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D

국내 GERD 유병률이 서구를 따르고 있다. 서울의대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 따르면,  1 대 1 면접으로 평가한 지역사회 연구에서 GERD 유병률은 3.5%였다. 국내 40개 건강검진센터에서 2만 5536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연구에서는 역류성식도염(ERD) 유병률이 8%, 비미란성 역류질환(NERD) 4%로 나타났다.

연세의대 이혁 교수(세브란스 소화기내과)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유병률이 2.5~7.1%로 비교적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식생활의 서구화, 고지방식·고열량식 섭취증가, 고령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유병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전략

유병률이 당분간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과제로 부각된 현안은 PPI 표준용량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이다. 성균관의대 이준행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당분간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PI가 1차치료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또한 완벽한 약물은 아니다”며 PPI 표준치료의 범주를 벗어나 특별관리가 필요한 난치성 GERD 환자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PPI가 현재까지 GERD 치료의 근간이며 가장 효과적인 약물로 GERD 정복을 가능하게 하는 듯 보였지만, 불응성 및 식도 외 증상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사안이 존재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교수는 PPI 표준용량을 8주간 투여했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난치성 GERD로 분류하고, 그 원인을 환자 관련 요소들과 치료 관련 요인으로 구분했다. 환자 관련 요소로는 복약 순응도, 운동성 장애, 호산구성 식도염 등을 꼽았다. 치료 관련 요소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야간 산 분비, 빠른 PPI 대사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전략은 기본적으로 약물 순응도 확인, 생활습관 개선을 시행한다. 여기에 PPI 증량이나 다른 종류의 PPI로 대체, H₂RA, 일과성 하부식도조임근 이완(TLESR) 억제제, 위장관운동촉진제, 점막보호제 등의 병용을 시행할 수 있다. 내장통증 조절을 위해 삼환계 항우울제 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관련해 이 교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조사결과 PPI 초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용량을 2배 이상 증량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고, PPI와 다른 약물의 병용요법이 그 뒤를 이었으며 항우울제 병용요법도 비교적 많았다”고 부연했다.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에서는 위장운동촉진제를 사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후 점막보호제, H₂RA 순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전략

GERD의 반격, 즉 난치성 GERD에 직면한 임상의들의 대체·병용약물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1차치료제 PPI 표준용량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또는 불응성 GERD에 △PPI 더블도즈 △여타 PPIs △위장관운동촉진제 △점막보호제 △수술적 치료의 선택이 가능한 상황.

최근에는 PPI 불응성 GERD의 원인 중 하나로 ‘산주머니(acid pocket)’ 역할이 설득력을 얻음에 따라, 이를 타깃치료할 수 있는 점막보호제 알긴산나트륨(alginate sodium) 이 새로운 선택으로 대두되고 있다. 알긴산나트륨 제제는 위점막 방어막을 형성하는 기전으로 산주머니 형성에 따른 위산역류를 차단할 수 있다.

아주의대 이광재 교수(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는 Korean J Gastroenterol 2015에 ‘난치성 GERD의 원인 및 치료’에 관한 논문을 게재, PPI 불응성 GERD의 원인으로 △PPI 투여방법·기간·순응도 문제 △빠른 PPI 대사형 환자 △야간 위산분비 억제 실패 △산주머니 형성 등을 언급했다. 특히 “산주머니 현상이 PPI 치료에도 불구하고 식후에 나타나는 역류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알긴산나트륨과 제산제 병용요법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식후 위식도접합부 주변에 pH가 낮은(높은 산성) 영역이 존재하는데, 식후 분비되는 위산이 음식물과 섞이거나 중화되지 않은 상태로 상층부에 위치하면서 위산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산주머니가 위식도접합부 인근에서 형성돼 하부식도조임근 이완 시에 심각한 역류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긴산나트륨

산주머니 형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GERD의 경우, PPI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약물반응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PPI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GERD 환자라면 산주머니 형성 여부를 확인해 난치성 GERD로 진단할 수도 있다.

산주머니가 난치성 GERD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을 통해 PPI 불응성 GERD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설명이다. 특히 점막보호제 중 알긴산나트륨은 위산과 반응해 물리적 방어막인 겔(gel)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위산의 역류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기전이다. 따라서 알긴산나트륨 투여로 산주머니 현상을 중화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고, 연구에서 실제 사례가 입증됐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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