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적응증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소화성 궤양, 저등급 MALT 림프종과 함께 조기위암 절제술,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에도 급여를 인정했다. 이외 위선종 내시경 절제술 후, 위암 가족력, 위축성 위염, 기타 제균요법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내용도 동일하다. 단 신 교수는 “고시개정 이유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가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기술돼 있다”며 조심스러운 해석을 당부했다.

또 24개 국가 전문가들 Delph 방식으로 합의를 도출해 2016년 발표된 Maastricht Ⅴ 컨센서스에서는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과 함께 철분결핍성 빈혈, 비타민 B12 결핍에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권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요소호흡 검사

이와 함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확인에서도 범위확대가 있었다. 기존 급여고시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실시하는 경우에는 △위·십이지장 소화성 궤양 환자 중 항응고제 또는 항혈전제 투여를 중단할 수 없는 고위험군, 심뇌혈관질환으로 출혈경향이 높은 경우만 제시했지만, 개정을 통해 △간경변증, 혈액투석 중인 신장질환 환자 등 출혈경향이 높은 질환에서 생검으로 출혈위험이 증가했을 경우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환자도 인정범위에 포함시켰다.

단 신 교수는 “Maastricht Ⅴ 컨센서스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검사에 요소흡기검사가 가장 좋다고 권고하고 있는만큼, 경고증상이 없는 젊은 환자에서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확인을 위해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멸(eradication) 치료 후 판정을 위해 적용할 때는 제균치료 4주가 경과한 후(프로톤펌프억제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경우에는 약제투여 중단 2주후) 1회 급여를 인정하고, 재치료를 한 경우에는 추가 1회까지 급여를 인정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를 위한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검사(중합효소연쇄반응법, 염기서열분석)에 대한 요양급여기준도 고시했다. 고시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주확인)로 인한 소화성 궤양이나 저등급 MALT 림프종에 박멸요법이 필요한 경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환자의 조기위암 절제술 후 제균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 돌연변이 검사의 급여를 인정한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신 교수는 적응증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연구에서 국내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이 30%에 가깝다고 보고된 바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항생제 감수성 검사 후 3제요법을 시행해야 하지만,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걸려 실제 적용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제균치료 전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검사 결과를 참고해 항생제를 선택하는 전략이 현재 국내 상황에서는 최선이라는 것.

여기에 더해 항생제 노출 정도가 제균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 신 교수는 “Maastricht Ⅴ 컨센서스에서는 클래리스로마이신 또는 메트로니다졸, 레보플록사신 복용 병력이 있는 경우 환자별 항생제 감수성 검사결과가 중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의 연구결과에서는 제균율이 가장 낮은 지역의 클래리스로마이신 또는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 사용밀도가 제균율이 가장 높은 지역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1차전략으로 비스무스 기반 4제요법 또는 동시치료 14일 요법으로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고시에서는 레보플록사신이 3차 제균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했다. 소화성 궤양, 저등급 MALT, 조기위암 절제술,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에 10~14일간 투여하는 내용이다.

향후 과제는

신 교수는 올해 1월 조정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급여조정은 합리적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진단검사법, 치료법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고 다양한 환자 본인부담률, 생검겸자의 급여 여부 등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추가적으로 특정 인구집단에서 경험적 항생제 처방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을 시행할 경우 항생제 내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폐렴 또는 요로감염 등 원인균이 아목시실린, 클래리스로마이신, 레보플록사신에 내성을 획득할 경우 치명적인 감염병 치료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 교수는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계획할 때는 치명적인 질환과 상대적으로 관련이 적은 비스무스 또는 테트라싸이클린 등을 조합으로 한 제균요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위암 발생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와 공동으로 국립암센터 등 전국 12개 병원이 1만 1000명을 모집해 10년동안 위암 발생 여부를 추적하는 대규모 무작위 연구로 2014년 시작해 4년째 진행 중이다.

신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나오면 Maastricht Ⅴ 컨센서스에서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만큼, 관련 근거수준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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