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중심 관리전략 강조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지난해 10월 소화성 궤양 관리를 위한 패스웨이(pathway)를 발표한 바 있다. 소화성 궤양 환자의 초치료부터 지속치료까지 핵심 관리전략의 순서와 임상 권고사항을 정리했다.

1차 치료전략

NICE는 소화성 궤양 관리를 환자 발견부터 지속적인 치료(ongoing care)까지 총 9단계로 구분했다. NICE는 소화성 궤양 성인 환자 1차 치료전략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 및 제균치료를 꼽았다. 이와 함께 비스테로이드계항염증제(NSAID)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시점에 NSAID를 중단하고 최대 용량 프로톤펌프억제제(PPI)나 H2 수용체 길항제(H2 RA) 치료를 8주간 시행하도록 했다. 대상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있을 경우 PPI나 H2RA치료 후 제균치료를 시행한다.

NICE에서는 대료적인 약물로 PPI를 꼽았는데, 여기에는 에소메프라졸, 란소프라졸, 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라베프라졸이 포함됐다.

한편 NSAID를 복용하지 않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없을 경우에는 PPI나 H2 RA를 4~8주 투여할 수 있다. 또 위식도역류질환(GERD) 동반 환자에서는 에소메프라졸 용량을 줄여서 투여할 것을 당부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전략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 및 제균치료는 별도로 제시된 NICE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관리 패스웨이를 따르도록 했다. NICE는 카본-13 요소호기검사 또는 대변 항원검사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검사결과 양성인 환자에게는 7일 간 1일 2회 전략으로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약물은 PPI(에소메프라졸 20mg, 란소프라졸 30mg, 오메프라졸 20~40mg, 판토프라졸 40mg, 라베프라졸 20mg), 아목시실린, 클래리스로마이신 또는 메트로니다졸을 투여한다. 치료전략은 비용, 클래리스로마이신 또는 메트로니다졸 사용 경험을 고려해 택한다.

페니실린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는 PPI, 클래리스로마이신, 메트로니다졸을, 클래리스로마이신 노출경험이 동반된 경우에는 PPI, 비스무스, 메트로니다졸, 테트라사이클린을 7일간 1일 2회 전략으로 투여한다. 베타락탐 항생제에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전원한다.

소화성 궤양 환자 중 위궤양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동반된 환자는 치료 시작 후 병변 크기에 따라 6~8주 시기에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또 소화성 궤양(위장관 또는 십이지장)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환자에게 치료 시작 후 병변 크기에 따라 6~8주 시기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재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재검사는 카본-13 요소호기검사를 적용한다.

지속적 NSAID 투여

소화성 궤양 치료 종료 후 NSAID의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할 경우, NICE는 NSAID 치료로 인한 잠재적인 유해성 평가를 당부했다. 주기적으로(6개월 이상) NSAID 사용의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할 경우 지속적인 NSAID 사용에 대한 임상시험도 시행해야 한다. 용량 감소를 고려해야 할 때는 파라세타몰 + NSAID 병용, 대체 진통제 또는 저용량 이부프로펜을 사용할 수 있다.

궤양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 및 NSAID 지속투여가 필요한 경우에는 표준 NSAID 대신 COX-2 선택적 NSAID를 적용한다. 대체 전략으로는 PPI를 고려할 수 있다.

치료되지 않은 궤양

궤양이 치료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치료되지 않은 원인 발견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낮은 순응도, 종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출의 실패, 의도하지 않은 NSAID 사용, 다른 궤양 유발성 약물, 드문 원인(Zollinger-Ellison syndrome, 크론병)을 확인한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할 경우

최초 치료로도 증상이 재발할 경우,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최소 용량의 PPI를 투여한다. PPI에 적절한 반응이 없을 경우 H2 RA를 투여한다.

지속적 치료

NICE에서는 소화성 궤양과 함께 기능성 소화불량, GERD에서도 동일한 내용의 지속적 치료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경우 기저질환이나 동반복용 약물이 없다면 단계적으로 치료강도를 낮추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관리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에 관련된 내용도 언급했다. 이전에 내시경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고 새로운 징후가 없을 경우에는 이전 내시경 검사결과에 기인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시행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PPI 치료효과, H2RA보다 크다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을 비롯한 관련 학회들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소화성 궤양 치료전략으로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권고하고 있다. 물론 PPI와 함께 H2 수용체 길항제(H2RA) 등 이외 약물도 함께 권고하고 있지만, 핵심은 PPI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2018)는 가이드라인의 권고사항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소화성 궤양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인구보건연구유닛 Benjamin Scally 박사팀의 연구에서는 “저중소득 국가에서는 소화성 궤양 질환이 조기 사망에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고, 소화성 궤양이 상부 위장관 출혈, 천공, 위출구폐쇄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관련 평론을 게재한 네덜란드 에라스무스의대 Ernst J. Kuipers 교수도 소화성 궤양이 여전히 임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화성 궤양이 출혈의 주요 원인으로, 상부위장관 출혈 전체 사례 중 약 40%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Kuipers 교수는 “최근 수십년간 많은 국가에서 주요 궤양 발생 원인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에서 약물로 인한 원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스테로이드, 알도스테론 길항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의 사용은 위십이지장궤양과 관련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분석

Scally 박사팀 연구에서는 PPI, 프로스타글란딘 아날로그, H2RA의 위장보호 효과를 메타분석을 통해 분석했다.

1950년 1월 1일~2015년 12월 31일 위장관 보호약물을 평가한 연구들을 검색해 약물 계열별로 궤양 발생, 출혈, 전반적 사망률을 평가했다. 검색결과 총 849개 연구, 14만 2485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580개 연구(11만 626명)는 예방, 233개 연구(2만 4033명)은 치료, 36개 연구(7826명)는 급성 상부위장관 출혈 치료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각 연구에 참여한 평균 환자수는 78명, 평균 약물 투여기간은 1.4개월이었다. 예방연구에서 위장관 보호약물들은 내시경으로 확인한 궤양발생 위험을 73%(OR 0.27, 95% CI 0.28-0.29)로 감소시켰고, 증상성 궤양은 75%(0.25, 0.22-0.29), 상부위장관출혈 위험은 60%(0.40, 0.32-0.50) 감소했다. 모든 원인 사망률도 15% 감소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0.85, 0.69-1.04).

상부위장관 출혈 감소폭은 PPI가 79%(0.21, 0.12-0.36), 프로스타글란딘 아날로그 37%(0.63, 0.35-1.12), H2RA 51%(0.49, 0.30-0.80)로 차이를 보였다.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제(NSAID) 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완치효과를 평가한 임상시험들을 분석했을 때도 PPI는 5.22배, 프로스타글란딘 아날로그 2.27배, H2RA 2.80배 치료효과를 보여 PPI 약물과 다른 계열 악물 간 차이가 확인됐다.

이외 급성 상부 위장관 출혈에서도 추가적인 출혈, 수혈, 추가적 내시경 중재전략, 수술 위험도 각각 32%, 25%, 44% 유의하게 감소했다. 단 사망위험은 10%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쳤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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