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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를 버틸 ‘축’이 위험하다- 노인인구 일상생활 위협하는 골대사질환
  • 임세형 기자
  • 승인 2018.05.03 17:44
  • 호수 61
  • 댓글 0

고령사회 진입, 가속되는 사회고령화

2018년 3월은 대한민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한지 6개월이 되는 시점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9월 3일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사회고령화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에 65세 인구비율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가 된 이후 17년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전환되는데 가장 빨랐던 국가는 일본으로 25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고령 사회로 진입한 시점이 국내 통계청이 예상한 시점보다 1년 앞당겨졌다는 점은 차후에도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통계청은 저출산 현상, 사망률 감소 등으로 인해 사회 고령화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전망인데, 지난해 행정안전부 발표에서 전남은 65세 인구비율이 21.4%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노인환자 의료비

노인인구의 상승은 노인환자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노인의료비 통계는 사회고령화에 발맞춘 노인환자의 증가추세를 뒷받침해준다. (사)건강복지정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에서는 노인환자들은 입원에 대한 필요가 높고 입원이 장기화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전제하며 노인환자의 의료비 증가를 지적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환자의 외래의료비는 2005년 대비 2015년에 3.7배 증가했고, 입원의료비는 2005년 대비 2015년에 4.9배 증가했다. 특히 75세 이상에서 65세 이상 노인환자들보다 의료비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즉 후기 고령자의 의료비 증가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인데, 현재 사회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의료비 증가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에서는 2005에서 2015년까지 노인인구가 4%p 증가하는 동안 진료비가 1000만원 이상인 노인 고액 진료비 환자는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의대 김대진 교수가 발표한 ‘노인성 만성질환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 및 정책제언’ 연구에서는 2014년 노인 진료비가 19조 3551억원으로 전에 의료비 중 3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24.4%보다 11% 증가한 수준이다.

만성질환으로서의 골대사질환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연구에서는 만성질환 이환 환자들이 요양병원에서 장기간 입원하고 있고, 장기입원환자 증가속도가 지나칠 정도로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만성질환이 이환된 노인환자들을 어떻게 관리하는가로 귀결된다.

이 시점에서 노인환자의 의료비 지출상황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인구에서 호발하는 질환으로 고혈압, 관절염, 당뇨병, 정신건강질환, 치주질환이 꼽혔다. 75세 이상 인구에서는 정신건강질환, 고혈압, 관절염, 치주질환, 당뇨병 순으로 의료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2005~2015년 상위 20위의 다빈도 질환에 매년 포함되는 질환은 제2형 당뇨병, 본태성 고혈압, 급성 기관지염, 무릎 관절증, 기타 척추병증, 기타 추간판장애, 등통증으로 나타났다. 노인환자에서 흔히 만성질환으로 인식되는 심혈관계 질환 외 골관련 질환의 비율이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4년 국내 노인실태 조사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확인됐다. 65세 이상 노인환자 유병률 분석결과 상위 6개 질환은 고혈압(56.7%), 골관절염 및 류마티스관절염(33.4%), 당뇨병(22.6%), 요통 및 좌골 신경통(21.1%), 고지혈증(19.6%), 골다공증(14.0%)로 나타났다. 가속화되는 사회고령화의 흐름에서 사회를 지탱해야할 노인인구의 ‘골격’이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대한 골대사질환 영향

대표적인 골대사질환으로는 골다공증, 류마티스관절염, 골관절염이 꼽힌다. 이 질환들은 궁극적으로 질환적인 장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골다공증재단(IOF)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장애는 암보다 크고, 45세 이상 여성에서는 당뇨병, 심근경색증, 유방암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골다공증은 골절로 이어지기 쉬운데 골다공증성 골절은 만성 통증, 이동성 감소, 의존성 증가로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 호주보건복지부 Fact Sheet에서 관절에 영향을 미치지만 불안장애, 우울증, 낮은 자존감을 경험할 위험이 높고 감염, 심혈관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류마티스관절염이 발생하면 바로 기능제한이 나타나 직업적 장애를 겪게 된다고 덧붙였다. 질환발생 후 5년이 지나면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골관절염 역시 관절의 통증과 경직이 특징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미국관절염재단은 “골관절염이 중증으로 진행되면 음식상자 열기, 운전하기 등 평범한 일상생활도 영위하지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낮은 진단·치료율

골다공증, 류마티스관절염, 골관절염은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들이지만 노인실태 조사에서는 치료율이 가장 낮은 질환들로 꼽히기도 했다. 즉 사회적으로 인지율, 진단율, 치료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골다공증 역학은 대한내분비학회의 Fact Sheet에서 살펴볼 수 있다. 2008년 국민건강통계를 분석한 결과 여성 골다공증 환자의 인지율은 24%, 치료율은 11.3%에 불과했다. 남성에서도 각각 10.6%, 9.1%로 낮게 나타났다.

류마티스관절염 역시 질환에 대한 인지도나 진단율이 높지 않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지연 시기를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캐나다는 6.4개월, 벨기에는 5.8개월, 덴마크는 3.5개월인데 비해 한국은 20.4개월로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CRCRA)의 코호트연구인 KORONA에서는 19세 미만 환자의 진단지연 기간은 40.7개월, 20~29세 31.6개월, 30~39세 24.6개월, 40~49세 18.9개월, 50~59세 14.1개월, 60~69세 11.8개월, 70세 초과에서 8.8개월로 이른 시점의 진단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관절염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국관절염재단은 “65세 이상에서 호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골관절염 증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이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질환에 대한 인지도 재고와 진단율 증가가 절실한 상황이다.

골대사질환 감별진단 필요

골다공증, 류마티스관절염, 골관절염 모두 고령에서 호발하는 골대사질환이고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각 질환의 기전은 다르다. 임상현장의 진단율도 끌어올려야 하지만  정확한 감별진단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영국국립골다공증가이드라인그룹(NOGG)은 골다공증을 ‘골량감소 및 골조직의 미세구조 퇴화로 인한 진행되는 전신성 골질환’으로 정의했다. 골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골절 위험을 높인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신체의 면역시스템을 공격해 관절선에 있는 건강한 조직을 공격한다. 이로 인해 관절의 통증, 경직, 활동범위의 축소가 발생하고, 나아가서는 관절의 파손을 야기한다. 골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질환 또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식된다. 주된 원인은 연골 및 관절의 과도한 사용에 따른 파손이다. 각 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증상 및 병력을 기반으로 통합적인 평가를 실시해 적절하게 진단하고 이에 맞춘 치료전략 적용을 주문하고 있다.

치료전략 업데이트

최근에는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치료전략도 업데이트됐다. 골다공증에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여전한 1차치료제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내 세부적인 약물 적용전략과 약물휴지기에 대한 내용이 정리됐다. 위험 대비 효과 측면에서 관리전략이 다듬어 진 것이다. 또 비스포스포네이트 대체전략인 데노수맙, 테리파라타이드, 랄록시펜, 비타민 D, 호르몬대체요법(HRT)에 대한 내용도 정리됐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전략은  새로운 약물들이 대거 임상현장에 등장함에 따라 질환교정 항류마티스약물(DMARD)의 구분이 세분화됐다.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치료제는 메토트렉세이트로 동일하게 권고했고, Jak 억제제, TNF-a 억제제, 인터루킨 제제 등이 대거 등장한 상황을 반영해 타깃합성 DMARD, 생물학적원료 DMARD , 바이오시밀러 DMARD로 구분해 치료반응에 따른 병용전략을 제시했다.

그런 한편 골관절염에서는 진통제, 국소 치료제, NSAID, COX-2 억제제, 관절내 주사 등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의 적절한 적용과 함께 운동, 체중감량 전략이 높은 비중으로 강조됐다.

심혈관질환 동시관리 

골대사질환과 함께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계 만성질환의 관리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노인환자에서는 다양한 만성질환들이 중첩적으로 이환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심혈관계 만성질환도 연령이 증가하면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6에서 당뇨병 남성 유병률은 50~59세 18.8%에서 60~69세에는 33.1%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여성 유병률도 50~59세 11.1%에서 60~69세에는 24.1%로 2배 이상 높다. 70세 이상에서는 각각 27.2%, 33.8%의 높은 유병률을 유지했다.

고혈압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꾸준하게 60~69세 45~55%, 70세 이상에서는 60% 이상의 유병률을 보여 왔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도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15에 따르면 전체 유병률은 30~39세 34.4%에서 40~49세 43.5%로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50~59세에 55.4%, 60~69세 58.8%, 70세 이상에서는 58.9%로 고령에서 훌쩍 50%를 넘어선다.

‘삶의 질’ 재고 위한 관리에 초점

사회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부각되는 노인환자 관리의 주제는 삶의 질 보전이다. 이는 골대사질환을 중심으로 한 노인 만성질환 관리목적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으로 노인으로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지는만큼 삶의 질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삶의 질과 GDP 지수를 비교한 자료는 국내 노인인구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2006년 대비 2015년의 경제수준과 삶의 질을 비교한 결과 경제수준은 28.6% 증가했지만, 삶의 질은 11.8% 증가에 그쳤다. 절반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통계청은 “경제성장이 이어져도 주관적 웰빙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 세부항목의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교육은 23.9%, 안전은 22.2%, 소득 및 소비는 16.5% 증가해 종합지수를 견인한 반면 가족 및 공동체는 -1.4%, 고용 및 임금은 3.2%, 주거는 5.2%, 건강은 7.2% 증감을 보여 종합지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에 관련된 삶의 질 문제는 경제성장률은 물론 전반적인 삶의 질에도 못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만성질환 관리전략이 부각되는 배경이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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