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소화불량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은 임상현장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다. 

발생원인은 ROME을 비롯한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다양히다. 내장 과민성, 위이완장애, 위배출장애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소장 운동장애, 중추신경장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정신건강학적 문제도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학제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인만큼 치료전략도 항산제(anti-acid drug), 위장관운동촉진제(prokenetic drugs), 항우울제, 아코티아미드 등 다양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중 H2 수용체 길항제와 프로톤펌프억제제(PPI)는 임상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PPI의 경우 CADET-HN 연구에서 위약과 위장관운동촉진제 대비 더 높은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 개선 효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위장관운동촉진제 재조명 필요

이런 가운데 아주의대 이광재 교수(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팀이 진행한 PPI 판토프라졸과 위장관운동촉진제 DA-9701(제품명 모티리톤)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JNM. 2016)에서는 DA-9701이 판토프라졸 대비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개선에서 비열등한 효과를 보고했다.

연구에서는 “임상현장에서 PPI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산 배출이 기능성 소화불량 발생에 연관성을 보인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또 PPI는 단기간 사용했을 경우 좋은 내인성을 보이고 유해사건 발생률도 낮았지만, 장기간 사용했을 때 지역사회 획득 폐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 고관절 골절, 저마그네슘혈증 등 유해사건 발생 가능성이 제시됐다”며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를 위한  치료전략의 필요성을 연구 배경으로 제시했다. 

비열등성 4상임상

연구에서 주목한 위장관운동촉진제인 DA-9701은 현호색·견우자에서 추출한 제제로 진통 및 항궤양 효과를 보인다. 동물실험에서는 위배출 및 위적응 촉진, 내장 과민성 조절을 통해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을 개선시킨 것으로 보고됐다.

이중맹검 무작위 비열등성 평행연구 4상임상이다. 한국 내 20개 의료기관에서 ROME Ⅲ 기준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433명을 모집했다. 이후 선별검사를 통해 환자들은 389명으로 추렸고 DA-9701군 131명, 판토프라졸군 131명, DA-9701 + 판토프라졸군 127명으로 분류했다. DA-9701 1일 3회 30mg군, 판토프라졸 40mg군, DA-9701 1일 3회 30mg + 판토프라졸 40mg군으로 분류했다. 최종 분석에는 각각 115명, 109명, 108명이 포함됐다. 대상 환자들의 성별, 연령, 체질량지수 등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율은 DA-9701군은 33.3%, 판토프라졸군은 35.4%, DA-9701 + 판토프라졸군 37.8%이었다.

증상개선 효과의 비열등성 확인

1차 유효성 평가는 치료 4주시점 5-리커트 척도를 활용한 증상 개선율(2점 이상)로 시행했다. 평가결과 DA-9701군의 증상 개선율은 60.5%, 판토프라졸군은 65.6%, DA-9701 + 판토프라졸군 63.5%로 나타났다. 판토프라졸 포함 치료전략에서 개선율이 높아진 경향은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치료 2주 시점 평가에서도 각각 49.6%, 53.4%, 47.6%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고, 이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치료반응률·삶의 질도 개선

치료반응률도 3개 치료군 모두에서 개선됐다. 치료 4주 시점 치료반응률은 DA-9701군 69%, 판토프라졸 78%, DA-9701 + 판토프라졸군은 66.1%였고, 3개 치료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환자가 적절한 완화 수준으로 증상이 개선됐다고 평가한 비율은 DA-9701군에서는 58.7%, 판토프라졸군에서는 64.6%, DA-9701 + 판토프라졸군에서는 59.2%로 나타났고, 치료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소화불량 특이 삶의 질(Dyspepsia-specific QOL)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스라인 대비 치료 4주 시점에서 DA-9701군은 20.4점, 판토프라졸군 19.9점, DA-9701 + 판토프라졸군 19.3점 개선됐다(P＜0.001). 치료 2주 시점에 평가했을 때도 각각 20.4점, 19.9점, 19.3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된 효과

하위분류별로 분석했을 때도 판토프라졸과 DA-9701 전략은 증상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식후 불편 증후군(PDS) 환자에서 증상개선 정도를 평가했을 때 DA-9701군에서는 60.4%, 판토프라졸군 66.7%, DA-9701 + 판토프라졸군 61.2%에서 증상이 개선됐고, 상복부 통증 증후군(EPS) 환자에서는 각각 70%, 57.1%, 41.7%의 증상개선율을 보였다. EPS, PDS가 중복된 환자에서도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DA-9701군은 66.0%, 판토프라졸군 73.7%, DA-9701 + 판토프라졸군 70.2%에서 개선을 보였다. 단 치료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안전성 확보한 유효한 치료전략

치료 관련 유해사건을 평가한 결과 DA-9701군은 17.8%, 판토프라졸군 16.8%, DA-9701 + 판토프라졸군 11.9%에서 유해사건이 나타났다. 흔하게 나타난 유해사건은 구토, 설사, 오심, 구토였고, 경증의 중증도를 보였으며 사망 및 심혈관사건 발생은 없었다.

이에 연구에서는 “DA-9701 4주 전략은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증상, 삶의 질을 개선시켰고, PPI인 판토프라졸 단독요법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고 정리했다.

추가적으로 “판토프라졸과 DA-9701 병용요법이 추가적인 혜택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임상현장에서 PPI와 위장관운동촉진제의 병용요법이 흔하게 처방되고 있지만 효과는 명확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PPI와 위장관운동촉진제의 병용요법을 각각의 단독요법과 비교한 최초의 연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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