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GOLD)의 2018년 가이드라인은 2017년판에 대한 세부 업데이트(minor revision)인만큼 진단, 환자평 가에 관련된 내용은 2017년 내용을 계승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예방가능하고 치료가능하다’ 는 점을 먼저 적시하며 조기검진과 정확한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COPD 위험인자

COPD는 호흡곤란, 만성기침 또는 객담이 있거나 COPD 위험인자에 노출된 병력이 있을 때 의심하고, 기관기확장제 사용 후 1초강제호기량/노력성폐활량(FEV₁/FVC) ＜ 0.07 기준의 폐기능검사를 통해 지속적인 기류제한 여부를 확인한다.

COPD 주요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기침, 객담생성, 천명 및 흉통, 중증 질환에 대한 추가적인 증상(피로감, 체중감소, 거식증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병력 청취도 필수다.

위험인자의 노출(흡연, 직업성·환경적 노출 등), 과거병력(천식, 알레르기, 비강폴립 등), COPD 또는 만성 호흡기질환의 가족력, 호흡기 장애로 인한 악화 또는 입원 경험 등이다.

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대사증후군, 골다 공증, 우울증, 분노장애, 폐암 등 만성질환이 COPD 아웃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동반질환 여부도 평가한다.

한편 만성 기침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침 원인을 고려하도록 했다. 흉곽 내 원인으로는 천식, 폐암, 결핵, 기관지 확장증, 좌심부 전, 특발성 폐질환, 낭포성 폐섬유화증, 특발성 기침이 꼽혔다. 흉곽외 원인으로는 만성 알레르기비염, 상기도기침증후군, 위식도역류질환, 안지오텐 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등 약물 유발성, 후비루증후군(post-nasal drip syndrome)이 포함된다.

평가

COPD로 진단된 환자들은 기류제한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폐기능검사, 증상평가, 악화력 및 악화 위험, 동반질환 평가를 시행한 다. 폐기능은 FEV₁/FVC 0.70 미만인 환자 에서 FEV₁ 범위로 구분한다. 기관지확장제 사용 후 FEV₁ 80% 이상, 50~80%, 30~50%, 30% 미만으로 나눠 각각 GOLD 1, 2, 3, 4로 구분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중증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증상 평가는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mMRC(modified British Medical Research) 와 CAT(COPD Assessment Test)를 활용해 시행한다.

통합 평가

궁극적으로 COPD 치료는 환자군 분류에 맞춰서 시행한다. 환자군 분류체계의 가장 큰 변화는 2011년 주요 개정이었지만, 2017 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임상현장에 적잖이 파장을 미칠 수 있는 변화가 있었다. 실제 치료 전략에 직결되는 A·B·C·D 환자분류 평가에서 FEV₁ 수치를 배제해 증상과 악화병력 중점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던 것인데 GOLD는 "FEV₁이 사망, 입원에 대한 예측, 비약물요법 선택에 대한 파라미터지만 모든 치료전략에서 FEV₁ 수치 단독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또 FEV₁ 수치 자체보다는 얼마나 감소하는지에 따른 임상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도 환자분류 전략을 그대로 유지했다.

치료

GOLD 2018년 가이드라인은 2017년판 치료전략도 그대로 계승했다. 또 가이드라인에서 환자의 통합적인 평가전략과 함께 치료전 략도 변혁을 겪었다. 핵심은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와 지속성 항콜린제(LAMA) 병용전략이다. GOLD는 B~D군의 주요 치료 전략으로 LABA + LAMA를 권고했다.

또 3제요법에 힘을 실었는데,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는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 (ICS),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 단독요법은 배제한 반면 세부 치료전략에서는 ICS/LABA/LAMA 3제 복합제에대한 근거를 추가했다.

한편 비약물 치료전략에서는 흡연, 육체활 동, 독감 예방접종, 폐렴구균 예방접종 등 비약물치료에 대한 권고사항은 동일하게 유지 했다. 여기에 더해 산소치료, 기계환기치료, 중재적 기관지경 및 수술전략 등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환자군별 치료전략

ABCD 환자구분과 함께 각 환자군에 대한 치료전략에도 변화는 없었다. A군은 구체적 인 약물계열 대신 기관지확장제 단독요법으로 정리했고, 단독요법 투여 후 효과평가에 따라 치료를 지속하거나 다른 종류의 기관지 확장제로 전환하도록 권고했다.

B군부터는 지속성 기관지 확장제가 핵심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지속성 흡입 기관 지확장제가 속효성 기관지확장제 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또 각 계열별 차이가 없다며 환자에 맞게 약물을 고르도록 했다. 1차 전략은 단독요법이지만, 증상이 지속될 경우 LAMA + LABA로 전환한다.

C군은 반드시 단일 지속성 기관지확장제를 포함해야 하는 치료군으로 가이드라인에서는 LABA보다 LAMA가 악화예방에 효과를 보였다며 우선 권고했다. 그리고 지속성 악화가 있을 경우 병용요법을 시행할 것을 권고, LAMA +LABA나 ICS + LABA를 적용 하도록 했다.

D군은 C군에서 치료전략이 이어지는 맥락이다. LAMA 단독요법으로 치료 후 추가적으로 악화가 발생해 LAMA + LABA 전략을 우선적으로 투여하는 환자군이다. 환자에 따라 LABA + ICS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LABA + LAMA 또는 LABA + ICS 투여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가 발생하면 LABA + LAMA + ICS 전략으로 전환하고, 이후 악화가 발생하면 FEV₁ ＜ 50%면서 만성 기관지염이 있을 경우에는 PDE4 억제제인 로플루밀라스트를 투여하고, 흡연력이 있으면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D군 치료전략과 관련해 GOLD는 “임상시험에서 LAMA + LABA 병용요법이 각각의 단독요법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단독요법이 필요할 경우에는 LABA 대비 악화 예방효과가 좋은 LAMA를 선택하고, LAMA 단독요법으로도 악화가 발생하면 LAMA + LABA로 전환하도록 한다"며 LABA + LAMA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D군에서 LABA/ICS로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군은 천식-COPD 중복증후군(ACOS)이 있는 이들이고, 혈중 호산구 수치가 높은 환자의 경우 ICS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단 ICS를 투여받는 D군에서 폐렴 위험이 높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안정형 COPD에서 기관지확장제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군 분류와 별도로 안정형 COPD에 사용되는 기관지확 장제 권고사항을 정리했다. COPD에 적용되는 약물들의 역할을 요약·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관지확장제는 COPD 증상 예방 및 감소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Evidence A).
▸필요할 때마다 투여하는 속효성 베타-2작용제(SABA) 또는 속효성 항콜린제(SAMA)는 FEV₁과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A).
▸SABA + SAMA 병용요법이 단일요법보다 FEV₁ 및 증상 개선효과가 뛰어나다(A).
▸LABA와 LAMA는 폐기능, 호흡곤란, 건강 상태 개선과 악화율 감소를 위해 투여한다 (A).
▸LAMA는 LABA 대비 악화 감소에 효과적이고(A) 입원율 감소효과도 보인다(B).
▸LABA + LAMA 병용요법이 단일요법 대비 FEV₁ 및 증상 개선효과가 크다(A).
▸LABA + LAMA 병용요법이 단일요법 또는 LABA + ICS 병용요법 대비 악화 감소에 효과를 보인다(B).
▸티오트로피움은 호흡재활을 통한 운동능력 증가에 효과를 보인다(B).
▸테오필린은 안정형 COPD 환자에서 소폭의 기관지확장 효과(A) 및 증상개선 효과를 보인다(B).

안정형 COPD에서 항염증제

안정형 COPD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는 ICS, 경구용 글루코코르티코이드, PDE4 억제제, 항생제, 점액분해제 및 항산화 제, 기타 항염증제가 꼽혔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ICS는 LABA 또는 LAMA의 보조적인 약물로 자리잡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ICS + LABA는 각각의 약물보다 폐기능 및 건강상태 개선에 효과적으로 악화력 및 중등도~고도중증 COPD 환자의 악화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역할을 정의하는 한편 ICS의 주기적인 사용은 중증 COPD 환자에서 폐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COPD 증상, 폐기능, 삶의 질, 악화예방에 대한 혜택은 ICS + LABA 병용 전략 내용으로 정리됐다. 추가적으로 ICS/ LABA/LAMA 3제요법은 ICS/LABA 또는 ICS/LAMA 대비 폐기능, 증상, 건강상태. 악화감소에 효과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PDE4 억제제는 만성 기관지염, 중증~고도 중증 COPD, 악화력이 있는 환자의 폐기능 개선 및 중등도~중증 악화 감소에 효과가 있고, LABA/ICS 복합제 환자에서도 폐기능과 악화에 대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 됐다.

항생제 관련 내용에서는 아지스로마이신과 에리스로마이신 장기요법이 1년 이상 악화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권고하면서도 아지 스로마이신의 경우 박테리아 내성과 청력 소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구용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혜택에 대한 근거는 없는 반면 다수의 부작용이 보고됐고, 점액 분해제 및 항산화제의 주기적인 사용은 일부 환자에서 악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정리 했다.

한편 심바스타틴은 COPD 악화 고위험군의 악화예방에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관찰연구에서는 스타틴이 일부 COPD 환자의 아웃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에 대해 서는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가 필요 하다고 덧붙였다.

COPD 치료 권고사항

▶ 금연은 COPD 치료의 핵심 전략이다. 금연을 위한 약물요법과 니코틴 대체치료는 장기간 금연의 지속률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 전자담배의 금연효과와 안전성은 현재로서 명확하지 않다.

▶ 약물요법은 COPD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고 악화의 빈도 및 중증도도 줄일 수 있다. 건강상태 및 운동부하도 개선시질 수 있다.

▶ 약물요법은 환자의 증상, 악화 위험, 부작용, 동반질환, 약물 적용 가능성 및 비용, 환자의 반응 및 선호도, 다양한 약물전달 기기의 유용성 등을 고려해서 개별적으로 결정한다.

▶ 흡입기 사용기술은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 인플루엔자 백신은 하기도감염 발생률을 감소시킨다.

▶ 폐렴구균 백신은 하기도감염률을 감소시킨다.

▶ 호흡재활은 증상, 삶의 질, 일상생활의 육체적·감정적인 부분을 개선시 킨다.

▶ 중증 만성 저산소증 환자에서는 장기간 산소치료가 생존율을 개선시킬수 있다.

▶ 안정형 COPD 및 휴식 또는 운동 유발성 중등도 저산소포화도 환자에서는 장기간 산소치료를 주기적으로 처방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조적인 산소요법을 시행할 때는 개별적인 환자의 인자들을 고려해야 한다.

▶ 중증 만성 과탄산혈증 및 급성 호흡기부전 입원병력 환자에서는 장기간 비침습적 기계환기는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고 재입원을 예방할 수 있다.

▶ 표준 요법에 재발성인 진행성 폐기종 환자 중 일부에서는 수술 또는 기관 지경 중재요법이 혜택이 있을 수 있다.

▶ 완화요법은 진행성 COPD 환자의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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