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인구
대한민국은 올해 ‘고령화사회’를 넘어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2000년 고령화사회에 들어선지 17년만이고, 예정보다 1년 앞당겨진 시점이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03만 1367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 8월 현재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13.8%로 집계되고 있다. 올해 말이 되면 14%를 넘어설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치매환자 추이

보건복지부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결과는 노인인구의 증가가 치매환자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2012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54만명이 치매환자로 나타났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명, 2041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발생률로 평가하면 2014년 9.58%에서 2024년 12.26%, 2050년 15.06%로 증가하는 셈이다.

치매가 호발하는 연령대도 85세 이상으로 유럽과 비슷한 경향이다. 65~69세의 치매 발생률이 1.3~3.6%인데 비해 85세 이상에서는 33.9%로 3명 중 1명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국제알츠하이머병기구는 2013년 세계 치매환자 수가 4400만명, 2030년에는 7600만명, 2050년에는 1억 3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특히 한국 포함 아시아-태평양 고소득국가의 2015년 치매환자 유병률은 약 7%로 집계했고 환자 증가율은 2030년까지 약 56%, 2050년까지는 115%로 내다봤다.

▲치매관리종합계획
- 사회적 부담 절감 대책
이런 흐름을 막고자 치매를 타깃으로 한 정책도 제시됐다. 대표적으로 치매관리종합계획이 있다. 현재 2016~2020년 기한인 제3차 계획이 진행 중이다. 치매관리종합계획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내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치매인구 증가에 대처하는 것이다.

유병률 증가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치매와 관련된 의료, 요양서비스 사용률이 증가하는 현황 역시 치매정책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2014년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는 44만 3000명이었고, 연평균 20%씩 증가할 전망이다. 의료비용은 2014년 전체 1조 6142억원, 1인당 진료비는 364만원으로 집계됐다.

요양비용 역시 증가해 2014년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한 환자 43만 5000명중 54.3%는 치매환자였고, 연평균 10%씩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 관련 사회적 비용 역시 2013년에 약 11.7조원에서 2050년에는 43.2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제2차 치매종합관리계획 보완·확대
제2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은 2012~2015년 진행됐고 △치매의 조기발견 및 예방강화 △맞춤형 치료·보호강화 △치매관리 인프라 확충 △가족지원 및 사회적 소통 확대를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제3차 치매종합관리계획에서는 2차계획 추진과제의 세부결과를 이어받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한계를 보완하고 내용을 확충했다.

조기발견 및 예방강화 부분에서는 2차 종합계획을 통해 치매검진율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선별검사를 통한 치매발견율은 낮았고, 75세 이상 독거노인 등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제3차 종합계획에서도 지속적으로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고혈압, 당뇨병 등 치매 고위험군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사전관리를 지원하고 치매예방을 위한 콘텐츠 및 생활습관 실천지원도 시행키로 했다.

맞춤형 치료·보호강화 분야에서도 저소득층 치매진료, 약제비지원 등에 대한 기존 내용에 치매 중증도 및 단계별 증상에 따른 비약물 치료법을 개발, 나아가 실용화까지도 힘을 쓴다는 내용이 더해졌다. 또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대상도 경증치매인 5등급 외의 인지기능 저하가 있는 노인에게도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치매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요양시설 내 치매전문서비스, 재가서비스 범위 확대, 지역사회 치매치료관리체계도 마련한다.

서비스 범위와 함께 인프라 확충에도 비중을 뒀다. 시도광역치매센터 및 치매관리전달체계의 기반을 마련한 것에 더해 치매상담센터의 인력 및 독립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직역별 치매전문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수료자의 이력관리시스템을 보강할 계획이고, 격년으로 정부 및 민간의 자료를 종합한 치매통계연보도 발간한다.

마지막으로 가족지원 강화 및 사회적 소통 확대 부분과 치매환자 간병부담 경감을 위한 방안도 보강했다. 치매환자의 간병부담 경감을 위한 사회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치매질환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및 정보제공도 계속한다.

▲치매 국가책임제
보건복지부는 치매종합관리계획에 더해 지난 9월 18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치매 국가책임제의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궁극적인 목적은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치매안심사회’다. 큰 틀에서 치매종합관리계획과 맥락을 같이하면서도 범위 및 질을 넓히겠다는 것
이다.

- 맞춤형 사례관리
올해 12월까지 252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해 치매환자 및 가족들에게 1:1 맞춤형 상담·사례관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치매 단기쉼터, 가족카페 등 공간도 확보해 치매환자의 증상악화를 지연하고, 정서적 안정을 돕도록 한다. 치매안심센터의 상담 및 사례관리 내역은 새롭게 만들어질 치매노인등록관리시스템에 등록돼 전국적으로 유기적으로 관리된다. 여기에 더해 치매상담콜센터와 보건복지콜센터를 연계하고, 차후 나아가서는 치매안심센터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청사진이다.

- 장기요양서비스 확대
더 많은 치매환자관리를 위해 장기요양등급제도도 손볼 예정이다. 주야간보호시실에서 미술, 원예, 음악 등 인지건강프로그램, 요양, 목욕, 간호, 상담 등의 통합형 방문서비스도 제공한다. 주야간보호시설과 함께 요양시설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요양보호사도 추가로 배치해 양뿐만아니라 질적으로도 보강한다.

- 치매환자 의료지원 강화
폭력성, 망상 등 이상행동증상이 심해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경우를 위해 치매환자를 단기간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매안심요양병원을 오는 12월부터 전국 79개 공립요양 병원중심으로 설치해 나간다. 이와 함께 내과, 외과, 치과 등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건강보험수가도 개선할 계획이다.

- 의료비·요양비 부담완화
중증 치매환자는 환자 따라 본인부담률이 최대 60%까지 높게 책정됐지만, 이를 10%로 낮췄다. 또 신경인지검사나 MRI 등 진단검사에 대해서도 내년부터는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치매환자에게 소요되는 용품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 의학적 지원
치매의 원인규명, 예방, 조기진단 관련 연구 진행, 치매치료 및 돌봄기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를 목적으로 민관합동 협의체를 구성, 국가치매연구개발 10개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치매 국가책임제, 실현 가능성은?
치매 국가책임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많지만, 실제 정책을 실현하는데 있어서는 아직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인제의대 이동우 교수(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치매 국가책임제가 그간 치매 관리정책에서 공백으로 남았던 보편적인 서비스, 치매 중기 환자 관리, 환자 및 환자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 경감 등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치매관리의 범위가 확충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고른 전문인력들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교육과정과,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양의대 김승현 교수(한양대병원 신경과)는 고위험군에 대한 검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향후 장기적으로 유병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복지에 치중됐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치매 국가책임제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보건학적인 장기목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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