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에는 페노피브레이트 권고

당뇨병 관리의 핵심은,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으로 귀결된다. 그런 만큼 당뇨병 환자에서도 지질 프로파일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혈압과 함께 지질관리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지질 관리전략의 핵심은 스타틴을 통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다. ADA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동반한 모든 연령대의 당뇨병 환자에게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ASCVD 위험인자가 있는 40세 미만 당뇨병 환자에서는 중강도 스타틴을 권고했다. 또 ASCVD가 없는 40~75세, 75세 초과인 당뇨병 환자에서도 중강도 스타틴을 권고했다. 즉 당뇨병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 관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인데, 국내에서는 LDL 콜레스테롤과 함께 중성지방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동서양 간 이상지질혈증 차이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증 등록사업(KAMIR) 연구에서는 동양 심근경색증 환자의 지질 프로파일이 서양 환자와 다르다는 점이 확인 된 바 있다(Korean Circ J. 2017).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들 중 절반은 HDL 콜레스테롤이 낮고, 25%에서는 중성지방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서양과 다른 치료전략의 필요성이 시사되는 내용이다.

연구에서 “2년간 스타틴만으로 임상적 사건 예방에 역부족이었다”고 정리한 내용은 이를 뒷받침한다. 또 다른 KAMIR 연구(Kor Circulation J. 2016)에서 중성지방 150mg/dL 이상인 환자에서 스타틴의 혜택이 크지 않았다는 결과 역시 일관된 맥락을 보여준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2013도 국내 당뇨병 환자에 맞춘 이상지질혈증 관리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79.6%였던 반면 조절률(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 + 중성지방 150mg/dL + HDL 콜레스테롤 남성 40mg/dL 초과 여성 50mg/dL 초과)은 17.4%에 불과했다. 다양한 국내 자료에서 종합적인 지질 프로파일 관리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중성지방 권고사항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다양한 지질관리의 필요성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특히 중성지방 관리에도 높은 비중을 두고 적극적인 관리를 강조했다. AACE는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으로 높은 환자에서는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 위험이 증가하고, 200mg/dL 이상일 경우 ASCVD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ASCVD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비HDL 콜레스테롤 기준과 함께 중성지방 150mg/dL 미만을 목표수치로 권고했다. 중성지방 치료약물로는 피브레이트 제제를 제시했다.

피브레이트는 500mg/dL 초과인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했고, 중성지방 200mg/dL 이상이면서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인 환자에서 ASCVD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심장학회·동맥경화학회(ESC·EAS)도 지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중성지방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50mg/dL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스타틴 치료 시에도 200mg/dL 초과일 경우에는 페노피브레이트 추가를 고려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도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심혈관질환 치료 및 2차예방을 위해  스타틴과 함께 비스타틴 전략을 권고했다. 1차적인 목표는 LDL 콜레스테롤 강하지만, 생활습관개선, 스타틴 전략으로도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피브레이트를 비롯해 니코틴산, 오메가-3 지방산 등 비스타틴 전략을 병용하도록 했다.

페노피브레이트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에 페노피브레이트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최근에 발표된 ACCORDION 연구(JAMA Cardiology 2016)에서 고중성지방혈증 및 저HDL콜레스테롤혈증에서 장기간에 걸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ACCORDION 연구에서는 ACCORD-Lipid 연구 종료 이후 장기적인 페노피브레이트 초기치료 혜택을 관찰했다. ACCORD-Lipid에 참여했던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4644명을 대상으로 5년을 추가적으로 관찰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병용군의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스타틴 단독군에 비해 7%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hazard ratio 0.93, P=0.25).

반면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하위그룹을 대상으로 한 분석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중성지방 204mg/dL 이상·HDL 콜레스테롤 34mg/dL 이하인 하위그룹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치료군의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위약군에 비해 27% 낮아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hazard ratio 0.73, 95% CI 0.56-0.95).

이는 ACCORD-Lipid 연구(NEJM 2010) 4.7년 관찰결과와 같은 양상이었다. ACCORD-Lipid 연구는 스타틴으로 치료받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 대상으로 위약 대비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것으로, 4.7년 시점에서 심혈관사건 연간 발생빈도가 페노피브레이트군 2.2% 대 위약군 2.4%(hazard ratio 0.92, P=0.32)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중성지방 204mg/dL 이상·HDL 콜레스테롤 34mg/dL 이하인 하위그룹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병용군의 심혈관사건 빈도가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ACCORD-Lipid에서 관찰된 고TG·저HDL 환자에 대한 페노피브레이트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10년 시점까지 유지됐다”며 레거시 효과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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