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률은 그대로, 환자수는 증가

이번 중간결과는 국민건강영양조사 1998 ~2015년 결과와 관련 논문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선 국내 고혈압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점진적으로 증감하면서 일정수준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남성 환자의 비율이 높았는데 1998년 남성 고혈압 환자는 32.5%, 여성 고혈압 환자는 26.9%였고, 2001년에는 각각 33.2%, 25.4%, 2005년에는 31.5%, 23.9%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다가 2007년에는 26.95%, 21.8%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후 다시 증가해 2008년 남성 28.1%, 여성 23.9%에서, 2009년 30.4%, 22.2%, 2010년 29.3%, 23.9%, 2011년 32.9%, 23.7%, 2012년 32.2%, 25.4%로 높아졌다. 이후에는 2013년 32.4%, 22.2%, 2014년 29.8%, 21.0%, 2015년에는 32.7%, 23.1%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고혈압학회는 절대적인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1~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30세 이상 고혈압 추정 유병환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1998년 678만 6000명 수준에서 2015년에는 1079만 5000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노인 고혈압 및 동반질환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환자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노인 환자의 증가를 꼽았다. 사회적으로 노인인구층이 두터워지면서 노인 고혈압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화두는 자연스럽게 노인 고혈압에 옮겨가게 된다. 실제 65세 이상 노인 고혈압 환자수는 급증해 전체의 39%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영양사조사 분석결과 1998년의 65세 이상 고혈압 환자는 171만 9000명이었지만, 이후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였다. 2001년에는 211만명, 2005년 242만 4000명으로 증가했고, 전체 고혈압 환자 유병률이 감소추세를 보였던 2007년에도 노인 고혈압 환자수는 270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8년 275만 5000명, 2009년 306만 9000명으로 300만명을 돌파했다. 2010년 356만 4000명, 2012년 374만 1000명, 2013년 354만 4000명, 2014년 381만 8000명을 지나 2015년에는 423만 2000명으로 400만명도 넘어섰다.

특히 학회는 노인 환자 대부분이 다양한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이 비만, 당뇨병, 공복혈당장애,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영양조사 2007~2013년 자료에서 고혈압 환자의 동반질환 유병률을 평가한 연구(Korean Circ J. 2016;46:672-680)에서는 고혈압이 없는 환자보다 고혈압 환자에서 만성질환 동반률이 높았다. 비만 동반률은 60.1%, 이상지질혈증은 57.6%, 공복혈장혈당 유병률은 45.1%였다. 2개 이상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비율은 42.2%, 3개 이상 동반한 비율도 17.7%였다. 그리고 동반율은 남성여성 모두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졌다.

고혈압 관리율, 남은 30%가 과제다

대한고혈압학회의 Fact Sheet에서는 국내 고혈압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도 평가했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고혈압 인지율·치료율·조절률은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인지율은 1998년 23.5%에서 2001년 34.1%, 2005년 57.1%로 50%를 돌파했다. 이후 2007~2009년 66.3%, 2010~2012년 65.9%, 2013~2015년 67.3%까지 높아졌다.

치료율도 1998년 20.4%, 2001년 32.7%, 2005년 49.6%, 2007~2009년 60.3%, 2010~2012년 60.7%, 2013~2015년 63.6%로 증가했다. 치료자가 평가한 조절률(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혈압 90mmHg 미만)은 각각 23.8%, 37.6%, 54.9%, 69.3%, 69.1%, 72.0%로 나타났다.

평균 혈압수치도 감소됐다. 1998~2011년의 평균혈압을 평가한 연구(Prev Med Public Health. 2013;46:165-172)에서는 남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남성에서는 평균 수축기혈압이 1998년 151.9mmHg에서 2011년 131.2mmHg로 감소했고, 이완기혈압은 92.7mmHg에서 78.9mmHg로 감소했다. 여성의 경우 수축기혈압은 155.9mmHg에서 129.3mmHg로 감소했고, 이완기혈압은 86.8mmH에서 76.1mmHg로 감소했다.

하지만 대한고혈압학회는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일정수준에 정체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모두 70% 대에서 막혀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환자가 평가한 조절률은 1998년 4.9%, 2001년 12.3%, 2005년 27.2%, 2007~2009년 42.1%, 2010~2012년 42.5%, 2013~2015년 46.2%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공백의 원인을 우선 젊은 연령층에서 찾았다.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고혈압 진단을 받지 않고,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와 함께 고혈압 치료율 개선을 위해서는 대상인구의 특성에 따른 효과적인 고혈압 예방, 관리전략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혈압 진단인구·지속치료환자수

Hypertension Fact Sheet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와 함께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함께 조합한 자료도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는 고혈압 진단인구와 지속치료 인구 변화를 평가했다. 진단인구와 지속치료인구도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인구는 2002년 310만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6년에는 890만명까지 증가했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수도 2001년 100만명에서 2016년 610만명으로 증가했다.

2002~2016년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에서 모든 연령층의 고혈압 진단과 지속치료(연간 80% 이상) 여부를 평가했다.

분석에 포함된 고혈압 치료제 계열은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였고, 고혈압 치료제 처방전략에는 단독요법, 2제 병용요법, 3제 병용요법이었다.

단독요법, 2제 병용요법, 3제 병용요법 처방률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그 중 단독요법 처방건수는 2002년 28만 4695건에서 2016년 206만 801건으로 늘어났고, 2제 병용요법 처방건수는 46만 2933건에서 262만 7502건, 3제 병용요법은 21만 5510건에서 142만 3895건으로 늘어나 2제 병용요법 처방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장기간 처방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에서도 2016년도 단독요법 처방률은 34.8%, 2제 병용요법은 43%, 3제 병용요법은 22.2%로 나타났다.

2016년 시점 최장기간 처방 기준에서 ARB가 92만 8345건, 칼슘길항제가 92만 7293건으로 가장 많은 처방건수를 보였다. 뒤를 이어서 베타차단제 11만 3511건, 이뇨제 4만 5345건, ACEI 4만 2560건순으로 나타나 상위 2개 약물과 큰 격차를 보였다. 단 마지막 처방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는 칼슘길항제 94만 4287건, ARB 처방률은 94만 3721건으로 칼슘길항제와 순위가 역전됐다.

한편 학회는 성별, 연령별 고혈압 유명규모와 치료현황, 고혈압 치료제 병용요법 구성, 동반질환 치료 현황 등은 차후 분석할 예정이다.

경제적 손실

한편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 Hyper­tension Fact Sheet 관련 세션에서 발표를 가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고혈압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5년 고혈압 및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계한 것으로, 우선 의료비에 대한 직접비용과 시간, 사망손실 비용 등 간접비용을 모두 평가했다.

직접비용은 2015년 국민건강보험 질병통계에서 질병 소분류 통계에서 연령, 성별, 진료형태, 진료실입원, 입원 및 내원일수, 진료비, 급여비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건강보험 진료비는 약 6조 5000억원, 비급여 진료비는 93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간접비용은 외래 방문 시 시간비용 6504억원, 입원 시 시간비용은 1조 432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교수는 “2015년 기준 국내 고혈압 및 관련 합병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직접비용 8조 8300억원, 간접비용 4조 6700억원으로 총 13조 5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rmfoe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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