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45세 남자가 갑작스럽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쁘며 어지러움을 느껴 급히 응급실로 달려갔다. 응급실에서 각종 검사를 받아보니 뚜렷한 몸의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고 수 분내 다시 안정됐다. 병원에서는 별 이상이 아닌 것 같으니 안심하라고 했지만, 환자는 심장이나 뇌질환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계속 염려됐다. 이후 여러 종합병원과 한방병원에서 수많은 검사를 계속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별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라는 말만 들었다. 환자는 ‘최근 직장에서 스트레스는 많았지만, 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지’ 무척 궁금했다.

▲불안증상과 감별진단
이런 경우 불안장애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결국 이 환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공황장애로 진단됐고,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잘 받아 호전됐다. 현재는 재발방지를 위해 소량의 약물치료만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불안은 불쾌하고 모호한 두려움과 빠른 호흡, 빈맥, 근육긴장, 과민, 초조 등의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상태다. 각종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감별해야할 신체질환으로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같은 관상동맥질환의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심실상성 빈맥, 갑상선 기능항진증,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뇌전증, 갈색종, 전정신경질환, 당뇨병 및 저혈당증 등이 감별돼야 한다.

신체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는 가급적 신속 정확하게 진행돼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하나둘씩 진단하다보면 환자의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의사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다. 또한 다른 정신건강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하다.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가 동반돼 있는지, 조현병이나 섬망과 같은 혼란 상태에서의 불안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전문적인 감별을 해야한다.

불안 증상을 느끼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증상이 심리적인 현상이거나 성격때문에 겪는 문제라고 생각해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무척 궁금해 한다. 이런 신체 증상은 주로 자율신경계 과잉활성으로 인해 나타난다. 치료 초기에 환자들에게 정신과 신체의 연결성을 설명해주고, 진단과 증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이로써 치료순응도를 높일 수 있고, 불필요한 과다검사 및 과잉진료를 예방할 수 있다.

▲불안장애 치료
대부분의 불안장애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등의 정신치료를 함께 시행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어떤 환자는 질환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약물치료는 거부할 수 있다. 약물치료에 앞서 불안의 생물학적 원인 등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이로써 약물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약물치료가 즉각적인 증상 완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어떤 약물은 서서히 시간이 경과하면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복약이 필요함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불안장애 치료약물로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항불안제인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등이 주로 사용된다. 항우울제는 완치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소 1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항불안제는 치료효과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 급성기 치료에 효과적이다. 두 가지 약물 모두 각 환자의 특성에 맞게 용량과 용법 및 투약기간을 정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을 만큼 공황장애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하다. 개인 인지행동치료와 그룹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몇 가지 기법들이 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공황장애를 예로 들면 사소한 신체감각을 파멸이나 죽음과 같은 파국적 상황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을 교정하는 것, 공황발작이 일어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며 결코 생명에 위태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도록 하는 것, 이완훈련을 통해서 공황발작을 이겨내는 신체적 조정 기술을 배우는 것, 과호흡을 하면 공황발작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통제하는 호흡조절법, 특정상황에 가기를 회피하는 환자들에게 가상노출과 실제상황에의 노출을 점진적으로 시행하여 광장공포증을 극복하게 만드는 것 등이다.

인지행동치료와 더불어 성격적 취약성, 대인관계 스트레스 등을 치료하기 위한 역동 정신치료가 활용 될 수 있다. 각 환자에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여 전문적인 기법과 적절한 치료 기간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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