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용처방 74%

당뇨병학회 보고서의 당뇨병치료제 처방분석 결과를 보면, 혈당강하제 처방의 강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2016년 혈당강하제 처방패턴을 본 결과, 단독요법은 26.1%인데 반해 두 가지 이상의 약제를 처방하는 병용요법은 73.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제 병용요법은 44.8%로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이 두 가지 약제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3제 이상 병용요법도 29.1%로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이 다중약물치료 대상이었다<그림1. 당뇨병치료제 처방분석>. 학회의 설명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는 단독요법이 50% 이상이었으나 2010년 이후로 2제 병합요법 이상의 복합처방이 60%를 넘어섰다. 그리고 2016년 들어 병합요법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강도 높은 약물치료가 대세를 이뤘다.

2제 병용요법

2제 병용요법 현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2제병용에 사용되는 혈당강하제의 조합이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인 경우가 전체의 56.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메트포르민 + 설폰요소제(27%), 설폰요소제 + DPP-4 억제제(6%), 메트포르민 + 티아졸리딘디온(3%), 메트포르민 + SGLT-2 억제제(3%)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그림3. 2제 병합요법>. 2000년대 초반에는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의 병용요법이 대다수였으나, DPP-4 억제제가 출시된 이후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의 병용요법 처방이 급격히 증가해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조절률 25%

그런데 당뇨병 유병자에서 혈당을 목표치 이내로 조절하고 유지하는 조절률(control rate)을 보면 다소 예상치 못한 결과와 맞닥뜨리게 된다. 당뇨병을 인지하고 치료하는 경우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지만, 고혈당을 제대로 치료받고 있는 경우는 아직 미약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3~2016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당뇨병 인지율·치료율·조절률은 각각 62.6%·56.7%·25.1%에 해당한다. 조절률을 보면 당뇨병 유병자 4명 중 1명만이 혈당을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하고 있다는 것으로, 인지율과 치료율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노인인구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65세 이상 연령대의 조절률은 27.5%로 높은 유병률(29.8%)에 비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그림 . 당뇨병 관리수준과 혈당조절 상태>.

맞춤치료

혈당강하제 처방강도의 증가와 낮은 당뇨병 조절률의 상반되는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조절률이 제대로 성적을 올리지 못함에 따라 약물치료의 강도가 점차 세졌을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하다. 하지만 약물치료의 기술과 강도가 양·질 측면 모두에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성과는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혈당을 충분히 조절하고 심혈관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혈당강하제들이 존재하는 만큼, 환자의 임상특성과 약제특성을 절묘하게 절충해 맞춤형 약물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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