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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된 맞춤치료로 암예방부터 삶의 질 개선까지
  • 임세형 기자
  • 승인 2018.07.16 16:59
  • 호수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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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치료(personalized medicine)의 적용에 대한 논의가 의학계 전반에서 활발하다. 큰 범위에서 맞춤치료의 핵심이 환자별로 최대의 치료효과와 최소의 약물유해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가는 것이라면 소화기질환은 맞춤치료의 패러다임이 의학계에 잘 정착된 분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화기질환인 C형간염 관리전략에 대해서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환자의 유전자형, 치료경험, 간경변증 동반 여부 등을 고려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법정 감염성 질환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B형간염 치료전략도 이전에 사용했던 약물, 내성인자 등을 고려해 환자별로 적절한 치료전략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외의 위장관질환 관리전략에도 맞춤치료는 녹아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관련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효율적인 제균 및 박멸을 위해 환자가 노출된 약물을 확인한 후 치료전략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또 소화성 궤양, 위식도역류질환(GERD), 과민성장증후군(IBS) 가이드라인에서는 알고리듬 방식의 관리전략과 임상현장의 핵심질문에 답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해 실질적으로 적용가능한 맞춤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소화기질환 맞춤치료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B형간염 국내현황

B형간염은 대표적인 간질환이다. B형간염은 백신으로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지정 제2군 법정감염병이다. 급성 B형간염의 경우 2011년 1428명, 2012년 2753명, 2013년 3387명, 2014년 4115명으로 증가했다가 2015년 3666명, 2016년에는 359명까지 감소했다.

대한간학회도 2015년 진료지침을 통해 동일한 내용을 제시했다. B형간염바이러스(HBV) 감염률은 신생아 예방접종, 국가 예방접종 사업, 주산기 감염 예방사업 등을 통해 1980년대 초 남성 8~9%, 여성 5~6%보다 유의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B형간염의 주요 감염경로인 임신부의 B형간염 표면항원(HBsAg) 양성률도 감소했다.

하지만 2012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결과에서는 HBsAg 양성률은 남성 3.4%, 여성 2.6%로 나타났다. 여전히 전체인구의 3%가 감염된 상황이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유전자형 C2형으로 B형간염 e항원(HBeAg) 전환이 늦고,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종으로의 진행이 빠르다. 또 항바이러스제 치료 후 재발률도 높다”며 B형간염의 적극적인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전략

B형간염 치료의 최대장애는 여전히 내성이다. 특히 B형간염 치료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TDF)에서도 내성이 확인된만큼 새로운 치료전략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게다가 TDF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골밀도, 신장장애 부작용도 보고되면서 대안 요구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응답하듯 미국간학회(AASLD)가 올해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TDF의 전구약물인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TAF)를 치료전략 전면에 앞세웠다. TAF는 TDF와 동일한 뉴클레오타이드 아날로그 제제지만, TDF보다 더 안정적이고 적은 용량으로도 유사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필요용량의 감소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베시포비르 디소프록실 말레산염(BSV)이 새로운 B형간염 치료제로 등장했다. BSV는 비순환 뉴클레오타이드 포스포네이트 제제로 만성 B형간염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임상에서 48주간 TDF와 유사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B형간염 e항원 양성 또는 음성인 만성 B형간염 환자에 대한 장기간 효과 및 안전성 평가 연구는 진행 중이다.

C형간염 국내 현황

C형간염 국내 유병률은 대한간학회에서 추산한 결과 2009년 0.78%(약 29만명)에서 2015년 0.60%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C형간염은 주사기 재사용 등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주요 간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적 관심과는 별도로 C형간염은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세포암종의 주요 원인이다. 국내 간경변증 및 간암 환자 중 10~15%는 C형간염바이러스(HCV) 감염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국내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서 기타 암종을 제외하고 간암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1984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에는 폐암에 이어 2위(폐암 1만 7963명, 간암 1만 1001명)다. 이 점을 고려하면 C형간염 관리를 간과하기는 힘들다. 추가적으로 보건복지부 암등록통계에서 간암 발생률이 2000년 1만 3126명에서 2015년 1만 575명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는 점은 C형간염 관리의 필요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C형간염 치료가 간암발생률 감소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들도 다수 발표되고 있다.

C형간염 치료기간 짧아진다

C형간염 치료 필요성에 호응해 치료전략도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AASLD, 유럽간학회(EASL)가 발빠르게 최신의 C형간염 치료전략에 관련된 근거들을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 복합제가 현재 C형간염 치료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양 학회 모두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복실라프레비르,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파리타프레비르/옴비타스비르/리토나비르 + 다사부비르,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를 주요 전략으로 꼽았다. 이전과 동일하게 C형간염 유전자형으로 크게 구분했고 치료경험, 간경변증 동반, 내성인자 등을 고려해 각각 상황에 맞는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그 중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8주 치료전략이다.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가 주인공으로 AASLD, EASL 가이드라인 모두에서 간경변증이 동반되지 않은 유전자형 1‧2형 환자 중 초치료,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치료경험 환자에게 8주 치료전략으로 권고됐다. 대상성 간경변증이 동반됐을 경우에는 12주 투여한다.

위암예방 위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도 핵심 소화기질환이다. 세계적으로는 성인인구에서 약 50%의 감염률을 보인다. 국내 유병률도 높은 편이다.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연구, 전국 건강검진센터 환자 대상 역학연구를 분석한 결과 1998년에는 66.9%, 2005년 56.0%, 2011년 54.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나아가서 위암 위험도 높인다. 미국소화기학회(ACG)는 지난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면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소화성 궤양, 위암, 기능성 소화불량, 비스테로이드계항염증제(NSAID) 복용 환자의 궤양, 빈혈, 특발성 혈소판 자반증에 영향을 미친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인 선별검사와 치료를 주문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관리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관련 급여를 개정, 치료 및 평가에 대한 급여 범위를 확대했다. 우선 제균치료의 적응증을 기존 소화성 궤양, 저등급 MALT 림프종에 더해 조기위암 절제술 후,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에도 적용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가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위암 예방 차원의 적극적인 관리에 무게를 뒀다.

소화기기능성운동질환

과민성장증후군(IBS), 기능성소화불량, 위식도역류질환(GERD)으로 대변되는 소화기기능성운동질환도 점차 국내에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식습관, 연령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소화기기능성운동질환 유병률은 국내 식습관의 서양화, 사회고령화 추세를 타고 증가하고 있다. IBS의 경우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남성 5.1%, 여성 6.9%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성 소화불량 유병률은 15~25%로 추정돼 서양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GERD 역시 1990년대 3.5%에서 2009년 8.5%로 증가했다.

소화기기능성운동질환은 증상 자체로 문제지만,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고려해 대한소화기능질환·운동학회는 IBS 가이드라인에서 항생제, 하제, 진경제, 지사제 등 증상완화를 위한 치료전략과 함께 5HT3 수용체 길항제, 5HT4 수용체 작용제, 항우울제도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고려하도록 했다.

PPI 안전성 논란

그런 한편 최근 소화기학계에서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안전성 논란이 화두다. PPI는 GERD를 비롯 미란성 식도염, 위장관 궤양, 십이지장 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 기능성 소화불량 등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만큼 PPI의 장기사용에 따른 부작용 및 유해사건도 다양하게 보고돼 왔고, 나아가 임상현장에서 부적절하게 약물복용이 중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대한소화기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PPI 안전성에 관련된 강연을 진행한 연세의대 김지현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PPI의 위산분비 억제, 혈중 가스트린 증가로 인해 다양한 유해사건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PPI 장기사용과 유해사건 간 연관성과 인과관계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국소화기협회(AGA) 저널인 Gasteroenterology에 지난해 게제된 논문에서도 “PPI 장기사용이 유해사건으로 이어지는 잠재적 메커니즘은 있다”고 말했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한 디자인의 임상시험이 필요하고, 위험 대비 혜택 측면에서 안전성을 고려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지난해 소화성 궤양 치료 패스웨이를 업데이트하며 주요 1차 치료전략으로 PPI를 우선 권고했다. PPI의 효과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1차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PPI로는 에소메프라졸, 란소프라졸, 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라베프라졸이 포함됐고, 투여기간은 4~8주다. 재발했을 경우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 용량으로 재투여할 것을 당부해 소화성 궤양에서 PPI의 효과에 무게를 실었다.

DAA 치료, C형간염 환자 간암 발생률 낮출 수 있다

간암 예방을 위한 C형간염의 적극적인 관리 필요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추가 연구(Gastroenterology 2018)가 발표됐다. 간경변증 동반 HCV 환자에서 DAA 치료가 간암 발생률을 줄여준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DAA 치료가 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다”고 전제하며 “리얼월드에서 DAA로 치료받는 간경변증 동반 C형간염 환자들의 간암 발생률을 평가했다”며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연구에서는 2016년 3월~2016년 7월 DAA로 치료받고 있는 간경변증 동반 C형간염 환자(평균연령 65.4세) 2249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간경변증 Child-Pugh A등급 환자는 90.5%, Child-Pugh B등급 환자는 9.5%였다. 간암발생률은 Cox 회귀분석으로 평가했다.

DAA 치료결과 지속적바이러스반응(SVR) 달성률은 95.2%(2140명)였고, 간경변증 Child-Pugh A등급 환자에서 SVR 달성률은 95.9%, Child-Pugh B등급에서는 88.3%로 나타났다. 평균 14개월(6~24개월) 추적관찰 결과 전체 환자군의 3.5%(78명)에서 간암이 발생했다. DAA 치료 1년 후 SVR 달성 여부에 따른 간암 발생률을 평가한 결과 간경변증 Child-Pugh A등급 동반 그룹에서는 SVR 달성군 2.1%, 비달성군 6.6%였다. Child-Pugh B등급 동반그룹에서는 각각 7.8%, 12.4%로 나타났다. 모든 간경변증 중증도에서 DAA 치료를 통해 간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 것.

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인 인자를 평가했을 때도 SVR 달성 여부는 유의한 인자로 평가됐다. 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은 알부민 수치 3.5g/dL 미만(간암발생 위험 1.77배), 혈소판 수치 120×109/L 미만(3.89배), SVR 비달성(3.4배)으로 나타났다.

이외 DAA 노출 이후 간암 발생까지 소요되는 평균 기간은 9.8개월이었고, 이는 SVR 달성 여부와 연관성이 없었다. 추가적으로 SVR 달성군에서 단일 간암병변 소견을 보인 비율(SVR 달성군 78% vs 비달성군 50%), 병변 크기가 3cm 미만의 병변인 비율(58% vs 28%)도 SVR 달성군에서 높았다.

연구팀은 “대상성 또는 비대상성 간경변증 동반 C형간염 환자에서 DAA 치료를 통한 SVR 달성은 14개월 이상 기간 동안 간암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정리하며 간암 예방을 위한 C형간염 DAA 치료에 무게를 실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위암예방 효과 제시

위암 예방에 대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효과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립암센터 최일주 박사팀이 이시성(metachronous) 위암 예방에 대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NEJM 2018)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내시경 절제술로 조기위암 또는 높은 등급의 선종치료를 받은 환자 470명을 모집해 전향적 이중맹검 위약군 대비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분류됐다. 종료점은 치료 1년 후 이시성 위암의 발생, 3년 후 선조직 위축(atrophy) 정도의 개선이었다.

Intention-to-treat 분석에 포함된 환자는 396명(제균치료군 194명, 위약군 202명)이었고,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5.9년이었다. 분석결과 이시성 위암 발생률은 제균치료군 7.2%, 위약군 13.4%로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이시성 위암 위험을 5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HR 0.50, P=0.03). 조직학적 개선 평가결과에서도 치료군의 위조직 위축 정도가 48.4%, 위약군은 1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유효성이 확인됐다(P<0.001). 중증 유해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증 유해사건은 제균치료군 42%, 위약군 10.2%로 치료군에서 높았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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