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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유병특성·진료상황 반영해 진단·치료·예방전략 제시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04.03 17:01
  • 호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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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유병특성에 초점을 맞춰 관리전략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당뇨병의 진단기준에서부터 한국인의 임상특성을 고려해, 미국은 배제하고 있는 경구당부하검사를 당뇨병 진단기준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경구당부하검사 진단기준

가이드라인에서는 △당화혈색소(A1C) 6.5% 이상 △8시간 이상의 공복 혈장혈당 126mg/dL 이상 △75g 경구당부하검사 후 2시간 혈장혈당 200mg/dL 이상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다뇨, 다음,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과 임의 혈장혈당 200mg/dL 이상 가운데 한 항목에 해당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까지는 미국당뇨병학회(ADA)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는 경구당부하검사와 관련해 "검사방법이 상대적으로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재현성, 검사비용, 1차 의료기관에서 활용도가 낮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한국인의 당뇨병은 서양인에 비해 비비만형이 많고 인슐린 분비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공복혈당만으로는 상당수의 당뇨병을 진단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인종특성에 따른 진단의 한계 또한 명시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복혈당의 진단기준을 낮추면 진단적 특이도가 낮아지고, 특히 한국 노인인구에서 식후 고혈당만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 공복혈당만으로 진단할 경우 내당능장애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당뇨병도 진단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경구당부하검사를 통한 명확한 진단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 고위험군은 △공복혈당장애(IFG) 공복혈장혈당 100~125mg/dL △내당능장애(IGT) 75g 경구당부하 2시간 후 혈장혈당 140~199mg/dL △A1C 5.7~6.4%로 규정했다. 이러한 당뇨병 전단계 환자군에서 생활습관 개선(식사와 운동요법, 체중감소)을 통해 당뇨병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당뇨병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는 "승인된 약제는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여러 연구에서 메트포르민, 아카보스, 올리스탯, 로시글리타존, 피오글리타존과 같은 약제가 당뇨병 고위험군에서 당뇨병 발생을 의미 있게 지연 또는 예방했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최종적으로 "부작용과 비용문제로 인해 당뇨병 고위험군에서는 1차적으로 정상체중 유지, 식습관 개선, 정기적인 운동을 권장해야 하며 생활습관개선 대체 목적의 약물사용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약물치료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은 2015년 판에서 항당뇨병제 치료와 관련해 서양과는 다소 차별화되는 권고안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임상특성과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특성을 조화시키고, 국내 당뇨병 진료현장의 상황을 적극 반영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약제선택과 관련해 "국내 임상자료 여부, 다빈도 처방 약제 및 부작용(체중증가, 저혈당 등)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언급돼 있다. 국내의 임상연구 근거,항당뇨병제 처방 현황, 약제특성에 기반해 혈당강하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PEAM 연구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초치료 전략에 대한 다기관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로 UKPDS가 있다면, 국내에는 PEAM 연구(Diabetes & Metabolism Journal 2011)가 있다. 비비만형과 비만형 당뇨병 환자가 절반씩 포함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글리메피리드, 메트포르민, 로시글리타존의 혈당조절 효과를 비교한 결과 세 약제 모두 유의한 혈당조절 효과가 확인됐다.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특성을 고려해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연구진이 진행한 최초의 다기관·이중맹검·무작위 임상연구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초기선택에 어떤 약제가 적합한지를 비교·검증하고자 했다. 국내 15개 대학병원에서 경구혈당강하제 치료경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들을 1년간(2007~2008년) 세 가지 계열의 약제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관찰했다. 만 30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당화혈색소(A1C)가 6.5%를 초과하고 9.5% 이하인 신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글리메피리드(118명), 메트포르민(114명), 로시글리타존(117명)을 각각 투여했다.

연구종료 시점에서 A1C는 글리메피리드(-0.89±0.76%), 메트포르민(-0.92±0.96%), 로시글리타존(-0.82±0.79%) 그룹 모두에서 기저시점 대비 유의한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글리메피리드군이 체중은 1.40±4.35kg 증가했고 저혈당증은 19.5%로 타 약제에 비해 높은 빈도를 보였다. 메트포르민은 1년간 투여 후 환자들에서 0.95±2.24kg의 체중감소가 관찰됐고, 설사 빈도는 8.77%로 여타 약제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로시글리타존군에서는 2.16±9.56kg의 체중증가가 있었으나, 간기능 수치 가운데 ALT 농도가 기저시점과 비교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15년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UKPDS와 PEAM 연구에 근거해) 단독요법 시 메트포르민을 초치료로 사용하도록 권고했으며, 다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메트포르민 이외의 경구혈당강하제도 초기 단독요법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다약제 1차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혈당강하제 처방패턴

항당뇨병제의 다빈도 처방 패턴, 즉 국내 당뇨병 진료현실은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2013년 현재와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혈당강하제 처방패턴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계열별로는 2002년 절반(52.9%)을 차지했던 메트포르민 처방률이 2013년 80.4%까지 올랐다. 설포닐우레아 계열은 87.2%에서 58.5%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으나 여전히 메트포르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DPP-4 억제제다. 도입 이후 극적인 처방률 증가를 보이면서 2013년 처방순위 3위(38.4%)에 랭크됐다.

약제 간 병용이나 복합제가 강세를 보이는 추세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단일약물 처방 환자는 2002년 58.4%에서 2013년 39.5%로 감소한 가운데, 그 공백을 2제요법(35.0% → 44.9%)과 3제요법(6.6% → 15.5%)이 채우고 있다. 단독요법의 경우 메트포르민(53.2%), 설포닐우레아(30.6%), 인슐린(10.8%) 순으로 단연 메트포르민이 우위를 차지했다. 2제요법은 설포닐우레아 + 메트포르민(41.7%), 메트포르민 + DPP-4 억제제(32.5%), 설포닐우레아 + DPP-4 억제제(4.8%), 인슐린 + 메트포르민(4.4%) 순이다.

가이드라인 반영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같은 처방패턴에 근거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항당뇨병제 1차선택으로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설포닐우레아/글리나이드, 티아졸리딘디온계,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SGLT-2 억제제, 인슐린 순으로 권고하고 있다. DPP-4 억제제가 메트포르민에 이어 선택할 수 있는 초기약제로 자리한 것이 주목된다<그림>.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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