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특성

당뇨병 환자의 맞춤치료 접근법에는 약제의 특성이 근간을 이룬다. 원하는 혈당조절 목표치를 이루기 위해 어떤 약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이 분야에서는 당뇨병의 병태생리학적 기전 또는 환자의 임상특성만큼이나 다양한 기전의 약제들이 등장하면서 맞춤치료를 공고히 하고 있다. 2018년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약제특성 부분에 새로운 근거들이 다수 반영됐다. 계열별로 약제특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데, 이에 근거해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을 선택·처방할 수 있다.

ASCVD

약제특성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혈당강하제 치료와 관련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즉 대혈관합병증 예방효과가 다수 업데이트됐다는 점이다. 기존의 메트포르민(UKPDS)과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EMPA-REG OUTCOME)에 이어 티아졸리딘디온계 피오글리타존(IRIS), 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LEADER) 등이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입증했다는 것을 명시했다. 올해 업데이트에는 SGLT-2 억제제 카나글리플로진도 심혈관 임상혜택이 있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표>.

GLT-2 억제제

SGLT-2 억제제는 지난해 ADA 가이드라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후에도 임상혜택 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는 일련의 임상연구에서 당화혈색소(A1C)를 위약 대비 0.5~1.0%까지 감소시킨다. 표준 혈당강하제와의 일 대 일 비교 연구에서는 전반적으로 초기 A1C 감소효과가 대등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이드라인은 SGLT-2 억제제의 작용기전이 인슐린과는 독립적이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능이 심각하게 약해진 후까지 포함해 제2형 당뇨병의 모든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저혈당증 위험 없이 어느 단계에서든 단독 또는 어떤 약제와의 병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타 약물

메트포르민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A1C 감소효과’의 강점이 추가된 가운데, 이전에 금기사항으로 제시됐던 만성 신장질환(CKD)을 eGFR＜30mL/min/1.73㎡으로 보다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설포닐우레아 계열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A1C 감소효과’라는 명찰을 새로 달았으며, 2세대 약제(글리부리드, 글리피지드, 글리메피리드)를 부각시킨 것이 주목된다.

단독요법

알고리듬을 보면, 제2형 당뇨병 진단 시에 생활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A1C 수치에 근거해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1차적으로 A1C가 9% 미만인 경우에 약물치료 단독요법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더불어 A1C가 9% 이상인 경우에는 처음부터 2제 병용요법을 시작하도록 주문했다. 한국의 경우는 A1C 7.5% 미만부터 단독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한 것이 다르다.

생활요법과 함께 1차로 선택되는 단독 약물요법은 메트포르민이다. ADA는 “메트포르민이 유효성과 안전성 면에서 장기적인 근거를 갖고 있으며, 저비용에 심혈관사건과 사망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며 최적 1차선택으로서의 위치를 지지했다. 혈당조절 효과를 기본으로 비용, 안전성, 심혈관 혜택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2제요법

단독요법에도 3개월 동안 당화혈색소(A1C)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여타 혈당강하제를 병용·추가하는 2제요법으로 전환한다. 또 A1C가 9% 이상일 경우에는 처음부터 2제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별도전략을 제시했다. 목표치가 달성된 환자들에게는 매 3~6개월마다 A1C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도록 유도했다.

2제요법의 경우 약제특성에 따라 메트포르민을 보완할 수 있는 여타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년과 다름 없이 6계열 약물이 2차선택에 이름을 올렸다. 설포닐우레아, 티아졸리딘디온,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에 이어 주사제 GLP-1 수용체 작용제, 인슐린에 이르기까지 모두 기전상 차별화 특성으로 인해 환자에 따른 맞춤형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알고리듬에서는 각 계열약제와 관련해 효과·저혈당증 위험·체중·부작용·비용 등의 특성이 간략하게 정리돼 있어, 약제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차약물의 선택에 있어 선호도 등급을 제시하지 않고, 약제특성에 따라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도록 안내했다.

심혈관 임상혜택

특히 이번 알고리듬에서는 2제 병용약물과 관련해 ASCVD 임상혜택을 고려하도록 주문한 것이 특징이다. 알고리듬에서는 병용약물 선택 시 ASCVD가 있는 환자인 경우 심혈관사건 또는 심혈관 원인 사망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입증된 혈당강하제를 더하도록 언급됐다.

가이드라인에서 약제특성과 관련해 ASCVD 위험감소 혜택이 있는 것으로 언급된 약물은 메트포르민과 함께 엠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 리라글루타이드, 피오글리타존 등이다.

3제요법

2제요법으로도 3개월 동안 혈당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3제요법으로 대체한다. 더 나아가 3제요법으로도 혈당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슐린이나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주사제를 추가해 치료강도를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3제요법에도 불구하고 혈당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주사형 혈당강하제와 병용을 실시한다. 알고리듬에서는 또한 기저시점의 A1C가 10% 이상인 환자의 경우, 주사형 혈당강하제와 병용치료를 고려하도록 요구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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