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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20mmHg 아니고, 130mmHg 미만인가?목표혈압의 미학…연구와 현장 간 타협점 찾아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02.02 11:15
  • 호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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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가 새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낮춘 것은 SPRINT 연구에 근거한 결정이다. 혈압조절에 있어 SPRINT 이전의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은 근거가 취약하다는 것이 결점이었다. 결국 J-curve Hypothesis에 자리를 내주고 뒤안길로 물러서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SPRINT 연구는 혈압조절에도 ‘Lower is Better’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는 명백한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혈압 환자들의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 목표로 치료한 결과, 140mmHg 미만 치료군과 비교해 심혈관질환·심혈관 원인 사망·모든 원인 사망(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120mmHg vs 140mmHg

연구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혈압조절의 임상혜택을 검증키 위해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뇨병과 뇌졸중 병력은 없지만 심혈관질환 고위험군(뇌졸중 외 심혈관질환 병력, 만성 신장질환, 10년내 심혈관질환 위험 15% 이상, 75세 이상 연령대)에 해당하는 50세 이상 연령대의 고혈압 환자 9361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목표치 그룹(집중치료, 평균 항고혈압제 3개) 또는 140mmHg 미만 그룹(표준치료, 평균 항고혈압제 2개)으로 무작위 배정돼 3.26년(중앙값)의 치료·관찰이 이뤄졌다. 혈압은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 자동혈압계(automated measurement system)를 통해 측정이 이뤄졌으며, 심근경색증·여타 관상동맥질환·뇌졸중·심부전·심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를 1차 종료점으로 평가했다.

1년시점에서 두 그룹의 평균 수축기혈압은 121.4mmHg 대 136.2mmHg로 큰 차이를 보인 가운데 종료시점까지 격차가 유지됐다. 1차 종료점 복합빈도는 연간 1.65% 대 2.19%로 집중조절군의 상대위험도가 25%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 0.75, P<0.001).

목표치는 130mmHg 미만?

그런데 이번 ACC·AHA 가이드라인과 SPRINT 연구 간에는 한 가지 불일치하는 대목이 있다. SPRINT 연구는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조절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확인했건만, 새 고혈압 가이드라인은 13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120mmHg와 130mmHg를 두고 어떤 줄다리기가 있었던 것일까? 학계에서는 SPRINT 연구를 두고 120mmHg 미만보다는 130mmHg 조절의 임상혜택이 규명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세계고혈압학회(ISH)는 “SPRINT 연구와 실제 임상현장의 진료를 비교했을 때, 120mmHg 미만보다는 130mmHg 선에서 심혈관 임상혜택이 명확하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의대 박성하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SPRINT에서는 의사나 간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자동혈압계로 측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실제 진료실 혈압보다 5~7mmHg 낮다고 보면 된다”며 “때문에 실제 진료현장을 대입하면 140mmHg 대비 130mmHg의 임상혜택을 비교한 것과 같다”고 130mmHg 혜택설을 지지했다. “SPRINT의 집중치료군 목표치가 120mmHg 미만이었지만 종료시점까지 평균혈압이 122mmHg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30mmHg 대 140mmHg의 비교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ISH는 이 같은 분석에 기반해 “수축기혈압 130mmHg에 매진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130mmHg 집중조절 지지

또 다른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집중 혈압조절, 특히 수축기혈압 130mmHg 조절의 우수한 임상혜택이 보고됐다. 집중 혈압조절(평균 133/ 76mmHg)과 표준조절(평균 140/ 81mmHg) 그룹의 유효성을 비교한 임상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집중조절군의 주요심혈관사건(MACE)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 보다 집중적인 혈압조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Lancet 2016).

SPRINT 이후 보고된 또 다른 메타분석 역시 기존보다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영국 옥스포스의대 Dena Ettehad 교수팀은 1966~2015년까지 저널에 게재된 연구들을 모아 대규모 메타분석 진행했고, 그 결과가 Lancet에 실렸다.

총 123개 연구를 대상으로 61만여 명의 참여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많은 환자들이 혈압감소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을 10mmHg 낮췄을 때 주요 심혈관사건(MACE) 발생률이 20%가량 낮아졌다.

흥미로운 점은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낮췄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혈압조절 결과가 130mmHg 이상일 때는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증가했다.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낮췄을 때 대조군 대비 주요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 감소가 37%였던 반면, 130~139mmHg 조절군에서는 13%로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질환(45%→12%), 뇌졸중(35%→27%) 상대위험도 역시 130mmHg 전·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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