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및과잉행동장애(ADHD)는 흔히 소아청소년 시기의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성인에게도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정신과학회(APA)는 정신질환진단및통계편람 5판(DSM-5)에서 ADHD가 성인 시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적시했다. ADHD를 “소아시기에서 발생하는 만성적 신경발달장애“라고 정의하면서도 “성장기를 넘어서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정리했다. 그리고 증상이 발현되는 상황도 학교, 가정뿐만 아니라 직장도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ADHD가 개인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학업, 가족, 사회적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있다”며 ADHD가 전연령대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ICD-10의 정신 및 행동장애 분류에서도 DSM-5와 전반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제시했다. 단 소아시기에는 무모함, 충동, 사고결핍으로 인한 행동 등이 증상으로 나타나고, 성인시기에는 사회적 탈억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시기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명시했다.

▲유병률
유병률은 연령, 성별, 동반질환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전세계 소아청소년 ADHD 유병률은 DSM-4에서 분석한 메타분석(Neurotherapeutics. 2012)과 일부 연구(Am J Psychiatry. 2007)에서 5.3~7.1%로 보고됐다. 성인 ADHD 유병률은 1.2~7.3%, 평균 3.4%로 나타났다(Br J Psychiatry. 2007).

특히 소아시기 ADHD는 성인시기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에 따라 50~66%까지 나타나는데, 소아시기 ADHD의 중증도, 증상 프로파일(주의형과 과잉행동-충동형이 복합된 형태에서 연관성이 가장 높다. 과잉행동-충동형은 연관성이 가장 낮음), 주요 우울장애와의 동반, 발생패턴, 불안 또는 기분장애, 부모의 반사회적 인성 장애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Biol Psychiatry. 2009).

한편 소아청소년 시기 ADHD와 연관된 일상생활장애를 평가한 연구(CNS Spectr. 2015)에서는 ADHD가 소아의 전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보호자들이 소아청소년 ADHD 환자를 관찰한 결과 ADHD는 학교생활(45%), 일상생활(35%), 사회적 생활(34%), 가정생활(31%), 교우관계(30%), 형제관계(31%), 부모관계(24%)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ADHD의 사전 예방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를 원만하게 보내기 위해서도 소아청소년기부터 ADHD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가이드라인 관리전략
ADHD는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다. ADHD의 평가, 진단, 치료에 대한 내용은 DSM-5, WHO의 ICD-10 분류, 영국정신약물학회,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 가이드라인 등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ADHD의 일반적인 증상은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이다. 단 행동장애, 반항장애, 불안장애, 기분장애 등과 동반되면 정확하게 평가 및 진단하기 힘들다고 부연했다.

ADHD는 임상적 상황, 환자 문진, 증상척도 등을 통해 통합적으로 평가해 다른 질환들과 감별한다. 그리고 평가과정은 ADHD 환자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주변인들에게도 공유해야 한다. 증상척도는 소아 ADHD에서는 ADHD-RS-Ⅳ, 성인의 경우 ASRS 증상체크리스트를 적용한다.

성인 ADHD 환자 치료전략은 소아청소년 환자와 동일하게 제시하고 있다. 약물요법과 비약물요법을 공통적으로 제시했고, 비약물요법이 충분한 효과가 없을 때 행동요법과 함께 통합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정신자극제에는 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비정신자극제로는 아토목세틴, 구안파신을 권고했다. 비약물요법은 행동요법, 정신학적 교육, 운동 및 식습관개선을 시행한다. 

한편 가이드라인에서는 ‘최적의 ADHD 관리’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최적의 아웃컴, 최적의 약물요법, 최적의 치료 성공이라는 내용을 모두 포함돼 있다. 최적의 관리 목표로는 환자의 증상 완화, 기능적 장애경감. 삶의 질의 개선을 제시했다.

▲성인 ADHD 가능성 열어둬야
국내에서도 성인 ADHD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더 높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올해초 성인 ADHD 인지도 및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성인 ADHD를 진단받은 환자 중 소아청소년기에 증상을 인지간 경우는 25.7%에 불과했다. 성인시기에 인지한 경우도 절반 이상이었다.

일반인 1068명과 성인 ADHD 진단 경험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증상을 인지한 후 정신과를 방문하기까지 1년 이상, 길게는 10년 이상 경과해 방문한 비율은 82.4%였다. ADHD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반증하는 부분
이다.

진단 후 ‘사회적 편견’을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한다. 연령별로 20~30대에서 거부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들 중 약 70%는 사회적 편견을 치료거부의 이유로 들었다. 성인 ADHD 환자 중 약물치료를 받는 비율도 27%에 불과
했다.

학회는 “ADHD로 진단받은 소아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고, 이중 50~65%는 성인에서도 증상이 지속된다”며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했다.

한편 학회는 ADHD의 근본적인 치료가 약물요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성인, 소아 모두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질환의 관리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약물요법에 대한 높은 순응도도 강조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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