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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심장학계 키워드는 ‘The Lower…’혈압 140 → 130mmHg, LDL-C 70 → 55mg/dL
  • 임세형 기자
  • 승인 2018.01.02 11:46
  • 호수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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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심장학계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코 ‘더 낮게…(The Lower…)’에 표가 몰리지 않을까 싶다. ‘The Lower, The Better’가 보다 완전한 의미로,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에 있어 각 지표(marker)의 목표치를 더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예방의 임상결과(outcome)는 더 좋아진다는 주장이다. 이를 추종해 위험인자 조절 목표치를 파격적으로 내려 잡은 미국발 충격에 전세계 심장학계가 술렁였다.

미국발 충격

2017년 세계 심장학계는 미국서 날아온 소식에 두 번이나 놀란 가슴을 쓰려내려야 했다. 미국 심장학계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통해 큰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각국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변화 자체가 임상에 미칠 영향이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것이었다. 때문에 미국의 주장을 두고 세계 심장학계는 여전히 가부(可否)를 고민 중이다.

지난달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17)를 앞두고 전세계 심장학계에는 미국 측이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을 기존 140/90mmHg에서 130/80mmHg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드디어 학술행사 당일 미국심장학회(ACC)와 AHA는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발표, 고혈압 치료 전반에 수정을 가한다는 소식을 세계로 타전했다. 변화의 정도는 예상을 뛰어 넘어 매우 파격적이었다.

고혈압 140/90 → 130/80mmHg부터

변화의 시발점은 혈압분류에 맞춰졌다. 양 학회는 “고혈압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혈압을 정상(normal), 상승(elevated), 고혈압 1단계(hypertension stage 1), 고혈압 2단계(hypertension stage 2)로 구분해야 한다”며 과거와 다른 분류체계를 제시했다. 세계를 고민에 빠트린 것은 고혈압 1단계를 혈압 130~139/80~89mmHg로 정의한 대목이다. 기존의 가이드라인 대부분은 이 구간을 140/90mmHg 이상부터로 당연시해 왔다.

새 고혈압 정의는 많은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에 따르면, 수축기혈압 140mmHg이 아닌 130mm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진단·치료할 수 있다. 이 경우 지역을 막론하고 고혈압 유병률 통계치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기존에 31.9%였던 유병률이 45.6%까지 뛴다. 우리나라도 32.0%에서 50.5%로 같은 양상이다.

목표혈압↓…약물치료 대상↑

고혈압 진단기준의 변화는 혈압 목표치 역시 이에 맞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새 가이드라인의 목표혈압도 기존의 140/90mmHg에서 130/80mmHg 미만으로 수정됐다. 여기서 파생되는 또 다른 변화는 항고혈압제 치료대상이다.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병력자이면서 혈압이 130/80mmHg 이상인 경우에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해 항고혈압제 치료가 권고된다. 10년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발생위험이 10% 이상이면서 혈압 130/80mmHg 이상에서는 심혈관질환 1차예방을 목적으로 항고혈압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고혈압 경계치와 목표혈압의 변화에 따라 약물치료 시작시점이 일부 앞당겨지는 것이다.

앞당겨지는 병용요법

항고혈압제 병용요법도 변화가 뚜렷하게 관찰된다. 가이드라인은 “(140/90mmHg 이상으로 새롭게 규정된) 고혈압 1단계의 환자, 그리고 목표혈압보다 20/10mmHg를 상회하는 경우에 서로 다른 기전의 2개 약제(2제병용 또는 고정용량 복합제)로 치료를 시작한다”고 명시했다.

과거 항고혈압제 단독요법의 시작시점이었던 140/90mmHg 이상부터 병용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항고혈압제 치료는 ‘The Lower...’, 즉 혈압을 더 낮추기 위해 더 빠르게 약물치료를 적용하는 ‘The Earlier...’ 전략을 택했다.

“LDL도 더 낮춰야”

이에 앞서 올해 중순 무렵 세계 심장학계는 이상지질혈증 관리 및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과 관련해 미국 학계로부터 또 다른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와 내분비학회(ACE)가 업데이트된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 역대 최저의 목표치를 주문하고 나선 것.

기존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로도 심혈관질환 예방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더 적극적인 지질치료를 촉구한 대표적 사례다. 양 학회는 심혈관질환 병력자 가운데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했음에도 ASCVD 위험이 계속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을 극위험군(extreme risk)으로 지정, LDL 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콜레스테롤 치료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낮은 지질 목표치다.

브레이크가 없다?

실제 임상현장을 보면 LDL 콜레스테롤을 목표치까지 조절했음에도 심혈관질환이 재발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낮출수록 임상혜택을 높일 수 있다는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 또는 ‘LDL 이론’을 적극 수용해, 더 공격적인 지질치료 전략을 임상에 적용토록 한 것이다.

심혈관질환 병력자에 대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는 과거 100mg/dL에서 70mg/dL 미만으로까지 내려왔다가, 이번에 한 번 더 조정을 받았다. 70mg/dL보다 낮은 55mg/dL 미만까지 조절을 주문한 것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처음이다. 최근의 지질치료제 임상시험에서는 20~30mg/dL 선까지 낮춰 심혈관질환을 예방한 사례까지 있다.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가 어디까지 내려갈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 내리막 질주를 막을 브레이크는 당분간 마땅치 않아 보인다.

강력한 지질조절 해법은?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에 대한 역대 최강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놓고, 이를 어떻게 달성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쟁도 한창이다. 이전보다 낮아진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할 지에 대한 방법론을 놓고 심사숙고가 이뤄지고 있다.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

양 학회는 우선 강력한 지질치료를 위한 약물선택으로 스타틴을 앞세우고 있다.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 달성을 위한 1차선택으로 스타틴을 권고한 것. AACE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타틴의 부작용 위험과 관련해 “스타틴 집중치료 시 다소간의 혈당수치 또는 제2형 당뇨병의 증가가 ASCVD 위험감소의 혜택을 상회하지 않는다”며 위험 대비 혜택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와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비용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도 2013년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질치료 1차선택 약제로 스타틴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전권을 부여한 바 있다. “ASCVD 예방에 스타틴의 사용을 지지하는 광범위하고 일관된 근거가 존재한다”는 것이 이유다.

비스타틴계 입지 강화될 듯

한편 AACE가 새 가이드라인에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기존보다 낮춰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스타틴 단독요법에 병용하는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의 역할이 컸다.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병용요법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입증한 연구들이 이번 권고안의 주된 근거로 작용했다. AACE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검증한 IMPROVE-IT 연구에서 LDL 콜레스테롤을 50mg/dL 선까지 낮춘 결과, 초고위험군이나 극위험군에 대한 초집중 지질치료의 임상혜택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언급했다.

또 PSCK9 억제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검증한 FOURIER 연구를 토대로 “스타틴과 병용해 치료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을 평균 30mg/dL 미만으로 낮춰 심혈관사건 위험까지 줄일 수 있었다”며 “초고위험군 또는 극위험군에서 초집중 지질치료의 임상혜택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AACE는 최종적으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에서 에제티미브나 PCSK9 억제제를 더하는 스타틴 치료를 통해 LDL 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까지 낮춘 경우의 추가적인 심혈관 임상혜택이 극위험군에 대한 새로운 목표치 권고의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혈당강하제는 ‘The More...’에 집중

고혈압의 항고혈압제와 이상지질혈증의 지질치료제가 ‘The Lower...’ 쪽으로 치중하고 있다면,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혈당강하제는 ‘The More...’에 전력을 쏟고 있다. 본연의 임무인 혈당조절 외에도 혈압·지질·체중까지 조절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약제, 더 나아가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까지 막을 수 있는 심혈관질환 예방 약물로 성장하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최근 들어 혈당강하제의 약제특성과 관련해 혈당조절 이외에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의 부가적 혜택이 지속적으로 보고되면서 대혈관합병증 예방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심혈관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가운데, 혈당 외에 체중·혈압·지질·내피세포기능·염증 개선 등 다면발현효과(pleoitropic effects)를 나타내는 전천후 멀티플레이어 혈당강하제의 역할에 대한 임상현장의 기대가 크다.

약제특성

AACE의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는 저혈당증 위험 없이 혈압과 체중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이다. 심혈관질환 위험에 잠재적 혜택이 있는 것으로 정리된 대목도 주목된다. EMPA-REG OUTCOME 연구를 반영한 결과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저혈당증 위험은 중립이면서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언급했다. 여기에 리라글루타이드의 임상연구 결과를 반영해 잠재적인 심혈관 임상혜택을 인정한 것도 새로운 변화다. 티아졸리딘디온계는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도 있는 약물로 기재됐다.

올해 초 발표된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도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관련 내용이 다수 업데이트됐다. 기존의 메트포르민(UKPDS)과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EMPA-REG OUTCOME)에 이어 티아졸리딘디온계 피오글리타존(IRIS), 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LEADER) 등이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입증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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