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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당뇨병 치료 데이터 양산하며, 맞춤형 치료제로 자리매김- [국산 DPP-4 억제제 제미글립틴이 걸어온 길]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04.03 11:40
  • 호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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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술로 자체개발된 DPP-4 억제제 제미글립틴이 지난 2012년 12월 출시한 지 올해로 만 5년이 됐다. 제미글립틴은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데이터를 양산하며 한국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치료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에서 혈당조절 효과와 안전성은 물론 신장과 심혈관 보호효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가혜택을 입증하면서 국내 DPP-4 억제제 처방량을 견인하고 있다.

DPP-4 억제제

DPP-4 억제제는 GLP-1과 같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작용을 통해 인슐린 분비능을 증가시키는 기전이다. 췌장 베타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세포사멸을 억제함으로써 인슐린 분비능을 증가시켜 혈당을 조절한다. 일련의 연구에서 베타세포의 양을 늘려 인슐린 분비능을 강화하고 베타세포의 기능까지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DPP-4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 저혈당증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극복하고 혈당조절 혜택은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안전한 치료전략으로 인식돼 왔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당화혈색소(A1C) 강하효과를 제공하며, 당뇨병 환자의 베타세포 기능을 보호·개선하는 고유의 효능으로 인해 체내 혈당량의 높고 낮음에 따른 인슐린 분비의 조절이 가능해진다. 이를 ‘Glucose Dependent Insulin Response’라 하는데, DPP-4 억제제 치료 시에 저혈당증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병특성과 약물기전

DPP-4 억제제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아시아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서양인 대비 우수한 약물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관련 논문에서는 그 이유를 아시아인의 당뇨병 유병특성과 DPP-4 억제제의 기전특성에서 찾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점진적으로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능이 소모·상실되는 과정을 거친다. 최종적으로 인슐린 분비능이 상실되며 제2형 당뇨병으로 이환하는데, 아시아인의 경우 유전적으로 서양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능이 저하돼 있는 유병특성을 나타낸다.

결국 아시아인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에 대응하는 인슐린 보상기능이 적절히 작용하지 못해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곧 아시아인의 당뇨병 치료에 있어 인슐린 분비능 개선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슐린 분비능을 개선하는 기전의 혈당강하제는 설폰요소제와 인크레틴 계열이 대표적이지만, 저혈당증 위험을 고려한다면 DPP-4 억제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제미글립틴

인종·지역에 따른 당뇨병 유병특성과 혈당강하제 기전특성의 연관성으로 인해 DPP-4 억제제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개발노력이 상당수 진행됐다.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국내기술로 자체개발된 DPP-4 억제제가 바로 제미글립틴이다. 제미글립틴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 당뇨병 유병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계열이자, 한국인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제미글립틴은 지금까지 개발돼 처방되고 있는 여러 DPP-4 억제제 중 하나이지만, 계열내에서 여타 약제와 비교되는 약리학·유효성·안전성·임상결과의 특성을 나타낸다. 일례로 대한당뇨병학회 저널 Diabetes & Metabolism Journal(이하 DMJ) 게재된 연구논문(제목: 제미글립틴, 제2형 당뇨병 관리의 유용성, Diabetes Metab J. 2016)을 통해 계열내 약제별 특성, 즉 DPP-4 억제제 제미글립틴의 기전특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DPP-4 효소 결합·해리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DPP-4 억제제는 인크레틴 호르몬(GLP-1)을 촉진시켜 인슐린 분비능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구체적으로는 인크레틴을 비활성화시키는 DPP-4 효소를 억제해 GLP-1의 생활성화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계열내에서 같은 기전을 갖췄다 해도 DPP-4 효소와의 결합력과 해리력에 따라 혈당강하력과 안전성의 차이를 구현할 수 있다.

DMJ 연구논문에 따르면 제미글립틴은 DPP-4 효소를 선택적으로(selective), 강력하게(potent), 지속(long-acting) 억제하는 경구 혈당강하제로, 제2형 당뇨병 치료의 유효성·안전성·순응도 측면에서 최적화된 약제다. 먼저 제미글립틴은 S1·S2·S2 extensive subsite 등 DPP-4 효소에 강력하게 결합한다. 타 약제와 비교해 DPP-4 효소에 빠르게 결합(association)하면서도 천천히 해리(dissociation)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로 인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DPP-4 억제효과를 담보할 수 있다.

선택적 억제효과 또한 여타 약제 대비 특징으로 꼽힌다. DPP-4 억제제는 DPP-8, DPP-9, FAP-α 등의 효소기능까지 억제해 독성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여타 관련 효소기능은 억제하지 않는 상태에서 DPP-4 효소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연구논문에는 제미글립틴이 DPP-4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데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언급됐다.

신장 보호효과

신장과 간을 통해 균형을 이루며 배설되는 기전도 특징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신장이나 간기능장애에 영향을 적게 받는 만큼, 이들 환자에서 용량조절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미글립틴은 신장 보호효과를 부가적 혜택으로 구비하고 있는 약물군에 속한다.

GUARD 연구(Diabetes Obes Metab. 2017)에서 제미글립틴은 신장기능장애 환자에서 저혈당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강력한 혈당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제미글립틴 투여 12주차 후에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을 측정한 결과, 기저치 대비 위약군은 171.6mg/g 크레아티닌이 증가한 반면 제미글립틴 투약군은 338.5mg/g 크레아티닌을 감소시켜 위약 대비 유의하게 단백뇨가 감소했다(p<0.0001).

혈당조절

DPP-4 억제제 계열 내에서도 차별화되는 제미글립틴의 기전특성은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의 근간이 된다. DMJ 연구논문에 제시된 근거에 따르면, 제미글립틴 단독요법 시 평균 1.24%의 A1C 감소효과가 입증됐다. 메트포르민에 추가 병용 시에는 평균 0.8%, 이 병용요법을 초치료에 적용했을 경우에는 평균 2.8%대의 A1C 감소효과가 관찰됐다.

흥미로운 데이터는 여타 DPP-4 억제제와 비교된 제미글립틴의 A1C 감소혜택이다. DPP-4 억제제 임상연구들을 한 데 모아 분석한 결과인데, 단기 단독요법(A1C -0.98%), 장기 단독요법(-1.24%), 메트포르민과 초치료 병용(-2.06%), 메트포르민에 추가 병용(-1.06%), 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와 병용(-0.88%), 인슐린과 병용(-0.95%) 등에서 제미글립틴은 1% 안팎의 A1C 감소율을 보였다<표>.

INICOM

제미글립틴(단독 또는 병용요법)의 혈당조절 효과는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초기 제2형 당뇨병에서부터 장기이환 환자에 이르기까지 병기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입증돼 있다. 제2형 당뇨병 초기단계에서 제미글립틴 요법의 혈당조절 효과를 검증한 대표적 사례는 INICOM 연구다(Diabetes Obes Metab. 2017). 혈당강하제 치료경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요법과 각각의 단일요법을 비교했다.

24주시점에서 병용요법 초치료군·제미글립틴군·메트포르민군의 A1C 변화를 살펴본 결과, 각각 △-2.06% △-1.24% △-1.47%로 차이를 보였다. 병용 초치료군의 상대적인 A1C 변화폭을 비교하면 제미글립틴군과는 -0.82%(P<0.001), 메트포르민군과는 -0.62%(P<0.001) 격차를 보여 병용군의 우위성이 확인됐다.

STABLE

STABLE 연구는 약물치료 경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메트포르민과 병용되는 제미글립틴의 초기투여가 혈당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Diabetes Obes Metab. 2017). 환자들은 메트포르민과 함께 제미글립틴 50mg, 시타글립틴 100mg, 글리메피리드 2mg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12주간 혈당 변동성 정도를 평가받았다. 제미글립틴은 이 연구를 통해 메트포르민과 병용치료 시 MAGE(mean amplitude of glycemic excursion)와 SD(standard deviation) 등 혈당 변동성 지표를 여타 혈당강하제 대비 유의하게 개선했다.

TROICA

제2형 당뇨병 진단 후 10년이 넘은 장기이환 환자들에서 제미글립틴의 혈당조절 효과를 입증한 사례도 있다. 메트포르민과 글리메피리드 치료에 실패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제미글립틴 3제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TROICA 연구다(Diabetes Obes Metab. 2017).

대상환자들의 평균 당뇨병 이환기간은 12~13년이었으며 A1C는 평균 8% 이상으로, 2제요법에 실패한 경우 제미글립틴 추가혜택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치료 24주시점에서 A1C 변화를 관찰한 결과, 제미글립틴 3제요법군이 위약군 대비 -0.87% 더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P<0.001).

심혈관 임상혜택

DPP-4 억제제는 혈당조절 외에도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의 부가적 혜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ture Reviews Cardiology에 게재된 ‘글립틴 계열의 심혈관 혜택’ 보고서에 따르면, DPP-4 억제제는 혈당 외에도 여러 가지 심혈관 위험인자의 개선에 기여한다. 체중에 무영향 또는 감소, 혈압강하, 식후 지방혈증 개선, 염증마커 개선, 산화스트레스 감소, 내피세포기능 개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심혈관 보호효과로 인해 DPP-4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에 대한 보고가 계속돼 온 가운데, 제미글립틴도 심혈관 임상혜택을 시사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한국인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해 DPP-4 억제제 계열내 약제별로 심혈관사건 위험을 비교한 연구가 대표적 사례로, 그 결과는 2017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2013년 1월~2015년 6월 DPP-4 억제제(시타글립틴, 빌다글립틴, 삭사글립틴, 리나글립틴, 제미글립틴) 치료를 받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상 환자들을 코호트로 삼아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DPP-4 억제제 계열 중 제미글립틴(HR 0.94, 95% CI 0.88-0.99)의 위험도(hazard ratio)가 시타글립틴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질치료제와 병용조합

한편 제미글립팁은 당뇨병 치료와 함께 지질치료제와의 조합, 즉 스타틴과의 복합제로서도 선을 보이면서 치료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제미글립틴 +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국내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에서 두 약제의 고정용량 병용요법은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지질치료 임상혜택의 근거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 로수바스타틴과 한국인 대상의 임상데이터로 무장한 제미글립틴의 복합제 요법을 통해 당뇨병·이상지질혈증 환자의 동시치료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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