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AC(new oral anticoagulants) 제제인 리바록사반이 말초동맥질환(PA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심혈관사건부터 사지사건(limb events)에 이르기까지 임상결과를 유의하게 개선함에 따라 관련 적응증 승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7)에서 발표된 COMPASS와 COMPASS PAD 연구를 통해 안정형 죽상동맥경화성 혈관질환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예방에 이어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및 사지사건 예방효과를 보고함에 따라 혈관질환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려는 리바록사반의 도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말초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증·뇌졸중 등 심혈관사건은 물론 사지허혈이나 절단 등 말초혈관사건을 야기하는 기저병태이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임상현장에서는 말초동맥질환에 대한 진단·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신 혈관에서 죽상동맥경화증의 패턴을 나타내기 때문에 증상이 뚜렷히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단계를 거치게 되는 만큼, 진단과 치료가 더욱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말초동맥질환의 치료에는 혈전·색전을 막아내는 항혈전치료가 주요전략으로 자리한다.

현재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은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심혈관사건 예방에 항혈소판제 단독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은 심혈관사건 예방혜택의 근거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증상성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사지사건 위험을 줄이는데 타당할 수도 있다는 정도로 언급된다. 반면 항응고제 요법은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허혈성 심혈관사건 위험감소에 권고되지 않는다.

리바록사반

리바록사반은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치료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COMPASS PAD 연구에 따르면, COMPASS 연구의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을 하위그룹으로 별도분석한 결과 아스피린에 리바록사반을 병용해 치료한 환자그룹의 심혈관사건과 사지사건 모두가 아스피린 단독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리바록사반 병용요법의 심혈관사건 감소의 폭이 큰 것에 더해 사지허혈이나 사지절단 등 사지사건의 유의한 예방효과가 관찰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COMPASS PAD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 33개국 558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COMPASS 연구에는 말초동맥질환 환자가 7470명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를 △리바록사반 2.5mg 1일 2회 + 아스피린 100mg 1일 1회(병용요법군) △리바록사반 5mg 1일 2회(리바록사반군) △아스피린 100mg 1일 1회(아스피린군)에 무작위 배정해 치료했다. 이어 주요심혈관사건(MACE, 심혈관 사망·뇌졸중·심근경색증)과 사지사건(MALE, 중증 사지허혈·사지절단) 위험도를 평가했다.

심혈관사건

21개월 추적관찰 결과,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군과 아스피린 단독군의 MACE 빈도는 5.1% 대 6.0%로 리바록사반군의 상대위험도가 28%(hazard ratio 0.72, P＜0.005) 낮았다. 개별인자를 보면, 심근경색증(24%↓)과 심혈관 원인 사망(18%↓)은 감소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에는 도달하지 못한 반면 뇌졸중 위험은 46%(hazard ratio 0.54, 95% CI 0.33-0.87)까지 감소하며 심혈관사건 위험 전체를 떨어뜨렸다.

사지사건

또 하나의 축이었던 사지사건은 리바록사반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아스피린 단독군 대비 46%(hazard ratio 0.54, P=0.05) 감소하면서 극적인 혜택을 나타냈다. 특히 사지절단 상대위험도는 리바록사반 병용군에서 70%(hazard ratio 0.70, P=0.01)까지 감소했다. 심혈관사건·사지 관련 사건·사지절단을 모두 포함해 분석했을 경우, 리바록사반군의 상대위험도가 아스피린 단독 대비 31%(hazard ratio 0.69, P=0.0003) 줄며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위험 대비 혜택

다만 출혈위험은 리바록사반군에서 아스피린 단독 대비 높게 나타난 가운데(주요출혈 hazard 1.61, P=0.009), 치명적 출혈과 주요 장기출혈(critical organ bleeding) 위험은 유의한 증가가 없었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심혈관사건·사지 관련 사건·출혈사건을 모두 포함한) 혜택(net clinical benefits) 평가에서 리바록사반 병용군의 위험도가 28%(hazard ratio 0.72, P=0.0008) 유의하게 낮았다”며 리바록사반 병용요법의 위험 대비 혜택에 무게를 실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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