을 정리했다.

당뇨병 약제 알고리듬 ‘세분화’ 약제치료지침 개정

제2형 당뇨병 치료약제 알고리듬이 세분화되면서 보다 체계적인 당뇨병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ICDM 2017 기자간담회에서 새롭게 발간하는 ‘제2형 당뇨병 약제치료 지침 2017’을 공개했다. 2015년 제5판 당뇨병 진료지침 발표 후 당뇨병 약제치료 부분에 국한해 개정 및 보완한 것이다.

이번 지침은 기존 당뇨병 치료 알고리듬을 보다 세분화해 경구약제 및 주사제 알고리듬과 인슐린 알고리듬을 나눠 제시했고, 약제를 개별약제가 아닌 계열로 분류한 점이 특징이다. 최경묵 진료지침이사(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는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해 제2형 당뇨병 치료약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이번 진료지침을 업데이트했다”며 “국내 당뇨병 환자의 치료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국내 실정에 맞는 당뇨병 환자 관리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개정목적을 밝혔다.

이번 지침은 최신 국내외 문헌을 근거로 기존 지침을 보강했다. 단 국내 보험기준은 고려하지 않았으며, 약제 배열에도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이에 제2형 당뇨병 약제치료 알고리듬을 평면적으로 배열하지 않고 그래프화해 제시했다. 아울러 약제별 혈당강하 효능, 저혈당 위험, 체중증가, 심혈관질환 위험 등의 특징을 막대 그래프로 나타내, 미국당뇨병학회(ADA) 및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가이드라인과 차별화했다<그림>.

▲약제치료 알고리듬
지침은 크게 제2형 당뇨병 관련 △경구약제 △주사제 △치료 알고리듬으로 나눠 업데이트했다. 알고리듬의 근거수준은 권고등급과 함께 고려해 A, B, C, E로 제시했다. 먼저 경구약제 초기치료 시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 및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A). 당뇨병 치료약제는 환자의 임상적 특징, 약제 효능, 부작용, 비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E).
경구약제 단독요법 시 첫 치료제는 메트포르민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A). 메트포르민은 장기간에 걸쳐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고 비용 대비 효과도 우수하다는 점이 이번 지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첫 치료제로 메트포르민 사용이 어렵다면 환자의 임상적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약제를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E).

▲2차치료
단독요법으로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약제의 병용을 시행할 수 있으며(A), 단일약제를 최대용량까지 증량할 수 있으나 혈당조절 또는 부작용 등을 고려해 조기에 병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B). 단 약제병합 시 혈당강하 효능, 저혈당 위험, 체중증가, 심혈관질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E).

주사제의 경우, 경구약제에도 불구하고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면 인슐린요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A). 인슐린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기저 인슐린, 혼합형 인슐린, 다회 인슐린 요법을 시행하며(B) 경구 혈당 강하제와 병합요법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A).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단독요법 또는 경구약제 및 기저 인슐린과 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A).

▲SGLT-2 억제제·GLP-1 제제 심혈관 임상혜택 우수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들여다 본 임상연구들을 모아 메타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홍콩대학의 Yue Fei 교수팀은 ICDM 2017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2차치료 전략으로 이들 약제를 우선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DPP-4 억제제 관련 주요심혈관사건(MACE)과 사망률을 보고한 총 9개 임상연구를 모아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결과는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위약 대비 MACE 위험을 각각 14%(OR 0.86, 95% CI 0.77-0.95)와 11%(0.89, 0.82-0.97)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전체 사망률 역시 22%(0.78, 0.88)와 11%(0.89, 0.80-0.99) 낮추며 유의미한 혜택을 나타냈다.

▲리얼월드에서 SGLT-2 억제제 단독·병용요법 유효
“한국인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적합”
서울의대 문민경 교수팀은 리얼월드 임상현장에서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SGLT-2 억제제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를 발표했다. SGLT-2 억제 단독 또는 메트포르민, 메트포르민 + 설폰요소제, 메트포르민 + 설폰요소제 + DPP-4 억제제, 인슐린 ± 경구혈당강하제에 더해지는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312명의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다.

12주시점에서 전체 환자군의 A1C는 0.8% 감소한 가운데, SGLT-2 억제제 단독과 병용요법 간에 차이는 없었다. A1C 7% 미만을 달성한 경우는 27.6%였으며, 단독보다는 2제·3제 병용요법군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특히 SGLT-2 억제제 치료군에서는 공복혈당(-30.4mg/dL), 중성지방(-22.8mg/dL), LDL 콜레스테롤(5.6mg/dL)이 모두 감소해 주목을 받았다(P＜0.05).

▲이프라글리플로진 포함 3제요법 효과 확인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 치료로도 혈당조절이 힘든 경우 SGLT-2 억제제 이프라글리플로진을 더하는 3제요법을 통해 혈당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한국인 대상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성균관의대 이문규 교수팀이 보고한 ‘이프라글리플로진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메트포르민과 시타글립틴 치료로도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이프라글리플로진을 병합해 투여한 결과 혈당강하 효과는 우수하고 내약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39명을 한국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이프라글리플로진 추가투여군의 당화혈색소(A1C) 변화는 -0.79%로 위약군(+0.03%)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A1C 7% 미만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도 44.4% 대 12.1%로 차이를 나타냈다. A1C 6.5% 미만에 도달한 경우는 12.5% 대 1.5%로 역시 현격한 차이를 보고했다. 부작용 빈도는 양 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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